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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박왕근 마이폴학교 교장, ‘교육의 본질은 전인적 성장’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목한 미래 학교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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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왕근 마이폴학교 교장

위클리피플 창간 14주년 ‘교육브랜드 大賞’
교육의 본질은 ‘전인적 성장’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목한 미래 학교

박왕근 마이폴학교 교장 | (사)한국경제협업협회 교육자문위원


대한민국에서 ‘모범적인 학생’이라 하면, 수많은 지식을 가진 학습형 인간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마이폴학교의 박왕근 교장은 교육의 본질은 ‘지식’이 아닌 ‘성장’에 있다고 강조한다. 어떤 입력값을 넣으면, 일정한 값을 도출해 내는 ‘지식형 인간’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놀라운 답을 제시하는 ‘창의형 인간’이 미래 사회를 주도하게 될 거라 그는 주장한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마이폴학교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고등학생의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무엇이 아이들을 ‘성장’하게 만든 것일까? <위클리피플>은 마이폴학교의 박왕근 교장을 만나 그가 말하는 진정한 교육의 본질에 대해 들어보며, 그의 뚝심이 만들어낸 10년의 시간을 톺아보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호연 기자

인지 교육만큼 중요한 비인지 교육

대한민국에서 다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며, 박 교장 또한 한때는 인지 교육(지능,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비인지 교육(열정, 소통, 끈기, 집념, 인내)을 길러내는 것이 인지 교육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지식만 가르친 아이들은 복잡한 수학 문제는 쉽게 풀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이런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왜냐하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삶 전체를 두고 인간을 성장시키는 것이 교육이라는 전제를 둘 때,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능력은 오직 비인지 교육을 통해서만 성장시킬 수 있다. 놀랍게도 비인지 교육이 잘 이뤄진 아이들은 인지 교육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비인지 교육이 잘 이뤄진 아이일수록, 수학과 과학, 국어 분야에서도 성장이 빠르다는 것이다. 박 교장이 비인지 교육에 눈길을 돌리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폴수학학교에서 마이폴학교로,
인지 교육에서 비인지 교육으로

박 교장은 비인지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폴수학학교의 이름을 10년 만에 ‘마이폴학교’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다. 수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지 교육을 대표하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수학 대신 ‘마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마이폴학교에 들어간 폴이라는 단어는 폴 에어디쉬라는 유명한 수학자와, 사도 바울(영어 이름 ‘폴’)의 이름을 중의적으로 인용하여 지은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통해 수학이라는 과학의 기초 언어를 잘 배우게 되길 원하는 마음. 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인생이 바뀌게 된 사도 바울처럼 학생들이 이 학교를 통해 삶이 바뀌기를 원했기에 지었던 이름이다.

“마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인 것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맞춤 교육한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들은 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능력을 개별적으로 탐색하고 알아낸 다음, 그 특성에 맞게 아이를 성장시키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마이폴학교엔 아이들의 개별적 성장과 비인지 교육 강화를 위한 ‘나를 찾아주세요’라는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자아성찰 일지라는 것을 기록하게 되는데, 여러 철학적 질문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마이폴학교는 심리 분야 및 비인지 교육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를 채용했고, 이외에도 각종 학술제, 학술 동아리, 취미 동아리 같은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로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에서 실패라는 단어는 일종의 금기어로 여겨진다. 재수생은 미역국을 기피하며, 수능 며칠 전에는 엿가락 주문이 급증한다. 하지만 마이폴학교는 역설적으로 실패를 장려한다. 마음껏 실패해 보는 것. 교육이 최종적으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실패는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이폴학교엔 성장단계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학부모들은 이 프로그램이 마치 모든 걸 아이에 맞게끔 정해주는 프로그램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은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적성을 찾게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게 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별의 숫자만큼이나 꿈이 많다. 그러니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해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실패는 필수적이다.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면 재미가 없을 때도 있다. 또 관심 없던 분야에서 의외로 깊게 빠져들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라는 별이 어떻게 빛나는지, 어떤 색인지, 어떤 크기와 형태를 지니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아간다.

“저학년일수록 ‘탐색’ 과정이 중요합니다. 어떤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성급하게 정했다가 정작 다른 데서 꽃피울 수 있는 재능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성급하게 한길을 걸어간 아이들은 나중에 흥미를 잃었을 때 방황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여러 길을 가본 후에 한길을 택한 아이들은 흥미가 사라졌을 때도 크게 방황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제일 맞는 것이 이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믿음의 힘은 탐색 과정이 없이는 길러지지 않습니다.”



전문성을 기르는 마이폴학교의 탐색 과정

마이폴학교의 탐색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전공 연구다. 전공 연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과정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해본 다음, 느낌과 감상을 페이퍼워크(Paperwork) 형태의 과제물로 제출한다. 저학년 아이들이지만, 논문 형태에 익숙해지게끔 하기 위해 서론, 본론, 결론이 있는 형식으로 성과물을 제출한다. 둘째, 창작 심화 과정이다. 창작 심화에선 운동, 그림, 음악, 글쓰기, 코딩, 수학, 레고로 창작 조형물 만들기 등, 다양한 창작 과정을 해보며 비인지 교육의 핵심 요소들을 성장시킨다. 셋째, 수학 IT 연구 과정이다. 수학 IT 연구에서는 미래 시대의 핵심 역량인 수학과 코딩 위주의 깊이 있는 프로그램들을 배우게 된다. 미래 시대의 중심 화제는 단연코 AI인데, 수학이 AI의 기초 언어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르치지도 배우지 않으며
스스로 성장하는 방임주의 교육의 메카

