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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안현정 교수, 전 세계인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하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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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의 전통적 가치에 주목한 작곡가
전 세계인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하다


안현정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 작곡가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유산인 국악(國樂). 옛것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 같다’라는 편견과는 다르게, 국악은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를 입고 대중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2013년 한 통신사 광고에서 젊은 국악인 송소희가 간드러지게 민요를 부르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또한 음악 경연 TV프로그램에서는 판소리 명인이 래퍼와 함께 콜라보 무대를 보여주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한국관광홍보영상에 사용된 판소리 수궁가의 ‘범내려온다’가 전 세계 2억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국악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이렇듯 국악이 대중과 가까워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국악 공연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립국악원 통계에 따르면 관객수는 2013년 12만 3818명, 2014년 20만 2110명, 2015년 29만 8890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음악의 유구한 전통을 계승·발전시켜나가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전문 소양을 갖춘 음악인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안현정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로,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하는 작곡가’를 꿈꾸며 오늘도 교육 일선에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안 교수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를 찾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작곡가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에서 이성천 교수를 사사(師事)하면서 본격적인 국악작곡의 길로 들어선 안 교수는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폴란드 크라코프 국립음대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하며(사사 Marek Stachowski, Marek Choloniewski) 다양한 문화와 소리를 접하였다. 특히 안 교수는 전통과 현대, 한국악기와 서양악기, 인성(人聲)과 기악(器樂), 논리와 감성 등 대립될 수 있는 것을 가져와 음악적인 공통분모를 만들어내는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해금탱고를 위한 ‘Dance of the moonlight’, 여성정가를 위한 ‘오래된 정원’(천재교육, 중학교 음악교과서 수록곡), 남창정가와 국악 관현악 ‘흐르고 흐르노니’, 정가, 판소리, 합창과 국악 관현악 ‘아리랑그레이스’, ‘이화환상곡’ 등이 있으며 음반으로는 안현정 국악창작곡집 Vol 1, Vol 2, Vol 3 가 있다. 또한 안 교수는 전통요소를 올곧이 담으면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에 능하다. 현재 기악곡, 합창곡, 관현악, 정가극, 창극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폭넓은 작곡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그 우수성을 일찍이 인정받아 동아음악콩쿠르 은상(1995), KBS 서울 국악대경연 전체대상(1998), 대한민국작곡상(2011·2016), KBS국악대상(2015)을 수상하고, 유학당시에는 한&폴 음악축제(2002), 폴란드 전자음악축제(2002)에 참가하는 등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유학을 폴란드로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에서 서양음악작곡이 아닌 국악작곡을 전공하면서 우리문화와 전통을 바탕으로 작곡을 하게 되는 작품성격이 유럽에서도 서유럽보다는 동유럽의 음악이 더 와닿았고,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음악의 근본은 아름다움의 추구와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음악적 방향과 궁극적인 종착지는 이러한 음악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곡가는 무릇,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연주자와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보다 더 앞서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음악적 조직력과 음악적 밀도의 조절능력,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기술(선율, 장단, 화성, 음색, 악기조합 등)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죠. 그러나 이것은 수단(도구)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수단을 적절히 이용하되 결국 사람의 마음을 터치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작곡가입니다.”



