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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4
이범진 교수, 약학으로 사회의 선(善)순환을 혁신하다
오미경, 이자연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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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으로 사회의 선(善)순환을 혁신하다

이범진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학장·교수|(사)한국약학교육협의회 제3대 이사장|(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겸 초대연구소장

배가 아파 우는 어린 아이들을 달래는 것은 달콤한 사탕도, TV속 재미있는 만화영화도 아닌 바로 ‘엄마 손’이다. 온 집안에서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노랫말이 한 번 씩은 울려 퍼질 정도로 이는 훌륭한 약이었다. 여기에 엄마 손 보다 강력한 이범진 교수의 손이 있다. 자신의 약학 연구와 사회적 봉사, 그리고 글로벌개량신약 개발에 힘을 써온 오랜 시간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의 손이야 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약손’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진정한 선순환 유발자, 이범진 교수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한 발자국

이범진 교수는 현재 아주대학교 약학대학의 학장·교수로 재직하며 동시에 글로벌제약임상대학원의 원장 직을 맡고 있다. 처음으로 사립대학에 왔을 때 그에겐 낯설고 어색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이 곳 아주대학교에는 그의 마음을 자극시키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었다. 한 가지는 바로 ‘글로벌’이다. 2014년 보건복지부 지정 글로벌개량신약연구개발센터는 산·관·학 융합교육의 비전 아래 IT, BT, NT 등과 연계한 다양한 혁신개량신약 연구를 수행하여 글로벌신약을 향한 선순환 롤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제약임상대학원은 제약, 임상, 식품 및 향장 등의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두 번째는 아주대의 탁월한 제약인프라이다. 제약 산업의 약 70%가 아주대 반경에 들어가 있고, 캠퍼스 내 대형대학병원을 보유하고 있어 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환자중심의 실무실습 특화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형 제약회사와 의약 관련 연구기관들이 밀집한 제약 산업의 허브로서 뛰어난 입지조건과 교육·연구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다. 이런 교육적 환경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 글로벌 국가 성장 동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긍심이다.

이에 이범진 교수는 “탁월한 인프라와 전문교수진이 좋으니 훌륭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교수진과 자생적 제약 및 보건산업의 교육인프라가 의약품 개발 연구 및 제약 산업을 미래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가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고군분투 하는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은 현실적으로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 내기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고 선진화된 의약품 연구개발 및 국제적 규제 조화 관련 지식의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 반면, 유럽과 미국, 일본은 제약 관련 산업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세계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어 막대한 시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우리가 장사를 할 때 높은 빌딩을 먼저 짓기보다 보따리 장사를 먼저 하듯이 제약 발전의 단초가 될 작업을 위해서 글로벌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량신약은 외국에 나온 약의 성분은 그대로 가져가되 더욱 싸고 좋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약글로벌화에 있어 중간 개척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20년간 독점을 끝내면 그 특허는 만료가 된다. 그리하여 기존의 약과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동안 노출되었던 약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보완하여 보다 양질의 약으로 개량한다.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높이며, 약을 먹기 편안하게 만들어 환자들의 미충족 요구 사항을 보다 넓게 반영하는 유용한 개량신약을 만드는 것이다. 이 교수는 “물론 우리만의 전문신약을 개발하여 세계 시장에서 큰 규모를 점유하겠다는 꿈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부분은 개량신약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투자의 불안성과 위험성의 증가로 세계적으로 큰 회사들도 개량신약에 투자를 높이고 품질강화에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우리의 개량신약을 가지고 차츰 비즈니스 노하우를 쌓아서 추후 글로벌 신약개발에 전략적인 밑거름을 만들 것이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비추었다.



개량신약, 제약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 지정 글로벌개량신약연구개발센터(GIC)를 설립하여 두 가지의 설립 목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먼저 지금 연구에 임하고 있는 개량신약을 통하여 국가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롤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누군가 길을 만들어 놓으면 따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따라서 제약의 세계 진출과 관련하여 우리가 개량신약을 통한 길을 탄탄히 만들어 놓는다면 이를 목표로 두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두 번째는 글로벌 진출에 관한 서류작업을 진행하여 과정과 결과를 모두 기록하는 것이다. “이번 글로벌 개량신약이 만들어져 가는 여정을 하나하나 서류화하고 싶다. 개발과정과 자문회의 등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지시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 지시에 따른 다양한 반응은 무엇인지 모두 기록하고 싶다. 우리가 일궈온 길을 따르는 이들이 자금면에서 조금만 부담을 안아도 쉽고, 빨리 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앞서 제시한 첫 번째 이유와 어느 정도 맥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운영적 측면의 롤모델이라고 보면 조금 더 쉽다. 운영적 롤모델의 부재나 따를 수 있는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중복투자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고, 국가적 손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 제약육성이라는 지원 자금이 주어지지만 각기 단체에 나눠가지면 턱없이 부족하여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한다.

