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장편한외과의원 대표원장, 환자 회복에 주목하는 ‘엉덩이 대장’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정진하는 의사

사진=이성근 장편한외과의원 대표원장

환자 회복에 주목하는 ‘엉덩이 대장’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정진하는 의사

이성근 장편한외과의원 대표원장│대장내시경 세부전문의│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동안 갈고닦은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고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가진 능력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처럼 말이죠. 작은 것이라도 나눈다면 더 크게 돌아옵니다.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늘 느끼는 것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에요. 물론 받을 것을 기대하고 주는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것이 돌아올 것이기에 주는 것을 망설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22년 경력의 대장항문 세부전문의 이성근 장편한외과의원 원장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의료 외에도 저술, 유튜브 채널 운영, 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환자들에게 상세한 설명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친근한 의사다. 2002년 외과 전문의가 된 이래로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전문병원 등에서 축적한 경험을 통해 신체적 불편함을 최소화하며 빠른 회복을 도모한다. 진료실 안팎에서의 진정성이 빛나는 이성근 원장을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박진아 기자

미추마취로 당일수술과 퇴원 가능,
축적된 내시경 경험으로 편안한 검사

장편한외과의원에서는 당일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보통 타 병원에서는 항문수술을 위해 입원을 해야 하는 것과는 비교되는데 바로 마취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의사들이 척추마취로 항문 수술을 하는 데 반해 이성근 원장은 미추마취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미추마취란, 엉덩이 꼬리뼈에 국소마취를 하는 방법으로 항문 주위 20cm 정도만 마취하게 된다. 따라서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우려가 적어 입원할 필요가 없다. 한두 시간 후면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한참일 때에 개원했었는데요.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병원 방문이나 입원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미추마취를 통한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보니, 많은 분이 찾아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원장은 대한민국에서 내시경 검사를 가장 편안하고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봉직의 생활을 하면서 무려 대장내시경 2만 번, 위내시경 3만 번의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카메라가 달린 튜브를 체내에 삽입해야 하는 내시경 검사는 불편하고 괴로운 경험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편한외과의원에서는 편안한 검사가 가능해 고객들의 만족이 높다는 설명이다. 뛰어난 내시경 실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학회에서의 위원회 활동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2010년부터 대한외과학회 외과술기연구회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외에 대한외과학회,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외과의사회, 대한내시경로봇외과학회, 대한위장관외과학회 등에서 내시경 관련 학술위원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내시경 관련 강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장편한외과의원의 또 다른 차별점은 자세한 설명이다. 이성근 원장은 ‘말 많은 의사’를 지향한다. 그만큼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하며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것. 실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정성을 다해 진료하는 병원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이다.

“어릴 적 부모님이 아프셔서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시는 동안 병원에서 보호자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의사의 첫 번째 자질은 실력이고 두 번째 자질은 자세한 설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후에 그 누구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지금 그 꿈을 실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물한 권의 책 출간, 수익은 전부 기부

이성근 원장은 바쁜 진료 생활 중에도 무려 스물한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다. 의료 영역, 병원 개원 관련 서적뿐 아니라 인문학 서적도 집필했다. 가족들과 7년간의 제주 생활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트래킹 어디까지 해봤니?’, ‘가족들과 함께 제주살기 어때?’ 등의 책도 발간했다. 스스로 취미가 책 쓰기라고 밝힐 정도다.

전공의 시절뿐 아니라 공중보건의 시절에도 논문을 작성해 학술상을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쓰기’를 좋아한 결과다. 앞으로의 계획은 ‘입문하는 대장항문 세부전문의와 내시경 세부전문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 서적’을 준비중에 있다. 그리고 개원 컨설팅도 도와주고 있으며, 전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개원하는 데 더 나은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문하고 지원하고자 한다.

“3년 9개월 동안 21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중 9권이 의학 관련된 책이고, 7권이 개원과 관련된 책이며 나머지 5권이 인문학 분야입니다. 현재도 내년에 의학 전문 서적을 출간하고자 다른 의사들과 논의 중이며, 4권은 현재 공동 집필하고 있습니다. 저는 책 쓰는 것이 굉장히 즐거워요. 알고 있는 지식을 여러 사람에게 쉽게 설명해 드리고 싶은 열정이 계속 글을 쓰게 하는 것 같습니다.”

책 외에도 7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소통에도 매진하고 있다. 모두 자신의 전문 지식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다. 잘못된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책과 유튜브를 통해 버는 수입은 모두 기부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 수기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이성근 원장의 삶에는 ‘봉사’가 큰 영역을 차지한다. 의과대학을 다니면서부터 시작한 자원봉사를 여전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은, 공중보건의 근무를 2년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 몇 안되는 의사이기도 하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2년간 진료했던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한센병 환자의 진료와 한센병의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병원이다.

이 원장은 이곳에서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며 진정한 봉사의 의미에 대해서도 깨달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진행하는 한센인 치료 봉사를 통해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봉사하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자원봉사 활동 수기는 공모전에서 입상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이성근 원장의 원동력은 가족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이 컸다고 한다. 일찍 결혼해 벌써 결혼 19년 차. 세 아이를 둔 아빠로서 ‘가족’은 자기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소중한 존재다. 수원에 정착하게 된 것 역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였다고.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변함없는 계획이자 목표라며 인터뷰 중간에도 세 자녀와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생에서 ‘지금’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외과 전공의를 하면서도 수많은 응급환자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지켜보며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해야겠다’라는 가치관을 갖게 됐다고. 산티아고, 히말라야로 명상트래킹을 떠나기도 하고, 제주올레길(425km)도 4번 완주할 정도로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 또한 즐긴다고 한다.

배변활동에 관심 기울여 대장건강 지키기를

대장항문질환 건강을 위한 조언을 전했다. 우선 배변 활동 후 관심을 가지며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배변의 색, 형태, 냄새를 통해 소화 과정과 대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용이하기 때문에 배변의 양상과 변화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는 습관은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있는 습관은 치질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술을 자제하는 문화를 희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즐기고 좋아하죠. 이런 술 문화가 바뀌었으면 합니다. 과도한 알코올 소비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다른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죠. 술에 있어 관대한 문화가 엄격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의사로서 실력정진은 기본

힘들다는 이유로 외과 의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로서의 사명감이나 자부심보다는 경제적인 이득을 중시하는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며, 사회적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항문외과는 기피하는 분위기다. 이성근 원장은 이런 현실 속에서도 대장항문 분야는 다수의 국민이 고생하는 다발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 많은 후배 의사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외과를 선택하는 인원 자체도 줄었고 대장항문외과를 선택하는 수가 급감하고 있기에 향후 몇 년이 지나면 오히려 비전이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의료 환경이 될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다만, 모든 전문의 과정이 그러하듯 능력 있는 전문의가 되려면 수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의사에게 역시나 중요한 건 실력이기 때문에 수련기간 뿐만 아니라 전문의가 되고 난 이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학회 활동을 통해 정진하길 바랍니다.”

이성근 원장은 끝으로 장편한외과의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장항문외과의원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전국 어디서나 대장항문질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병원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아가겠다는 다짐이었다. 사진제공_장편한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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