박 교장은 처음 학교를 개교했을 때 항의를 받은 적이 몇 번 있다고 한다. 부모들이 익히 알고 있는 교육 방식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교육, 특히 사교육에서는 당장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아이의 스케줄을 30분 단위, 심지어 10분 단위로 계획해서 아이를 일정한 틀에 가두고, 성적이 오를 때까지 이를 반복한다. 하지만 아이는 기계가 아니다.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결국 하나의 영혼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불만이 줄어든 것은 박 교장의 뚝심 있는 교육철학이 빛을 발하고부터였다. 마이폴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최근 사회 전역으로 나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고1의 나이에 대학원에 도전하여 합격한 아이도 있으며, 대학가는 나이에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어떤 아이는 고등학생의 나이에 인공지능 연구자로 진로를 택해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대학생의 나이에 인공지능 로직프로그램을 스스로 개발하여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룬 아이들도 있다.

“부모들은 아직도 자기주도학습이나 연구한다고 하면 하나하나 알려주는 ‘친절한 과외선생님’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막상 와서 모르는 걸 친절하게 알려주지도 않고 불친절한 피드백에 실망을 많이 합니다. 핵심은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거든요. 이러한 마이폴학교만의 교육 방향성에 부모들이 신뢰를 갖기 시작한 것은 점차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10대 나이에 공대 대학원을 졸업한 아이들이 열 명 정도 됩니다. 2025년 초가 되면,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추가로 대학원을 졸업하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저학년 때 충분히 경험한 시행착오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방황(시행착오)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길을 발견한 아이들이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더욱 깊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늦는 아이는 없다

마이폴학교는 최초로 ‘무학년 제도’라는 것을 도입했다. 무학년 제도는 말 그대로 학년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이가 달라도 같은 반에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부모들 또한 안절부절못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불이 붙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성장 속도가 다를뿐더러, 뒤늦게 관심사를 발견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빨리 길을 정하는 것보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며 아이와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그렇게 아이는 부모의 신뢰 속에서 단단해지고, 어려움과 실패조차 의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전인적 성장만이 아이를 지식형 인간이 아닌 창의형 인간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디딤돌이 되어줍니다.”



3세대 대안교육,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하다

보통 대안학교라는 말을 듣게 되면, 부모는 대개 자연주의, 방임형 교육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 두고,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게 하는 형태의 교육을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1세대 대안학교의 방식에서 벗어난 2세대 대안학교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2세대 대안학교의 특징은 전문성 특화를 장점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통 2세대 대안학교는 학원형 모델을 택하고 있기에, 숨 쉴 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장은 마이폴학교가 1세대와 2세대의 장점을 취한 새로운 3세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이폴학교는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탐색 과정을 제공하지만, 1세대 대안학교와는 달리 무작정 아이들을 내버려 두지만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은 이후부터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 분야의 지식을 가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도와주게 됩니다. 다만 진로를 찾았다고 해서 빡빡한 스케줄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주일에 35시간 정도, 핀란드 수준의 학습량을 토대로 공부를 시키고 있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로운 동아리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이를 통해 전인적 성장을 이룬 아이들이, 학문 분야에 있어서도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폴학교의 아이들은 저학년 때부터 관심분야의 논문을 읽기도 하고 고학년이 되어서는 해외논문들을 읽기 시작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영재학교가 아니냐는 의심부터 하게 되지만, 마이폴학교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박 교장은 충분한 탐색 기간과 자아 성찰 시간에 더불어 충분한 도제식 교육의 깊이가 불러온 성과라 말한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마이폴학교는 초중고, 심지어 대학 교육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통합형 교육 모델을 대한민국에 제시하고 있다.



마이폴학교, 글로벌 대안학교로 도약 꿈꾸다

산업혁명 이전의 교육은 대부분 도제식 교육이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소수의 제자가 스승으로부터 전문 기술과 지식을 이어받는 것이 도제식 교육의 특징이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공장에 필요한 산업 인재를 뽑기 위해 교육의 형태가 공장식 교육으로 바뀌게 되었다. 깊이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 일정한 교육수준을 지닌 사람들이 대량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현대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시대는 산업시대 이전처럼 다시 한 사람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도제식 교육으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도제식 교육과, 개별교육 모델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교육 모델이 필요합니다. 저는 마이폴학교의 교육 형태가 새로운 교육 모델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좋은 교육 모델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해외에는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유명한 대안학교들이 많다. 대안교육의 산 역사라고 불리는 서머힐(Summerhill) 대안학교는 물론이고, 71개국에 무려 1239개의 대안학교를 세운 발도르프(Waldorf) 대안학교가 대표적인 대안학교다. 박 교장은 마이폴학교가 이와 같은 세계 유수의 대안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대표적인 대안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길 바란다고 전했다. <위클리피플>은 박왕근 교장이 제시하는 통합형 대안교육 모델을 통해 미래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들이 나타나길 바라며, 마이폴학교만의 독창적인 교육 프로세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길 주목해 본다. 사진제공_마이폴학교

profile

現 마이폴학교 설립자 및 교장
KAIST 수리과학과 박사
‘수학이 안되는 머리는 없다’ 저자
(사)한국경제협업협회 교육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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