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15기 옥순’ 김희라 라라발레학원 대표원장, 발레교육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하다

사진=김희라 라라발레학원 대표원장

‘나는 솔로’ 15기 옥순의 도전 스토리
발레교육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하다

김희라 라라발레학원 대표원장

고급 예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는 아마 발레일 것이다. 백조의 호수 교향곡이 귓가에 재생되는, 고상하고 우아한 자태와 움직임. 그 특유의 기품만큼이나 발레는 타 예체능에 비해 여러 장벽이 높은 분야여서, 어릴 적에 발레리나의 꿈을 한 번쯤 꾸어본 이들도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로망을 실현해 주고 건강도 증진해 주는 일거양득의 공간이 바로 성인 발레학원이다. 2019년 김희라 대표원장이 개원한 라라발레학원은 천안 최초의 성인 발레 전문학원으로써 자리매김 해왔다.

다년간 수많은 회원과 소통해왔던 김 원장은 TV 예능 <나는 솔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특이한 이력이 있는데, 이때 당시 회원들의 반응을 가장 걱정했다고 뒤늦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 염려와는 정반대로 무수한 응원과 축하를 받으며 오랫동안 쌓아온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무용수, 천안 최초로 성인 발레학원을 개원해서 운영 중인 사업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 등 <위클리피플>은 프로필을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라라발레학원의 김희라 대표원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글_김진욱 기자, 고수경 기자

스케줄부터 수업 시간까지,
온전한 성인 맞춤 발레 전문학원

라라발레학원은 소그룹의 아동 수업을 제외하면 95% 이상이 성인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천안 최대의 성인 발레 전문학원이다. 성인 회원들은 ‘발레를 배우고 싶다’라는 마음만이 공통점일 뿐 각자의 나이도, 상황도, 직업도 다 다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 등 특히 직장인 중에서도 3교대 근무자는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아 특정 요일에만 수강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게 수강 가능한 요일과 시간대가 모두 제각각인 성인 회원들이 원할 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라라발레학원에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일을 운영한다.

시간대 또한 아침부터 점심, 저녁, 늦은 저녁까지 꽉꽉 채워져 있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퇴근이 늦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녹록지 않은 시간대일 테다. 그럼에도 김 원장은 한 사람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다. 발레를 비롯한 필라테스와 요가 같은 대부분의 운동 학원의 수업 시간이 평균 50~60분으로 진행되는 데 반해 라라발레학원의 수업 시간은 80~90분인 이유도 회원을 위해서다.

“체지방은 운동을 시작한 지 30분부터 탄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수업을 50~60분만 하면 체지방이 이제 타기 시작했는데 얼마 안 가서 운동이 끝나버리게 되죠. 저희 학원의 대부분 회원님들이 체형 교정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오시기 때문에, 더 확실한 운동 효과를 드리기 위해서 힘들더라도 80~90분 수업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50~60분 정도의 수업을 경험해 보신 회원님들은 운동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80~90분 수업을 해야 제가 수업을 제대로 했고, 뭔가를 가르쳤다는 보람을 느껴요.”

발레와 사업, 모두 노력으로 자수성가

발레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은 이유, 많은 이들이 발레를 꿈으로만 남겨두는 이유를 하나 꼽자면 ‘발레는 타고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가느다란 다리로도 발끝으로만 서서 날아다니고 허리가 연체동물처럼 휘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지방은 없이 근력과 유연성만 갖고 태어나야 ‘발레 가능 신체’라는 허가서가 주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발레만큼은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노력으로 재능의 한계를 깬 장본인이다.

“저는 타고난 학생이 아니었어요. 습득력이 느린 편이어서 남들이 한 번 배워서 할 때 열 번 배워야 터득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남들보다 연습을 더 많이 했어요. 그래야 남들과 비슷해질 수 있으니까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연습벌레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새벽에도 연습하고 주말에도 연습하고, 그냥 연습만 반복했던 것 같아요. 사실 학교 다니던 때가 잘 기억이 안 나요. 그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죠.”

연습과 노력으로 중앙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무용수는 어떻게 천안 최초, 최대 성인 발레 전문학원 대표원장이 되었을까. 현재의 라라발레학원을 보면 처음부터 모두 마련된 환경에서 꽃길만 걸어왔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라라발레학원의 시작은 물이 새는 지하였다. 평온해 보이는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는 필사적으로 발을 휘젓고 있듯이, 김 원장은 무용수로서가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밑바닥에서부터 노력만으로 올라간 자수성가형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수업을 하러 가다가 크게 다쳤을 때도 치료가 아닌 수업을 하러 갔다고, 김 원장은 이제야 웃으며 털어놓는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귀가해서야 팔이 올라가지 않는 걸 자각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남아 있다며 <위클리피플> 취재진에게 보여준 상처는 그 무엇보다 발레와 회원을 우선하는 마음의 증거였다.

