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거승 삼육서울병원 병원장, ‘함께를 강조하며 소통하는 리더’ 지역사회 의료공헌에 힘쓰다

사진=양거승 삼육서울병원 병원장

‘함께’를 강조하며 소통하는 리더
지역사회 의료공헌에 힘쓰다

양거승 삼육서울병원 병원장

삼육서울병원은 올해로 개원 115주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 전신은 1908년, 의료선교사 노설(R.RUSSELL)부부가 평안남도 순안에 개설한 ‘순안진료소’다. 1936년 현 부지로 이전한 후 2009년 서울위생병원에서 삼육서울병원으로 개칭했다. 한 세기가 넘는 역사와 대통령 주치의를 배출한 전통으로 수련교육과 인간존중 원칙의 진료, 건강예방교육에 앞장서 왔으며, 국내 최초 미국식 인턴교육을 시작하여 인턴과 레지던트를 교육시키고 있다. 5만여 평의 부지에 본관과 생활의학연구소, 산후조리원, 삼육치과병원, 노인전문요양시설 유자원, 장례예식장 추모관 등이 자리 잡고 의료와 복지가 연계된 의료 복지타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원 115주년을 맞아 2023년 내건 슬로건은 ‘함께 치료, 함께 행복’이다. 치료와 행복보다는 ‘함께’라는 단어에 방점을 두고 있다. 환자와 함께 마음을 모아 병을 이겨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의료인의 시술만 강조한 ‘진료’라는 단어보다 ‘치료’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삼육서울병원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19 확진 노인 환자와 함께 화투를 치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삼육서울병원의 정신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의 행복을 위해 의료혁신에 나서고 있는 삼육서울병원의 양거승 병원장을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박진아 기자

가장 일하고 싶은 병원, 가장 치료받고 싶은 병원

삼육서울병원은 421병상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120여 명의 의료진, 400여 명의 간호사 등 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28개의 진료과와 11개 전문 진료센터를 설치 운영 중이다. 적정성 평가에서도 꾸준히 1등급을 획득하며,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재단의 병원으로서 지속해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 왔다.

‘최상의 진료, 선교, 교육을 통하여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발한다’라는 미션에 따라 병원 내외 봉사 및 해외 봉사를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전 직원이 배정된 입원 환자를 방문해 소통하는 ‘환우 사랑 돌보미 활동’이나 입원환자, 보호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발 마사지 봉사’가 대표적이다. 동대문구에 있는 의료기관으로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와 건강상담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삼육서울병원은 ‘사랑으로 뭉친 병원’입니다. 직원들도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낀다고 얘기합니다. 의료진의 시술 능력은 기본이며 지역사회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고민하는 마음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습니다. 병원과 연결된 산책로도 주민을 위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쪽 경관이 상당히 좋거든요. (웃음) 수익보다는 지역사회의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35년 경력, 만 명 이상 아이의 출산 도와

양거승 병원장은 35년 경력의 산부인과 전문의다. 새 생명이 건강하게 탄생할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지금도 여전히 야간 분만과 수술을 진행한다. 병원장이기 이전에 산부인과 의사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새벽 3시까지 수술해도 평생 아침 출근 시각에 절대 늦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자부심이기도 하다. 정확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만 명 이상의 아이를 받았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상당히 많다.

“제가 분만을 도왔던 아이가 성장해서 지금 수술 방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동료가 되기도 했지요. 제가 받았던 아이가 다시 엄마가 되는 순간을 함께 하기도 했고, 엄마, 아빠에 이어 아이까지도 출산을 도운 대단한 인연도 있습니다. 5명의 아이의 출산을 모두 도와주었는데, 얼마 전에 또 여섯 번째 아이를 임신해 찾아온 산모도 기억에 남네요. 병원에서는 축하의 의미로 산후조리원 비용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의대생이 산부인과 지망을 기피하는 현실에는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출산율이 급감하는 데다가 밤 근무의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양 병원장은 “한 달에 150명 이상의 아기를 받았던 예전과는 다르게 1년에 분만하는 환자가 150명일 정도”라며 저출산의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분만 케이스 자체가 감소하면서 교육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외국 인력이 분만을 담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병원은 사실 좋은 일이 많은 곳은 아니잖아요. 아플 때나 찾는 장소이니 오히려 오기 싫은 장소죠. 그런데 유일하게 산부인과는 기뻐서 오는 곳이에요. 그리고 치료받고 나갈 때는 ‘아이’라는 하나의 큰 기쁨을 더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잖아요. 부인과의 경우 기술 발달로 로봇 수술도 활발하지만, 분만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아요. 현재 산부인과를 전공하고 있는 후학들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이런 기쁨을 함께하는 역할을 다했으면 합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리더십

