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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9
문동언 원장, 대한민국 통증의학의 역사를 말하다
이선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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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만을 연구해 온 집념의 의료인
대한민국 통증의학의 역사를 말하다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 대표원장 | 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 명예교수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하지만 만성화가 된다면 통증이 우리 몸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지난 30여 년간 통증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에서 진료와 연구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오랜 시간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에서 진료하며 ‘이 환자가 조금만 더 빨리 찾아오셔서 치료를 받으셨다면 이렇게 힘든 시간을 오래 보내지 않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늘 저를 따라 다녔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아프실 때, 너무 참지 마시고 빨리 진단에 맞는 최상의 치료를 받아 아프지 않고 건강하며 행복하게 웃으며 살았으면 합니다.”

문동언 원장의 인터뷰 말문에 안타까움과 진심이 묻어있다. 대학병원의 문턱이 높아 초기에 그를 방문하지 못하고 힘든 만성 통증이 생기고 나서야 자신을 찾아왔던 환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그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해야 하는 통증 환자들이 6개월에서 1년 이상 진료 대기를 기다리다 못해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안타까워 그는 대학교수직을 내려놓고 2014년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를 개원하였다. 개원 후 4년이 흐른 지금, 그를 만나러 온 예약 환자들이 병원을 가득 메운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환자에게 보답하는 길
EBS <명의>에 통증 명의로 소개(226회, 278회, 524회)되면서 대중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 문동언 원장은 통증의학에 있어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던 인물이다. 국내 통증의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해올 수 있었던 그 배경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사의 삶이 있었다. 지금도 통증과 관련된 전 세계 의학서라면 어디서든 구해 읽고, 매일 업데이트되는 통증 관련 의학논문을 찾아 공부하는 의학도로 살아간다. 그 결과, 문 원장은 절망 끝에 선 통증 환자에게 국내에서 누구보다 빨리 새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었고, 다른 치료를 응용하여 접목된 새 치료법을 통하여 난치성 통증 환자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완치되어 웃는 것을 볼 때 행복했습니다. 그것이 매일 저를 책상 앞에 머물게 하고, 늘 후학들에게 ‘공부 좀 해라’라는 잔소리를 하게 하는 이유였습니다. 오늘도 저를 통증 명의로 만들어준 환자분들에게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환자들의 통증 치료를 위해 연구하고 더 매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환자들의 통증 치료를 위하여
문동언 원장은 척추 통증 환자의 신경성형술을 5,000례 이상 달성할 정도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신경유착이 심하여 추간공 신경주사치료로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신경성형술’ 즉 ‘경막외유착박리술’이 필요한데, 이 시술은 직경 2mm의 특수 카테터(도관)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하여 신경유착을 직접 박리하고 유착박리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신경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신경성형술의 적응증은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수술후 통증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중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앓고 있는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들어보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고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통증질환입니다. 피부가 노화하면 두꺼워지고 검버섯이 피듯, 우리의 몸도 노화되면 척추도 뾰족한 뼈 돌기가 자라고,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와 척추관절이 두꺼워지는데요. 결국 척수가 지나가는 척추관과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져 척추관협착증이 됩니다. 구조물의 노화 외 비만, 유전적인 요인도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척추관협착증 환자 중 협착이 매우 심하여 추간공이 꼭 막힌 경우는 신경주사치료나 신경성형술만으로는 만족스러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경피적 ‘추간공성형술’을 시행합니다. 이 방법은 문동언 원장이 그동안의 척추 비수술 치료의 know-how를 바탕으로 새로 개발하여 식약청 허가를 받은 직경 2mm의 ‘추간공성형술 키트’를 옆구리를 통하여 추간공에 삽입하여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인대를 제거하여 추간공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뚫고 넓혀줍니다. 또한, 키트에 포함된 풍선카테터로 치료 약제를 주입하고 신경유착을 박리시킵니다. 결국, 신경뿌리가 지나가는 통로가 넓어져 신경뿌리에 혈류가 개선되고 산소와 영양이 공급이 되어 신경염증과 부종이 감소하며 신경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통증과 다리 저림이 개선됩니다.”

문동언 원장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 완전히 손상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완치가 가능할 만큼 예후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척추관협착증 치료와 병행해 지켜야 할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 이에, 문 원장은 “유산소운동으로 온몸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야 한다. 걷는 것이 힘든 경우에는 자전거 타기처럼 허리를 약간 굽혀서 할 수 있는 운동과 초기에는 진통제를 복용해 통증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병원을 오픈하면서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몇 번 치료하면 나아요? 몇 번 주사 맞으면 나아요?”인데, 의료 기술이 상품화되고 패키지화된 일부 왜곡된 현실에 길들여져 있는 의료 소비자들의 생각의 틀을 깨기 힘들 때가 많다고. 이는 비단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사-환자 트라이앵글의 삼박자가 얽혀있는 의료계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 다만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노라고 약속할 뿐이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일주일 단위로 팔로우업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와서 이야기 해주십시오”라는 짧은 답변으로 대신하는 문 원장. ‘통증’만을 집념 있게 연구해 온 그는 환자 생각에 여념이 없다.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에 그 환자에 꼭 맞는 최적화된 치료와 환자 전체를 볼 수 있는 토탈 케어를 위해 밤낮을 고민하는 것. 환자와의 라포(Rapport)가 중요하다는 문 원장은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와 의사가 서로 믿음을 갖는 것”이라며 전문의인 의료진을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고 당부했다.

