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를 준비하며 철학자 김형석 교수에게 인생의 길을 묻다

사진_김형석교수 인생강연 유튜브 캡처

백세시대를 준비하며

철학자 김형석 교수에게 인생의 길을 묻다 [리뷰]

[위클리피플 이경숙 기자] “아무리 40대라 해도 공부하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녹슨 기계와 같아서 노쇠하게 된다.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김형석 ‘백년을 살아보니" 中에서

요즘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그러나 100세를 넘어 사는 사람은 있어도 100세를 넘어서도 현역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만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1세기를 뛰어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경이롭다.

그러나 김형석 교수가 우리 사회에서 존경 받는 이유는 지금도 활발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계속하는 102세(만 101세)의 철학자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아마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보물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102세, 철학자가 살아온 길

1920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난 김형석 교수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철학과 교수 및 명예교수, 미국 시카고대와 하버드대 연구 교수 등을 역임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 운동기를 거치며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듣고 성장했고 윤동주 시인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그의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두 친구인 서울대의 김태길 교수, 숭실대 안병욱 교수였다.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렸던 이들은 반세기 동안 사랑이 있는 경쟁을 벌인 ‘축복받은 관계’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인촌 김성수 선생 다음으로 자신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이 두 친구였다고 한다.

돈보다 일의 가치가 중요한 30대~60대

김형석 교수는 30~60세까지는 일을 하며 일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간과하면 안 될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일을 할 때는 돈을 좇지 말고 가치를 좇아야 한다. 돈을 보고 일하면 돈에 해당하는 만큼의 이윤이 남지만, 가치를 추구하면 일이 또 다른 일을 낳고, 오히려 수입도 증가한다.” 또한 이 시기는 인간관계에 대한 학습도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과 만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현명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남을 헐뜯지 말고, 편 가르기를 하면 안 된다"며 "윗사람은 아랫사람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장 행복한 시기는 환갑부터

그는 “누가 나한테 묻기를 개인적으로 어떤 나이에서가 제일 행복하고 생산적이고 사회적 보람을 느끼며 살았냐고 물어보면 60-80세인 것 같다”라고 말한다. 즉, 60세 이후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동시에 열매를 맺는 시기이며 인생의 노른자에 해당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60살쯤 되면 철이 들고 내가 나를 믿게 된다. 75살까지는 점점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후로도 노력 여하에 따라 본인의 성취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환갑 이후에도 성장하기 위해선 계속 일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며 "배움이 있는 삶, 일하는 삶, 취미가 있는 삶이 있어야 뒷방 신세로 밀려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형석 교수의 102세 건강유지 비결

김 교수님은 평생 아침 6시 기상, 일주일에 이틀은 수영, 하루 한 시간씩 산책을 하는 기본적인 일과에다가 과식을 안 하고 소식을 하는데 쌀밥과 밀가루 대신 감자와 유유, 계란 등을 즐겨 매일 먹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수영을 하러 다닐 정도로 건강관리를 잘하는 그는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건강의 목적은 일을 하는 데 있다. 그래서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또 다른 건강비결로 낮잠과 과식을 삼가야 함을 말한다. 80세 중반 되면 위 기능이 약해져 영양가 있는 음식을 조금씩 여러 번 먹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인생 대선배로서 22세기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첫째, 시련을 극복하는 사람에게는 희망과 성공이 있고, 시련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모든 걸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시련 앞에 굴복하는 사람은 언제 어느 시대를 살든지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만을 위해 살 거나 이기적인 생활은 남는 게 하나도 없고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즉,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게 행복하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즐겁게 사는 게 행복하고, 장년기에는 성공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그의 나이에는 보람 있게 사는 게 행복하다며 “교육자로서 이웃에게 어떤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도 철학자로 살 것 같아요."며 웃음 짓는다. 102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 그의 지나온 100년보다 앞으로의 100세 인생이 더욱 찬란히 빛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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