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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이신우 교수, 오랜 연구와 성창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치에 주목한 작곡가
김유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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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구와 성찰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치에 주목한 작곡가


이신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 | 작곡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가는 오늘날의 디지털정보화사회. 기술 산업에서의 수많은 리더들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약자로, 이과를 통칭함)분야를 제외한 전공은 디지털 사회에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 흐름, 분위기 속에서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와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사유(思惟) 등 ‘인문학적 주제’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문학계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신우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 역시 인간의 정신과 영혼, 죄와 구원이라는 인문학적이며, 종교적인 주제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그 안에서 예술가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는 어떠한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초월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위클리피플>은 이처럼 작곡가로서의 철학과 신념을 뚝심 있게 지켜나가는 이신우 교수를 만나기 위해 서울대학교로 향했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연구와 성찰을 바탕으로 신념을 이어가다
서울대 작곡과에서 강석희 교수를 사사(師事)하면서 본격적인 작곡 공부를 시작한 이 교수는 서울대 재학시절 작곡한 트리오 《공간》이 1991년 취리히 ISCM세계음악제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곡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이후 이 교수는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공부하며 완성한 첫 작품, 오보에와 앙상블을 위한 《유추》가 1992년 로얄필하모니협회작곡콩쿨에서 우승하고, 뮤지컬타임즈, 코넬리우스카듀작곡콩쿨 및 가우데아무스작곡콩쿨에서 연이어 작품이 입선하면서 영국과 유럽 무대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97년에는 시편과 고대 히브리 음악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곡된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시편 20편》(1994/96, 1998 개작)이 레너드번스타인예루살렘국제작곡콩쿨에 입선하여 예루살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었고, 이듬해 맨체스터 ISCM세계음악제에서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개작 초연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대체로 음향적이고 현상적인 20세기 후반 유럽 현대음악의 경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교수가 귀국한 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보이지 않는 손》(2000/2002), 피아노 협주곡 《기쁨의 노래》(2001/2003), 현악합주를 위한 《열린 문》(2004)에서는 그의 음악적 지향점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향하고 있었다. 이 교수는 한국에 귀국한 해인 1998년부터 현상적인 유럽 현대음악의 경향으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정신과 영혼, 죄와 구원이라는 인문학적이며 종교적인 주제에 주목하여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피아노를 위한 《코랄판타지》 연작은 성서에 나타난 인간의 죄와 구원의 문제를 음악을 통해 심도 있게 다루어보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확연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총 10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50여 분의 대작인 제1번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바흐 코랄의 인용 및 조성과 무조, 총렬적 사고, 복화음과 복합양식 외 다양한 기법적, 양식적 실험들을 통해 이사야서와 로마서의 메시지들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 우리에게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여러 작품들은 주로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드러내고, 파고드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도 이러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주목했지요.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작품들은 비록 오늘날 대중들에게 빠른 반응과 호평을 얻지 못할지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그 가치를 드러내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문화는 상당수가 자신을 과대 포장하고 대중에 아첨하는 자극적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어떠한 음악을 선호하는지를 잘 알고, 그러한 부분을 잘 만들어서 박수갈채를 얻는데 주목하고 있지요. 물론 대중들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유행과 흐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예술가들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세상의 거친 풍파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떠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도 무척 혼란스러워하고 있죠. 시대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든 간에, 사회의 거센 변화와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인간 본연의 정신과 본질에 집중하며 꾸준히 작품을 써낼 수만 있다면 세상 속에서 그 진정한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요?”

이 교수의 이러한 신념은 작품을 통해 인정받아, ‘제4회 안익태 작곡상 대상’, ‘난파음악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제17회 대한민국작곡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학교와 현장을 연결하는 교육자
이 교수는 1999년 만 29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임용되어, 유능한 작곡가를 양성하는데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작곡과는 작곡전공, 이론전공, 그리고 지휘전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작곡과는 작곡에 관한 이론과 기법뿐만 아니라 음악학을 연구 및 교수하여 유능한 작곡가, 음악학자 및 지휘자를 양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대 작곡전공은 설립 이후 교수들과 학생들의 지속적이고 열성적인 활동으로 우리나라 작곡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작곡가를 배출해왔다. 또한 2004년에는 작곡전공의 박사과정이 신설되어 보다 전문성이 뛰어난 최고 수준의 작곡가를 교육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현대음악시리즈 Studio2021과 The Pathway Concert Series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Studio2021은 최근 들어 SNU 뉴뮤직 프로덕션의 일환인 수업과 연계하는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만든 제작물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작품들을 발굴해내어 프로페셔널한 무대로 연결하고, 보다 창조적인 열린 사고를 통해 학생들이 각자의 가능성과 장점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학교와 현장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작곡과뿐만 아니라 기악과, 국악과, 성악과 등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많은 교수진이 수업과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하고 있습니다.”

2019년 신작 《탄식의 노래》, 《여민락교향시》 세계 초연
이 교수의 작품은 다양한 독주자와 연주단체, 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2018년부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전속 작곡가로 일하고 있는 이 교수는 작년에 바이올린협주곡 《보이지 않는 손》을 백주영의 바이올린 연주로, 《투사 삼손》을 소프라노 서혜연의 연주로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올해는 특별히 세 작품을 준비 중에 있는데, 구약성서의 호세아서를 바탕으로 하는 《탄식의 노래》가 소프라노 유현아와 장윤성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5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야금과 바이올린을 위한 《이중협주곡》이 이지영의 가야금과 유시연의 바이올린 연주로 7월 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의 초연을 앞두고 있다. 또한 세종시문화재단의 위촉으로 세종대왕의 이름과 정신을 계승해 세종특별자치시에 헌정되는 곡인 《여민락교향시》를 작곡 중에 있는데, 이는 세종솔로이스츠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의해 2019년 10월에 초연될 예정이다. 세종문화재단은 “이번에 제작되는 여민락교향시는 세종시 문화콘텐츠의 전국화와 국제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하게 되며, 2~3년간 추가창작·보완과정을 거쳐 2021년 아트센터 개관과 함께 기념공연으로 발전시키겠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작곡가로서의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작곡과 교육 분야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이신우 교수. <위클리피플>은 이 교수의 신념에서 비롯된 작품들이 가진 울림처럼,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profile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B.Mus)
런던 왕립음악원 디플로마(Dip.RAM)
런던대학교 석사(M.Mus)
영국 서섹스대학교 박사(D.Phil)
Studio2021 / The pathway Concert Series 예술감독

<주요작품>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시편 20편》, 바이올린협주곡 《보이지 않는 손》, 《클라리넷협주곡》 현악합주를 위한 《열린 문》, 클라리넷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라멘트》
피아노를 위한 《코랄판타지 1-5번》, 바이올린 판타지 제2번 《라우다테도미눔》
소프라노와 오르간, 챔버오케스트라를 위한 《투사삼손》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시편칸타타》,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탄식의 노래》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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