대한민국 음악사 발전에 기여해온 교육의 요람

안 교수는 작곡활동 외에도 전문성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을 겸비한 작곡가를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교육자였던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롤 모델로 삼아온 안 교수. 그의 어머니가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 안 교수 역시 자연스레 교육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화의 음악교육은 1886년에 창립한 이화학당 메리 F. 스크랜튼 여사가 한 명의 여학생에게 가르친 찬송가 교육으로 시작하여, 1910년 음악교과를 정규과목으로 포함시키면서 실기와 이론교육의 확대와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1925년 이화여자전문학교의 출범과 더불어 음악과 설치, 1927년 국악교육 실시, 1951년 예림원 음악학부, 1960년 음악대학 체제를 거치면서 서양 및 한국전통 음악교육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킨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음악대학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1974년 국악과(1999년에 한국음악과로 명칭 변경)가 신설되었으며, 1951년 대학원 석사과정이, 1960년 박사과정이 설치되었다. 현재 음악대학은 6개 학과의 학부 과정(건반악기과, 관현악과, 성악과, 작곡과, 한국음악과, 무용과)과 음악학부 및 무용학과의 대학원 과정을 두고 있으며, 다가오는 2025년에는 음악대학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음악대학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진선미의 가치를 지향하는 이화여자대학교의 교육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서양음악과 한국음악을 독창적으로 연구·발전시켜 왔으며, 21세기를 맞아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예술은 물론 세계적이고, 종합적인 예술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임 이래 수많은 학생들을 직접 지도해오면서 이 시대의 ‘여성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많이 발견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면 대개 연주인, 예술인, 기능인의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는데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생들은 폭넓은 교양, 인문공부와 실기를 병행하면서 전문 연주자뿐만 아니라 교육자, 음악전문가, 평론가, 작곡가, 연구사, 음악교육학자, 방송연출가, 작가 등 다방면으로 진출하고 있고,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도 진학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이화여자대학교는 4년마다 교과목개편을 통해서 이 시대의 니즈에 맞는 교과목을 개발, 신설하고 있습니다. 오랜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SW과목, 실용학문 등 대학 졸업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을 익혀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올해 초 발병하여 전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염병인 COVID-19는 공연 문화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 국악이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여, 전국적으로 국악관현악단이 많이 만들어진 가운데, COVID-19는 공연 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결과를 만들며 국악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전문 음악인을 위한 양성 교육에 있어서도 혼선을 가중시켰으나 점차 온라인·비대면 교육 체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와 같은 비대면 교육 상황은 언제라도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육자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미리 대비하여야 합니다. 현재 제 수업 역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면으로 지도하면서도 각자 노트북을 열어놓고 ZOOM을 통해서 자료와 영상을 공유하여 다각도로 접근하는 등 대면·비대면 복합수업의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COVID-19는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 즉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뿌리 내리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음악교육에서도 멀티미디어를 다채롭게 활용하는 등 작곡의 방법이나 수단은 끊임없이 변화할 것입니다. 교육자들도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여 기술 교육을 점차 늘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안식년이었던 2017년부터 제자들과 함께 해외공연을 적극적으로 해왔습니다. 이제는 해외공연 역시도 온라인 플랫폼으로 가지고 와서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육의 올바른 방향에 늘 주목해온 안 교수는 COVID-19 팬데믹 시대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건네고자 지난 10월 28일 ‘안현정 작곡발표회 ⅪⅤ(부제: 침묵의 노래)’를 개최했다. ▲대금환상 독주곡 ‘調音幻想’, ▲18현 가야금 독주곡 ‘나무바람’, ▲해금 독주곡 ‘침묵의 노래’, ▲28현 가야금 독주곡 ‘태평풍경’, ▲대금·가야금 2중주 ‘春月之情’ 등으로 이루어진 작곡발표회는 부제와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현 시대상과 희망을 반영하여 무관중연주회로 진행됐다. 또한 앞으로는 이러한 연주회를 디지털 플랫폼 위에 해외 여러 나라로 송출할 계획이라 밝히며,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한국음악 작곡가로서의 비전을 품기도 했다. 이렇듯 작곡가이자 교육자로서 투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국음악의 발전과 더불어 유능한 음악인 양성에 힘쓰고 있는 안현정 교수. 그의 신념에서 비롯된 작품들이 가진 큰 울림처럼, 앞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안 교수의 메시지가 전해질 수 있기를 <위클리피플>이 기대해본다.

profile

경기여자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음악대학 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폴란드 크라코우 국립음악원 박사 졸업
제35회 《동아음악콩쿨》 국악작곡부문 은상
제9회 《KBS 서울 국악대경연》 전체대상
제30회, 제35회 대한민국 작곡상
2015 KBS국악대상 작곡대상
한국정악원 이사, 가즌악회 동인, K-CMC음악감독
現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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