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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주연보다 더 빛나는 명품 조연으로 황금기 맞은 배우 이정은
전종호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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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더 빛나는 명품 조연으로 황금기 맞은 배우 이정은

30여 년 동안 단 한 번의 싫증이 없었던 연기 생활

“제가 싫증을 잘 느끼는데, 연기는 그렇지 않았어요. 다른 거는 못하면 자극도 안 되고 그냥 안 하고 마는데, 이건 못하면 화가 나고 좀 더 잘하고 싶고 그렇더라고요. 못하니까 더 하게 되고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천운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이게 진짜 좋아요. 아주 자그마한 역을 했을 때도 좋았던 것 같고, 지금은 더 좋아요. 배우 하기 잘한 것 같아요.”

배우 이정은은 데뷔 후 줄곧 여러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돌며 자신의 경력을 쌓아왔다. 연기 생활 초기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는 듯이 보였는데, 단역으로 출연한 영화에서 간단한 대사도 NG를 숱하게 내서 카메라 공포증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기보다는 연출 쪽에서 활동을 했고 실제로 영화는 2000년 첫 출연작 이후 수년간 작품이 없었고, 드라마는 한참 후인 2013년에야 데뷔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겪으며 1년에 20만원을 버는 등 수입이 일정치 않아 마흔이 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정도의 생활고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생활을 위해 연기학원 선생님, 마트 직원, 녹즙 판매 등을 하면서도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우연히 맡은 연출을 위해 동료 배우들에게 목돈을 빌린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한 방송에 출연한 그녀는 신하균, 우현, 지진희에게 5000만원이라는 돈을 빌렸고, 그 돈을 다 갚기까지 무려 13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힘든 현실 속에서도 3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꿈을 놓칠 수 없었던 힘은 설명할 수 없는 연기에 대한 끌림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조연 같은 삶은 살고 싶다

“늦은 주목이라고요? 저는 생각보다 빨리 된 것 같아요. 지금 말고 육십 넘어서, 본격적으로 노역을 맡을 때는 되어야 좋은 연기자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젊을 때 떴으면 자만했을 거예요. 상들도 부모님 댁에 옮겨뒀어요. 상을 진열해놓고 그 앞에서 대본을 보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조연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잘 하면 저도 좋고,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이니까요. 인생도 마찬가지여서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고 싶어요.”

코믹과 공포를 넘나드는 연기로 배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그녀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 출연하며 자신의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

2000년 영화 <불후의 명작>으로 스크린 데뷔한 후, 2003년에는 미국 작품을 번안한 연극 《진동거울》의 제작비를 투자하고 연출하기도 했다. 2008년 창작 뮤지컬 <빨래>에 합류했고, 2009년에는 뮤지컬 <빨래>의 제작사 대표이기도 한 최세연 의상 감독과의 인연으로 오디션을 거쳐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를 인연으로 2017년 <옥자>에도 목소리 출연하게 되었다. 또한, <전국 노래자랑>, <변호인>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후 텔레비전으로 연기 영역을 확장하여 드라마 <여왕의 교실>, <미스터 션샤인>, <오 나의 귀신님> 등에서도 노비, 무당, 어머니로 등장하면서 매번 반전과 매력이 묻어나는 연기로 신스틸러라는 호평을 받았다.

2018년에는 인기리에 방영 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 역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에 그녀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한 해를 맞게 되었는데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시작으로 <동백꽃 필 무렵>, 영화 <기생충>까지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미친 존재감으로 떠올랐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그녀는 가정부 역할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부일영화상, 춘사영화상과 청룡영화상 등 다수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배우 이정은의 작품을 보면 명품이라는 말과 함께 연기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것은 30여년이라는 시간을 연기자로서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걸어온 그녀의 삶의 향기가 아닐까...

끊임없이 노력하며 낮은 곳에서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는 배우 이정은은 앞으로의 30년이 더욱 기대되는 대한민국 명품 배우이다. 사진_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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