“제가 20대 중반일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강사 일을 하며 열심히 모은 돈으로 지하에다 조그만 학원을 차렸어요. 페인트칠과 전기 공사도 직접 하고, 인테리어까지 셀프로 다 했는데 차리자마자 코로나가 터진 거예요. 그런데 한두 달 정도 지나니까 재난 지원금으로 발레를 배우겠다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하루 14시간씩 수업을 하고 그 외에는 청소도 하고, 상담도 하고, 홍보도 했죠.”

“1~2년 동안 쉬는 날, 쉬는 시간 없이 일만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안 아플 수 있지, 놀랄 정도였어요. 그러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회원들이 한 번에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을 두 번 정도 겪었을 땐, 많이 힘들었죠. 거기다 지하에 학원이 있다 보니 여름엔 빗물이 새는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그때 찾아주셨던 회원님들이 아직도 다니고 계세요. 그 회원님들 덕분에 1년 만에 지상으로 이사 올 수 있었는데, ‘선생님, 이제 밖에 나무가 보여요’ ‘자동차가 보여요’ 하고 저보다 더 좋아해 주셨습니다. 이 학원이 꼭 자신들이 이룬 사업체 같다고 함께 기뻐하시더라고요.”

‘옥순’이라는 제2의 캐릭터,
인연을 이어주고 교훈을 알려주다

김 원장에게는 흔치 않은 경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TV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15기에 ‘옥순’으로 출연한 것. 여동생의 권유로 출연하게 되었다는 김 원장은 프로그램 안팎에서 귀한 인연과 인생의 든든한 반려자를 얻었다. 방송 출연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김 원장은 매 순간 진심으로 대하고 가르쳤던 과거의 회원들까지 연락을 보내와 따스한 응원과 격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결혼, 학교 졸업, 취직 등으로 이사 가셨던 과거 회원님들이 방송을 보시고 연락을 많이 해주셨어요. 이 방송 출연으로 과거 회원님들 근황을 알게 되고, 인연이 이어진 게 정말 좋았어요. 길을 지나다니면 많은 분들이 제 얼굴을 알아보시면서 응원을 많이 해 주시는데요. 80대 할머님부터 해외여행을 갔을 때 외국에서도 저를 알아보시고 많은 분들의 축복을 받는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행동을 바르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수업과 운영, 인내하며 둘 다 놓치지 않아야

지하에서 1년 만에 지상으로, 그리고 천안 최대 성인 발레 전문학원이 되기까지. 김 원장은 젊은 자수성가 그 자체의 길을 걸어왔다. 연습벌레 무용수에서 번듯한 CEO가 된 김 원장에게 <위클리피플>은 무용학원 개원을 앞둔 후배 사업가들에 대한 조언을 구해봤다.

“안무가, 무용 의상, 무대 메이크업, 무용 음악 등 무용관련 분야는 참 많은데요. 그중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이고, 같은 동작을 계속 설명해야 하니까요. 더불어 무용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학원을 운영하는 방법과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까지도 생각해야 하며 인간관계도 신경 써야 하죠. 수업도 하고 학원 운영도 하다 보면 자신만의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다 감내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시작해야 합니다.”

사진_SBS Plus 나는솔로, 라라발레학원 제공

누구나 발레를 즐길 수 있도록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을 털어놓다가도 어느새 회원들에 대한 자랑으로 넘어갈 정도로, 오직 머릿속에 회원 생각뿐인 김 원장. 그런데 그녀는 학원의 회원을 늘리는 것보다 발레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김 원장은 꼭 자신의 학원이 아니어도 좋으니 어디서든 발레를 배워보라고 권한다.

“발레를 취미로 경험해 보신 분들은 더 빨리 시작할걸, 왜 이런 운동을 이제 알았을까, 이런 말씀을 꼭 하세요. 여타 운동은 다양하게 변주를 주기가 어렵지만, 발레는 단계별로 마스터하고 레벨 업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려운 동작 한 가지를 마스터하면 그다음으로 더 심화된 동작들이 나오기 때문에 도전정신이 생기고 흥미가 끊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력이 많은 운동이고, 한번 시작한 분들은 몇 년이고 계속하시게 되죠. 게다가 배경 음악으로는 클래식이 흘러나오니 정신도 맑아지고 정화되는 효과가 있어요. 발레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주변의 발레학원에서 꼭 배워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원이 더 번창하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라면, 김 원장이 진실로 바라는 건 무엇일까. <위클리피플>은 마지막으로 김 원장의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학원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발레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라라발레학원에 오시는 분들은 모두 재밌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누구든지 발레 하면 즐거움이 먼저 떠오르면 좋겠어요.”

여기에 김 원장은 작은 소망 하나를 덧붙인다. 천안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아 할머니 발레단을 창단하고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머니들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안무도 짜보고 싶다고 말하는 김희라 대표원장의 얼굴은 발레와 발레를 배우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위클리피플>은 김 원장이 바라는 것처럼 누구나 발레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라라발레학원이 더 번창하길, 더불어 천안 할머니 발레단이 머지않은 미래에 창단되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 사진제공_라라발레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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