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나은길외과 대표원장, 혈관질환 특화 의료서비스로 투석환자의 삶에 희망을 전하다

사진=김대환 나은길외과 대표원장

혈관질환 특화 의료서비스로
투석환자의 삶에 희망을 전하다

김대환 나은길외과 대표원장

투석은 일주일에 3번씩, 4시간 동안 수행되는 치료다. 일상생활에 제약이 크고 자율성도 감소하기에 투석 환자들은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암 이상으로 높아 ‘투석 선고’를 받았다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다. 그러나 겉으로는 장애 여부가 드러나지 않는 내부 기관 장애라 의료복지 서비스에서는 소외당하기 일쑤이다. 빠른 처치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응급실이나 대학병원 외래에서 처치가 늦어지는 안타까운 상황도 많다.

나은길외과는 이런 투석혈관 환자들만을 위한 투석혈관전문 병원이다. 투석혈관과 관련된 모든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해결해준다.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투석 환자들을 위로하는 것이 우선의 목표다.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의료기기를 갖추고 환자의 정서까지 어루만지는 진료 공간을 마련했다. 김대환 원장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에 더해 끊임없이 해당 분야를 연구하려는 열정 가득한 혈관외과 전문의다. 넘치는 에너지로 진료, 연구뿐만 아니라 학회 활동과 방송을 통한 소통에 매진하고 있는 김대환 원장을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박진아 기자

혈관 질환 치료·연구에 매진해온 혈관외과 전문의

김대환 원장은 혈관 질환의 치료와 연구에 매진해 온 혈관외과 전문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거친 뒤, 이식혈관 세부 전문의로 트레이닝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식 혈관외과 전임의사로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에서는 중환자의학 담당 교수로 환자 진료에 힘써 왔다. 대한외과학회, 투석혈관외과학회 등 여러 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왕성하게 초청 발표와 강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시술 5천례를 달성했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수행해 왔다. 투석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에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자 개원을 결심했다.

“투석 치료를 받는 사람이 국내에 10만 명, 서울경인지역만도 5만 명 이상입니다. 모두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죠. 그러나 내부 기관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지원에서 소외되곤 합니다. 중증질환임에도 대학병원에서는 또 시급하고 위중한 질환이 아니라 의료현장에서 종종 간과되기도 해요. 투석환자를 위해 위로가 되고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줄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나은길외과의 인테리어는 환자를 향한 촘촘하고 따스한 배려가 담겨 있다. 사전예약제로 다른 환자들과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하고 대기실 공간도 화분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보장한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기 위해 곳곳에 초록 식물들이 가득했다.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편했으면 한다는 소망으로 진료실과 대기실 의자 하나까지도 신경 써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고도화된 의료기기를 갖추는데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의료정밀 회사 GE사의 혈관조영술 장치(C-arm One CFD)을 도입했다. 혈관조영술에 있어 중요한 장비로,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기기다. 이 외에도 중재시술 전용 침대와 혈관전용 초음파장비(VERSANA Premier, GE) 등을 갖췄다. 혈관질환에 특화된 병원을 개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의학의 발전으로 고급 장비들이 소형화 된 덕분이라고 전했다.

사진_2023년 신장장애인 건강, 생활 강좌

연구와 수술에서 찾은 ‘재미’와 ‘보람’

대한민국 혈관세부 전문의의 수는 극소수뿐이다. 김 원장의 면허증서에는 혈관 세부(분과) 전문의 면허번호 102번이 새겨져 있었다. 단 100명 안팎의 의료진만이 혈관질환을 다룰 수 있다는 얘기다. 5년 사이에 비슷한 클리닉이 급속하게 늘었음에도 전국적으로 스무 개도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이식혈관외과는 ‘3D 중에서도 3D(Danger, Difficulty, Dirty)’라고 불리며 외과 중에도 기피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힘들고 어렵다며 피하는 이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 원장의 답은 ‘재미’와 ‘보람’이었다. 다른 외과 분야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결과를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앰뷸런스에 실려 온 환자를 두 발로 걸어 나가게 하고, 수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데서 오는 보람이 컸습니다. 다른 외과 분야에 비해 수술성공률도 높은 편이고 후유증도 적기도 하고요.”

또 다른 이유는 학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세계적으로 혈관의학은 한국전쟁 이후로 의학계에 등장했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고, 그렇기에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한 영역이라고. 현대의학이 밝혀내지 못한 숙제를 한 아름 안고 있는 분야에서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 밝혀가는 과정 자체도 재미있다는 고백이었다.

