유동영 뉴챕터 대표, 청각장애인의 삶과 밀접한 서비스로 소통의 장벽 허물고 평등한 미래 꿈꾸다

사진=유동영 뉴챕터 대표

청각장애인의 삶과 밀접한 서비스로
소통의 장벽 허물고 평등한 미래 꿈꾸다

유동영 뉴챕터 대표

현재 키오스크(kiosk)는 현대의 편리함이자 불편함의 대명사로 언급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목표로 도입된 키오스크는 모든 주문과 계산을 직원 없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 자연히 소외될 수밖에 없다. 매장 내 배치된 직원이 없는 경우엔 그대로 주문을 포기하고 빠져나오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처럼 삶을 살아가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또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에 의해, 소통의 장벽을 겪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청각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청각장애인 역시 이에 대한 학습과 경험을 필요로 하지만, 마땅한 학습처가 없어 갖은 불편함을 겪게 된다.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병원이나 미용실, 식당 등 일상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기에 사회는 이러한 격차를 줄일 만한 방도를 찾아야만 한다. 이에 뉴챕터 유동영 대표는 어떻게 하면 청각장애인들이 소통에 큰 어려움 없이 사회를 경험하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소통의 장벽을 허물고 평등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뉴챕터 유동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임윤아 기자

청각장애인의 삶과 밀접한 서비스 제공하다

뉴챕터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소통할 권리가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청각장애인 가정부터 커뮤니티까지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목표를 둔 채 청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 대표는 청각장애인의 자녀(CODA)로 성장하면서 느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뉴챕터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노년층뿐만 아니라 장애인 또한 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와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가장 먼저 인식한 뉴챕터는 더욱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어 개선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실시간 수어 통역 서비스 ▲디지털 교육 ▲IT 교육 ▲수어 영상 콘텐츠 제작 ▲수어 연구 및 표준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수어 영상 콘텐츠’의 경우, 숏폼 형태로 제작하여 청각장애인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큰 주목을 받았다. 대표 서비스인 ‘실시간 수어 통역 서비스’는 화상회의, 공공기관, 병원 등 목적에 맞게 통역을 진행하며 전화, 모바일 앱 등 각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누구나 뉴챕터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IT 교육 프로그램’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디지털 교육 ▲2단계, 실무형 IT 기술 습득 ▲3단계, 프로젝트 기반 실습 & 취업 순으로 운영하여 취업 기회 확대 및 기술 접근성 향상을 구축하고 있다.

유 대표는 “수어 전문성은 다년간의 경험에서부터 비롯된다”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건강, 기술, 앱 사용법 등 각종 분야를 아우르며 수어 통역 실력을 키웠다. 생각보다 기존 수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용어와 표현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어의 한계를 깨고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컴퓨터, 법률, 의료 분야 역시 학습하며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세계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AI 분야, 온라인 플랫폼, 한국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발전하고 있는 수많은 분야에 관심을 두며, 품질 높은 수어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어떤 분야든 수어로도 한계 없이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남다른 사명감으로 뉴챕터만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중이다.

“청각장애인은 가볍게 진료하거나 치료받는 상황에서도 예기치 못한 어려움들을 겪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챕터 의료 동행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에투알드 서울치과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좀 더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유튜브는 열린 채널이니만큼 뉴챕터 역시 더 많은 사람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수어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한 번은 자주 묻는 질문들을 취합해 수어로 정리한 영상을 올렸는데, 예상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수준 높은 수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더드림 수화연구소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앞으로도 청각장애인들이 미처 정보를 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알리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사진=미술관 수어 영상 촬영

카르페디엠(Carpe diem), 기회는 모두에게 찾아온다

청각장애인은 여러 이유로 복지 혜택을 제때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복지 내용을 잘 몰라서 또는 신청 기한을 놓쳐버려서, 그 밖에도 다양한 이유로 정당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더불어 청각장애인의 자녀(CODA)는 부모의 장애로 인해 제약이 발생하거나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쌓이는 등 또 다른 어려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뉴챕터는 CODA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부터 하나씩 해소하고 CODA 역시 원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경험하기를 바라는 목표에서 알 수 있듯, 청각장애인 부모와 CODA 모두가 평등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선한 마음으로 돕고 있다.