통증에 관한 한, 머리부터 족부까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하는 그는 전체적인 내용을 알아야 환자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진료에 있어 통증의 메인 포커스를 찾아야 하고 부작용은 최대한 적게 해줘야 하며, 통증의 원인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진단·시술·재활의 통합관리다. 이곳은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 도수치료실(손으로 관절, 근육을 눌러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 운동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재활’이란 성공적인 시술 이후에도 자세 교정이나 운동 같은 사후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면 통증이 재발하거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무척 중요한 부분이라 한다. 통증 환자들을 위해 무언가 기여할 것이 없을까, 항상 고민했던 그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쓰자고 결심했고 몇 해 전 『통증ZERO 프로젝트』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병원 블로그에는 ‘통증 바로알기’를 연재해, 환자들에게 통증 질환에 대한 건강 정보를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통증ZERO 프로젝트』 책은 매 주제마다 체크리스트, 원인, 증상, 치료법, 예방법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통증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임상경험과 수많은 논문을 연구하며 객관적으로 검증된 내용과 사례를 담은 책이니만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가 걸어온 길, 앞으로 나아갈 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는 외국 의료진들도 많이 참관하러올 정도로 통증의학에 롤모델이 되고 있는 병원이다. 중국, 일본, 타이완,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외국의 통증의학 전문의들이 초음파 유도하 신경차단 치료의 처치하는 법을 배우고 척추관 협착증 환자 추간공 성형술 시술법을 배워갔다. 문 원장의 시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듯, 그가 학회 연자로 초청되는 날도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통증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동언 원장이 수준 높은 한국의 의료기술을 공유하며 자긍심을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 원장의 발자취는 곧, 통증의학의 역사라 말할 수 있다. 국내에서 통증의학이 태동하던 시기인 1992년 문동언 원장은 마취과 전문의로서 마취의학과 중환자의학을 파고 들다가 통증의학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일본, 미국 연수를 거쳐 통증인정의가 된 문 원장은 신경과학, 정형외과학, 재활의학, 스포츠의학까지 섭렵하며 ‘매일 공부하는 의사’로 살아가고 있다. 통증의학을 선도하여 의료계에 주목을 받아온 문 원장에게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는 건 당연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만성두통을 치료하는데 보톡스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2005년, 논문에 실은 바 있으며, 지금은 대중화된 꼬리뼈내시경레이저술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시술의 창시자인 로렌스 로스테인 박사를 초청하여 국내에 처음으로 꼬리뼈내시경레이저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후각 장애환자 성상신경절 차단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기도 하였고, 끊임없는 논문 발표와 학회에 참여하는 연구 활동을 지속해왔다. 17대 대한통증학회 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직함을 맡으며 사회에 봉사하였던 그는 의학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8월에 ‘국무총리상 표창’을 받았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로 임명받으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인터뷰 말미, 문 원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쉬지 않고 지금처럼 환자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병원 관계자의 말을 빌자면, “치료가 제일 최우선이기에, 문 원장님은 환자를 1순위로 생각하는 분이고, 직원의 행복이 곧 환자의 행복이기에 두 번째로 직원을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을 생각하는 분”이라며 그의 인품을 말했다. 곁에서 늘 힘이 되어주는 그의 가족은 “아버지가 통증의학에서 길을 개척해온, 최고이자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과거 속 동경의 인물이었듯, 훌륭한 의사선생님으로 기억되고 남아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라며 “누군가의 기억 속에 아버지가 그저 천천히 잊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인터뷰로 애틋함을 전했다.

문동언 원장이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통증의학의 산증인이자 역사이다. 통증의학과를 개척하고 통증 완화를 위한 연구와 시술에 앞장서 온 그가 있기에 많은 통증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아닐까? “진정한 명의는 의사 스스로가 아닌 환자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던 그의 말이 묵직한 감동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profile
가톨릭의대 졸업, 의학 석사, 박사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통증인정의
국제 중재적통증치료 전문의
EBS명의 출연(226회, 278회, 524회)
척추통증환자 신경성형술 5,000례 달성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통증센터장 역임
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주임교수 역임
17대 대한통증학회 회장 역임
국무총리표창 수상
現 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 명예교수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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