“혈관 수술이 가능해지려면 2가지가 필요합니다. 혈관은 꿰맬 수 있는 작은 실과 바늘, 그리고 수술 동안 혈관을 잡을 수 있는 도구입니다. 지혈할 수 있을 정도로 누르되 혈관을 손상하게 하지 않을 특수한 기술력이 필요하죠. 한국전쟁을 계기로 이런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데요. 여전히 굉장히 빠르고 치열하게 발전하는 분야입니다. 3-6개월만 학회에 오지 않아도 트렌드에 뒤처진다고 할 정도죠. 의사들 간에 선의로 논쟁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혈관질환의 대중적 관심 이끌기 위한 노력

아직 미지의 세계인 혈관외과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김 원장은 연구 활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SCI급 논문 8편을 비롯해 다수의 논문을 작성한 바 있다. 개원 후에도 연구를 향한 열정으로 얼마 전 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공유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1년에 한두 차례씩은 의료진, 환자들을 위한 강연을 진행하며 교육 책자를 만들어 배포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을 추동하는 것은 ‘호기심’이다. 모르는 것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는 것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넘치는 에너지로 진료 외에도 연구, 학회활동,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에도 열중한다. 혈관질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상식처럼 대부분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도 수년 전만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중을 위한 교육이 꾸준히 이뤄졌기 때문에 관심이 증대되고 예방 효과도 높아진 것이에요. 따라서 혈관질환 역시 대처법, 치료법, 좋은 의료기관 선정 방법 등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투석혈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정보를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서도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갈 예정입니다.”

투석환자에게 전하는 희망과 용기

김 원장은 보라매병원 재직 당시 70세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신장 두 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양측 신장 동시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고령이었으나 다년간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례였다. 김 원장은 이후 이 환자의 변화된 삶에 대한 후일담을 덧붙였다.

“이 고령의 환자분은 2019년 수술 이후 지금까지도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원래는 짜증이 많던 환자였는데 이식을 통해 삶이 완전히 달라지셨어요. 이 환자분처럼 치료의 결과로 삶이 변하고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투석환자들이 이식을 받게 되면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삶의 질이 확실히 나아지거든요. 치료받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었던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전한 말이 큰 위로가 되었던 에피소드도 전해주었다. 한 환자에게 투석선고를 내리면서 으레 하듯이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다. 투석 후 많은 환자가 받기를 잘했다고 이야기한다’라고 확신을 주었던 것이 환자에게는 삶을 뒤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투석해야 한다는 사실에 삶을 비관하고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던 환자였으나 긍정적으로 단언하는 말에 마음을 바꿨다고 고백해 왔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 사례를 통해 자신이 하는 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투석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앞으로도 희망과 용기를 계속 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의학은 의사가 환자를 위로하고 돕는 과정

김 원장은 환자 중심의 치료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의학은 ‘의사가 환자를 위로하고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의료가 단순한 공산품으로 인식되는 현실에 대해 경계를 표했다. 요즘에는 의학계에서도 결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의료행위는 불완전한 인간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행하는 선의의 행동입니다. 현대의학이 제공한 근거를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순간, 의료행위는 완결되는 것이죠. 이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의료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의료진이 스트레스로 필수과를 외면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롯이 좋은 의도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행동했다면 결과에 대해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진_MBC기분좋은날, 나은길외과 제공

또 하나, 의사로서의 성장과 터닝 포인트가 된 부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외과 의사로서 생명을 살리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했습니다. 한때는 제가 마치 대단한 사람인 양 오만한 생각을 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환자는 수술이 성공적이더라도 살지 못하거나,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불안해한 환자들도 살아나간 경우가 쌓여갔어요. 저는 그저 부족한 인간일 뿐이며 환자의 운명은 그 이상의 힘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술 하나 해주는 것으로 사람의 수명을 결정짓는다고 여겼던 것은 착각이다. 의사란 정해진 정답을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로는 자만심은 버리고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워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의학의 목표는 가끔 치료하고, 자주 도와주고, 언제나 위로하는 것이다’ 김대환 원장은 의사로서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닥터 트뤼도(dr.Trudeau)의 말을 인용했다.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를 위로해 주는 사람이기에, 증상보다는 ‘환자’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의학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김대환 원장이 전하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가 투석환자에게 가 닿기를 바란다. 사진제공_나은길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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