유 대표는 기본적으로 청각장애인과 CODA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한 한 줄기의 기회를 찾아 나섰다. 청각장애인 중 타고난 전문성을 지닌 숨은 인재가 많으며, 향후 육각형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황별로 맞춤형 복지 시스템을 제공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성장하여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의 일원으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중학생 때 친구가 어머니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걸 지켜보며, ‘나는 평생 사랑한단 말을 음성으로 듣지 못하겠구나’하며 뒤에서 속상해했습니다. 동시에 우리도 사랑 표현을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 부모님과 산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큰 책임감과 어려움을 동시에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님 대신에 물건의 가격을 흥정하거나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대신 설명하는 일까지 모두 제 역할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 만난 도덕 선생님은 제게 삶의 용기를 심어준 분이십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여주셨는데 그때 만난 명대사, ‘카르페디엠,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해라’이라는 구절이 제 모든 선택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매 순간 주어진 기회를 감사히 여기며 성실히 임하고, 함부로 기회를 놓치지 않는 어른으로 자라났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을 아이들에게 도덕 선생님처럼 용기를 심어주고 싶습니다. 분명 내 안에 카르페디엠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주저 없이 잡아내는 용기 있는 어른으로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유 대표의 미션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개념이 아니다.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은 동정심이 아닌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노력, 힘, 열정, 아이디어가 복합적으로 동반되어야지 가능한 행위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채운 상태여야 타인을 도울 수 있으며, 혁신은 잠깐의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협력, 헌신으로 완성되는 결과다.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이 형성되려면,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뉴챕터는 그 누구보다 현장의 사각지대를 잘 아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장애인 사회 고용 혁신 및 지원시스템 구성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장애인들이 사회 진출이란 기회를 잡아 온전히 자립하는 데 성공하고 나아가 청각장애인 커뮤니티가 대한민국 발전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것, 이는 머지않아 우리의 일상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사진=더드림 수화연구소 문혁 대표와 MOU 체결

우리가 만드는 기업, 우리가 만드는 사회

유 대표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수어 통역 서비스와 청각장애인 복지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의 격차가 훨씬 더 크게 벌어져 청각장애인들이 사회 흐름을 따라가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청각장애인 삶에 필수적인 요소를 재점검하고,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복지 시스템과 수어 통역사의 처우 및 근무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의무가 따른다. 사회적 시스템이 변화되는 만큼 수어 통역 서비스 역시 기술의 흐름, 사회적 요구의 변화 등을 반영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유 대표는 청각장애인이 스스로 은행, 병원 등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곳을 쉽고 간편하게 찾아가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어 서비스로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양방향 소통이라는 가교 역할을 넘어 청각장애인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평등한 사회를 믿고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소외되는 곳 없이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 모든 걸 리드하는 대표 기업이 되는 것. 이는 유 대표 혼자만의 비전이 아니다. 뉴챕터는 ‘편하게·자유롭게·즐겁게’라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일에 대한 책임감은 유지하되 근무 환경의 장벽을 없애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다. 구성원 간의 특성을 고려해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툴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기업의 비전은 결코 혼자서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합의 의미를 몸소 보여주며, 뉴챕터가 말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오래전부터 실현해 나가고 있다.

자신의 삶은 분명 자기 자신이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지만, 사회가 해야 할 일, 어른이 해야 할 일, 제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이니만큼 빈틈 하나 없이 평등하게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뉴챕터는 청각장애인 역시 현시대에 맞는 디지털 교육을 제공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끝없이 배우며, 사회로 나갈 수 있는 한 걸음의 용기를 선물하고 있다. 자신의 오랜 경험을 오늘의 자양분으로 삼은 뉴챕터 유동영 대표. 평등한 사회와 평등한 삶, 그 전에 평등한 오늘을 꾸리기 위해 달려 나가는 뉴챕터와 유 대표를 응원해 본다. 사진제공_뉴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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