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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에너지경제전문가 최성희 교수, 새로운 경제학점 관점으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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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연구·노력하는 에너지경제전문가
새로운 경제학적 관점으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다


최성희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로 수많은 정책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숙의민주주의 현실화’의 사례로 평가받는 것이 있다. 바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이다. 지역·성별·연령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을 대표하는 시민참여단 471명 선정했고,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33일간의 숙의과정(공론화과정)을 진행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의 최종 결과를 떠나서, 숙의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 세계는 지금 탈원전 시대로 가고 있지만, 원전에 대한 입장과 생각은 저마다 다르고 학계에서도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었다. 특히 원전을 짓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공사 진척도가 30% 진행된 원전을 계속해서 짓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즉 탈원전 정책과의 경계에 서 있는 문제이기도 했지만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비용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애초에 어려웠다. 그럼에도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아니라 회의와 간담회 과정에서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에 학계와 언론에서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라 평가했다. 신고리 원전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이 되었지만, 앞으로도 이와 같은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장차 그로 인한 갈등은 계속해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위클리피플은 에너지경제전문가,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최성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에너지 시장 관련 정책을 분석하는 경제학자
최성희 교수가 에너지경제학 연구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2005년 박사학위를 받고 국책 연구원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합류하면서부터이다. 당시 국제석유시장을 보다 미시적이며 금융론적 관점에서 분석할 전문가가 필요하던 에경연은 최 교수에게 함께 연구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최 교수는 에경연의 제안에 매력을 느껴, 요청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후 최 교수는 에경연에서 국제유가분석, 석유기업전략, 석유안보정책 등을 연구하였다.

또한 최 교수는 에경연에서 세계석유장관회의의 대한민국 정부대표단으로 참석하기도 하였으며, 2008년 핵심국정과제였던 자원외교정책을 자문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실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 교수가 그 당시 연구했던 국제유가연구결과들은 이후 학문적 정리를 거쳐 2014년과 2015년 해외저명학술지인 Decision Support Systems와 International Journal of Oil. Gas, & Coal Technology 등에 출반되어 국제적 인정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최 교수는 경제학 분야 중 행동경제학적 관점을 접목하고, ‘시선추적기법’ 등을 통한 다양한 실험경제학적 기법을 통해 국내외 에너지 시장의 현상을 연구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시선추적기법, 에너지경제 분야의 유용한 방법론으로
“박사학위 과정에서부터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분야의 개척자인 클레어몬트 대학의 Paul Zak 교수의 지도로 경제적 인간의 의사결정 메카니즘과 실험경제학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키우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에너지 시장과 금융 시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수록, 인간이 언제나 완벽하게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이나 인지 능력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었는데요. 즉 ‘인간은 합리적이다’에서 출발하는 전통경제학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학적 관점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소위 인간의 ”한정된 합리성“에 기반을 둔 행동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2015~2016년 Paul Zak 교수의 도움으로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 경제학과의 방문학자로 초청을 받으면서, 자산투자모의실험이나 이익 극대화만이 아닌 사회문화적 특성에 반응하는 현상들을 다앙한 실험사례를 통해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행동경제학에 대한 개념을 핸드북처럼 핵심적으로 정리한 저서가 국내에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기간 동안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행동경제학 핸드북: 기초개념 정리 및 에너지 시장으로의 적용』이라는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에너지경제정책연구에 행동경제학적인 관점과 기법들이 왜 중요한가?”를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최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에너지 산업은 국가기간사업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에너지 정책은 국가주도의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운영되어 왔다는 것이죠. 그러나 세금이나 보조금과 같은 가격 정책이 아닌 실제 대다수 에너지 시장 참가자들의 인지적·심리적 특성이 반영된 비(非) 가격적 정책을 설계·운영하는 것이 높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비가격적 에너지자원절약 프로그램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보는 남자화장실 소변기 안에 그려진 파리 그림이 대표적인 에너지 자원절약 정책이다. 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정책으로, 사람들은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를 무의식중에 맞추려는 ‘심리적 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물이라는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벌금(세금)이나 보조금과 같은 가격적 정책 없이 단순히 파리 그림만으로 물이라는 자원 및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최근 저의 연구팀에서는 최근 행동경제학에서 활용하는 시선추적실험을 통해서 흥미로운 에너지 정책 유효성 관련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와 이웃집 전력 소비량을 비교하여 전력 소비절약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이러한 정보를 인지하고, 실제 절약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부터 선행적으로 조성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해외 선진국에서 성공한 사례라는 이유만으로 정부 주도의 조속하고 강력한 정책 수행만으로는 기대했던 효과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최 교수와 연구팀은 에너지 시장 연구에 있어서 위와 같은 시선추적실험을 최근 도입했다. 시선추적기법은 인간의 시선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1초에 50번 이상 피실험자의 시선을 추적하여 피실험자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인지실험기법이다. 또한 최 교수는 “사회과학연구에서 시선추적기법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에너지 시장에서 시선추적기법이 유용한 방법론으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에너지 시장의 전망
앞으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시장은 ‘에너지 전환’이 에너지 산업의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선진국의 많은 국가들이 ‘탈원전’으로 가는 추세인만큼, 대한민국 역시 탈원전 시대, 대체 에너지 개발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향후 20년간 적용될 최상위 정책계획인 제 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에너지발란스 구조에 커다란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시기에 국민들과의 소통 과정이 더욱 강력하게 요구될 것입니다. 신고리 원전 문제를 공론화했던 것처럼 다양한 에너지 이슈들이 다루어지겠지요.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은 앞으로 전력소매 시장의 개방을 통한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 요금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 단가의 격차를 완화시켜야 하는 과제와 가정용 태양열기기 보조금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이제 에너지 시장의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의 중요성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향후 에너지경제전문가를 꿈꾸는 미래의 청년들, 혹은 후배 에너지경제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최 교수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필요한 에너지경제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소수의 에너지 공급자 행태 분석 만큼 다수의 에너지 소비자들의 특성도 균형 있게 연구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특성(인지적·심리적)을 파악해야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에너지 공급 전략과 정책도 설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지대추구(rent seeking)를 멀리해야
경제학에서 쓰이는 용어인 ‘지대추구(地代追求, rent-seeking)’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부에서 자신의 몫을 늘리는 방법을 찾으면서도 새로운 부를 창출하지 않는 활동을 말한다. 즉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 기득권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지대추구를 멀리하고, 항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저에게 학문적 영향을 준 사람은 박사학위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Paul Zak 교수입니다. Paul Zak 교수는 소위 말하는 미국 대학교육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통 경제학자였습니다. 그런데 박사학위 이후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신경경제학을 새롭게 개척하는 ‘학문적 모험’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반면 정서적으로 영향을 준 사람은 제 아버지입니다. 돌아가시던 그 마지막 날까지 ”성희야, 창조적인 일을 하거라“라고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경제학자로서 지대추구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늘 생각만 하던 저에게, 이 두 분은 저를 다시 반성하게끔 만들어주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최 교수는 시선추적실험이 우리나라 경제학 연구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특히 에너지 경제 분야에서 유용한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척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 전했다. 덧붙여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추면서 다양한 공급구조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소비자의 만족도가 개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만들어지기 위해 연구와 정책자문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이처럼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경제학적 접근법을 통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최성희 교수. 위클리피플은 최성희 교수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에 귀를 기울여 본다.

profile
클레어몬트 대학 경제학 박사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부교수(학과장)
前 국무총리실 전문위원(에너지정책자문)
前 세계에너지장관회의 및 International Energy Forum (IEF) 정부대표단
前 에너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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