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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황경주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연구·실무·교육 연계로 미래 건축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다
김진욱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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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경주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연구·실무·교육의 유기적 연계 통해
미래 건축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다

황경주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건축은 공간을 창조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행위가 건축을 통해 완성된 공간 안에서 이뤄진다. 없어서는 안 될 삶의 기본 조건 중 하나인 이유다. 점차 인간의 실존을 위한 플랫폼보다는 가상 세계가 주목받는 추세지만 이런 흐름 가운데서도 건축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기술이 발전해도 건축만큼은 가상으로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의 황경주 교수 역시 “인류가 존속하는 이상 삶의 질을 위해 보다 좋은 건축물을 향한 욕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래 건축을 위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황 교수는 10년째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건축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 중이다. 독일에서의 유학과 강의, 삼성물산에서의 실무경력 등 다채로운 경험을 교육에 녹여내고 있으며, 연구-실전 적용-교육을 유기적으로 순환시키는 체계를 통해 건축 발전을 이끌고 있는 황경주 교수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김진욱 기자, 박진아 기자

건축의 안정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추구하다

황경주 교수는 ‘건축구조디자인’의 전문가다. 그가 정의하는 건축구조디자인이란 건축의 미와 기능을 존중하면서 안정적인 건축구조물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지진, 바람, 눈 등과 같은 외부 조건으로부터 안전하게 건물을 지탱할 수 있도록 구조 시스템과 재료를 선택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설계를 중시한다.

“이전에는 건축에 있어 심미(審美)성과 안전(安全)성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로 여겨져 왔습니다. 정부 주도 하에 천편일률적인 고층 건물들이 줄줄이 세워지던 시대였죠. 디자인과 구조 사이에 간극이 분명했습니다. 이런 간극을 최소화하며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할 전문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황 교수는 고민 끝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학생들을 지도했다. 한국으로 복귀한 후에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에서 해외와 국내의 다양한 시공 현장에 투입되어 실무 경험을 축적했다. 실제 건물 시공에 있어 필요한 내용, 조직 생활,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다고 한다.

“사실 스카우트 제의는 두 차례나 고사했었습니다. 당시 경험만으로는 시공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세 번이나 제의를 해 주셨고 제 능력과 가치를 인정해 주시는 모습에 입사를 결정했죠. 가장 큰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한 분야에 있어 ‘최고’나 ‘최초’ 등의 타이틀이 가지고 오는 엄청난 파생효과를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를 성공적으로 시공하니 이후에도 세계 고층 구조물에 대한 수주에 파급 효과가 커지더라고요. 저의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도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아이디어로 건축 실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죠.”



연구-교육-실무 적용의 순환 강조

황 교수의 다채로운 경력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와 교육, 실질적인 건물 설계에 모두 종사해 본 만큼 3가지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순환시키는 체계를 강조한다. 교육 과정에서도 학문적 역량과 실무 능력을 함께 갖출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

예를 들어 국가 R&D 사업을 통해 개폐식 구조물의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7개의 국내특허, 1개의 해외특허를 취득했으며 이러한 내용은 학생들의 교육에 다시 투영해 가르침을 전한다. 또한 5학년 2학기 캡스톤 디자인 설계 단계에서는 ‘바이오건축’과 관련해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외장’을 주제로 학생의 결과물을 다자인 등록한 바 있다.

“연구의 결과물은 반드시 실제 건물에 적용시키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도 실제로 설계해서 완성된 것을 위주로 하다 보니 생생한 교육 자료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황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본인이 좋아하고 흥미 있는 분야를 찾아서 집중하라는 것이다. 미래 세대는 학벌의 개념보다는 전문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제 영향을 받아서 독일과 미국에서 유학 중인 제자도 있고 졸업 후에 해외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있는 제자도 있습니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제자들을 위해서 독일어를 공부법부터 독일 문화에 접근하는 마음가짐, 그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 등 모든 것을 전수했습니다. 최근 베를린의 유명 건축사무실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고 있는 제자가 안부를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자들을 볼 때 교육자로서 상당한 보람을 느낍니다.”



미래 건축의 변화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는 황경주 교수 외에도 13명의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다. 각 분야별 학문적 업적과 산업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교수 1명당 학생 수의 비율이 국내에서 가장 낮은 수치로 직접적인 지도가 가능하다. 48년의 유구한 전통 동안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2007년에는 국내 대학 최초로 국제건축학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의 추가 심사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해 건축학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교과과정 외에 비교과적으로도 다채로운 경험을 중시한다. 국제화를 위해 해외 대학과 연계하고 해외의 건축 흐름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중이다. 해외학생과 함께하는 공동 설계 워크숍, 세미나 등도 개최하고 있다. 덕분에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은 매년 UAUS(대학생건축과 연합회)의 파빌리온 경연대회에서 무려 3차례나 대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졸업생의 진로는 매우 다양하다. 우선 건축설계 사무실, 공기업, 시공회사 등으로 취업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건축 전공이 아닌 방향으로의 진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설계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광고 기획사, 건물 컨설팅 등이다.

“건축은 다양한 분야의 집합체입니다. 단순히 설계하는 것 외에 여러 분야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지요. 따라서 건축전공자의 진출 분야는 갈수록 넓어질 것입니다. 건축 설계에만 몰두해서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는 건축에 대한 식견과 비전을 가지고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재료의 창의적인 활용에 몰두

황 교수는 앞으로는 건축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목재, 플라스틱 등 새로운 재료를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다 자연 친화적이고 재생 가능한 재료를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디테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결과로 한국공간구조학회 학술대회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주 금관총 전시공간’의 구조설계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긴 경간의 목구조 아치 쉘 지붕구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경주 금관총 전시공간은 2019년 설계를 시작해 2022년 완공됐으며, 목구조의 지붕 경간은 약 30m로 국내 최장 길이다. 금관총 유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현재 일반 시민에게 공개해 운영되고 있다.

“목조는 친환경 건축재료로 저탄소 배출을 위한 탁월한 건축 재료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기둥 없이 지붕을 형성하는 데 목재를 사용한 것의 작품성과 기술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제공 및 협업_(주)건축학동


학생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 하고파

황 교수의 삶에서 근간이 되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이다. 믿음과 기도를 통해 역경을 헤쳐 나온 경험들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인생의 근본’임을 체득했다고 한다. 전공분야에 대한 비전과 선택도 고민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던 결과물 중에 하나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사회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이 남은 포부이기도 하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유학을 준비할 때에도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당시 처음으로 해외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이 생겨나 감사하게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 유학 생활에서도 부침(浮沈)이 심했습니다. 독일어가 서툴러 지도 교수님께 구박도 받았고 다른 대학으로 갈까 고민도 있었죠.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황경주 교수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수시로 표현했다. 시작과 동시에 인터뷰를 제안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로 포문을 열었다. 후배나 다음 세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데 대한 것이었다. 지금껏 그의 행보를 가능케 한 모든 사람들도 감사의 대상이었다. 두 차례나 고사했음에도 끝까지 함께해 주기를 제안한 삼성물산 덕분에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했고,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중대한 직책을 맡겨 주었기에 그 감사함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열정이 생겼다는 고백이었다.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 서울시장님, 서울시립대학교 총장님 이하 모든 교수진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감사는 기적의 출발점’이라는 그의 신념이 지금까지 건축분야의 기적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을까. 사진제공_황경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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