또한 이 교수는 6년제 약대생을 포함하여 제약 관련 직군의 도약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사)한국약학교육협의회의 제3대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약학대학입문시험(PEET)을 주관하고 약사국시 및 약학교육의 컨트롤 타워로서 매우 중요한 업무들이 산적해 있다. 임기 초반, 급작스러운 세금 문제와 운영 미비에 따른 경제적인 위기를 떠안은 채 이어받아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는 1년 만에 내부 구조 개혁과 투명한 행정을 통해 많은 문제를 극복해냈다. 이 교수는 모든 문제를 자신이 감당했다. 직접 발로 뛰며 여러 곳에서 자문을 구하였다. 이 교수는 “못하는 것 보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 할 수 있는 길이 나오면 반드시 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데 하지 않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철학이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사람을 생각하고, 환자를 생각하며

그는 특히 논문을 많이 쓰는 연구교수로 유명하다. 교수들의 지적 인프라가 국가적으로 잘 활용되어야 한다는 자신만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생 교육을 하면서도 산학협력 또한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제약 산업과의 협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제약협회에서는 2010년에 의약품 기술 연구사업인 <프라다(PRADA)>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교수들과 함께 제약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도약을 위해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토론을 벌이며 약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약을 만드는 연구로 하루에 세 번 먹는 약을 한 번만 먹어도 충분하게끔 만들거나, 약이 몸에서 녹는 속도를 제어하고, 개량신약의 용법, 용량과 제형의 변경 등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환자의 미충족 요구를 맞추기 위해 환자 중심으로 연구를 펼치면서 연구가 국가 성장 동력으로서 가치 창출에 연계되는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제약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그의 이러한 연구 기술과 제약 산업 관련 정책적 기조는 많은 이들이 이 교수를 오피니언으로서 참고하기도하는 이유다. 이 교수는 “나는 여러 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약 산업을 키워 국가 성장 동력으로 발전하려는 축과 국가 인재를 육성하려는 축, 그리고 마약퇴치운동이나 기부, 학술단체 참여 등 사회적 봉사의 중심적인 축이 되려고 한다”며 자신의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교육자로서 제자들을 향한 그의 진한 사랑 또한 실로 대단하다. 1993년 8월에 교수로 임용되어 약 130명의 대학원 제자들을 양성한 그는 국내 제자들 뿐 아니라 외국 제자들도 상당수 배출했다. 특히 그는 95년 연변출신 첫 제자를 맞이한 이후로 97년도에는 연변에 가서 동포 학생들에게 ‘세계는 넓으니 여기에 머물지 말고 더 큰 꿈을 위해 떠나라’고 설파하였고, 지금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동포 양성을 하는 것도 자신의 큰 꿈 중 하나라며 그것이 보람이자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늘 사람을 사랑하고 동경하는 그는 기부생활을 이어왔다. 카톨릭 신자인 그에게 기부란 매우 익숙한 단어였다. 대학 기부나 미혼모 돕기 등 여러 종류의 기부를 진행하면서 가족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 교수는 “기부라는 것은 우리 삶에 긍정적인 요소이며 누군가는 비워야 다른 사람의 그릇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용하지만 굳건하고 강력한 힘

그는 현재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부이사장 겸 초대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조직을 개선하고 기록 문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마약연구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본부 산하에 마약퇴치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마약퇴치연구소는 본부와 함께 다양한 마약 교육, 연구 및 재활 등 정책과 체계를 바로 세우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목표로 한다. 또한 UN 등 국제적인 연계를 강화하여 마약 관련 롤모델을 확립하고 있다. 그래서 2013년과 2014년 연구소 주최로 국회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최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오남용 방지 마약류 제제’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남용 방지 마약류 제제’란 예를 들어 마약제제를 물에 녹인다든지, 가루로 만든다든지 하는 식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일을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그는 ‘오남용 방지제제’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의 오남용이 심각한 현실에서 국내의 오남용을 방지하며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노려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세계화를 이끌려는 그의 노력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전문가들이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함께 활약 하면서 연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검찰청 등 정부기관과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 나가고, 거국적인 캠페인과 이와 관련된 정책 및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늘 최선을 다하며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었다.

긍정, 그의 중심을 바라보며

논문 연구와 인재 육성, 사회적 봉사 등 하는 일이 다양한지라 그를 ‘유난스럽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나만의 자세로 한 결 같이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다. 연구와 봉사에 최선을 다하고, 나 자체를 위하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묻어나는 기조를 강조할 것이다. 사람 곁에 사람뿐이더라.”라며 자신의 철학을 드러내었다.

이범진 교수는 늘 긍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에 양분이 되는 길을 걷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실은 음지에서 나보다 더 좋은 일을 하고 국가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도 더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발굴되었으면 좋겠다”며 겸손어린 목소리를 전했다. 자신의 굳건한 덕목을 놓지 않고 더 맑고 건강한 사회를 발현하길 바라는 그, 이범진 교수가 우리 곁에 있는 한 대한민국 약학계의 내일엔 분명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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