양거승 병원장은 ‘소통’을 가장 중시하는 리더다. 그의 방은 항상 열려 있다. 누구나 서슴없이 찾아와 이야기 하라는 의미다. 병원장실 한편에는 직원 500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휴가였던 직원들까지 전부 모이고 크레인을 동원해서 찍은 귀한 사진이다. 가보로 물려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삼육서울병원의 직원들을 향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주일에 두 번은 병동과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다.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만 직원들의 불편한 사항이나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요구사항을 들은 이후에는 빠르게 가능 여부를 알려줌으로써 불만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조직의 발전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병원의 직원들은 20대 초반부터 70세까지 총 5세대가 있어요. 이제 저도 은퇴 나이지만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소통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식하면서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가 어려운 문제잖아요. 누구나 서슴없이 다가와서 얘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세대가 어우러져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직원 생일에는 직접 손 편지를 적어 전달한다. 글은 물론이고 생일 카드의 그림 역시 직접 그린다. 한 달에 많게는 백이십 명 정도의 직원에게 편지를 적는다고 한다. 직원들을 한 명 한 명 챙기며 기억하기 위해서다. 전 직원 초상화 그려주기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그려준 직원이 200여 명 정도인데 임기 동안 전 직원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초상화를 그려 선물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소통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병원장이 그냥 내려와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하면 부담스럽잖아요. 그런데 카톡으로 그린 얼굴을 전달하면서 ‘그림이 만족스러우면 병원장실로 내려 오세요’라고 하면 직원과 이야기 할 기회를 만들 수 있거든요. 농담으로 은퇴 후에도 병원 한구석에서 초상화를 그리고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모델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저는 직원들이 모두 모델이 되어 줄 테니 좋은 셈이죠. 이 외에도 병원과 지역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것이 소박한 목표입니다.”

직원 간 친목 도모와 상호소통을 위해 직원 수련회의 형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4개의 부서(진료부, 간호부, 진료지원부, 행정부)별로 진행되던 것을 여러 부서를 통합해 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파트가 아니면 다른 직원들과는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름만 보고 모르는 사람이니까 어색해하기도 하지만 함께 식사하면서 친해지게 되죠. 업무하는 데 있어서도 다른 부서의 사람과 친분이 쌓이면 불가능하다고 할 일도 조금 더 노력하게 되고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건강 위해 긍정과 운동이 중요

양거승 병원장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한 키워드로 긍정적인 마인드와 규칙적인 운동을 꼽았다. 스스로도 매일 아침 새벽 5시에 기상해 병원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적어도 만 보 이상은 걷고 있다고.

“평균적으로 여성은 90세, 남성은 80세 이상까지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건강 검진입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트레스와 마음의 건강 문제는 육체적인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운동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집에서 운동하기가 어렵다면, 걷기를 추천합니다. 매일 적어도 1만 보를 걷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최우선입니다. 한 가지 종목을 정해서 운동 습관을 만들고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삼육서울병원은 19대 병원장인 양거승 병원장을 주축으로 향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신관 건축도 본격화했다. 만 평 정도의 규모로 3년 이내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과거와 달리 다양해진 의료수요에 대응하고 의료서비스품질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랜 전통과 함께 우수한 의료진, 첨단시설로 의학을 선도할 삼육서울병원의 미래를 더욱 응원해 본다. 사진제공_삼육서울병원

삼육서울병원 연혁

1908 평안남도에 순안진료소 시작, 노설(Riley Russell, MD)의사
1920 순안병원 증축(건평 60평 2층)
1929 미국 의료선교사 류제한(柳濟漢 George H. Rue)박사 순안병원장 임명
1936 (現 장소) 동대문구 휘경동에 경성요양병원 신축 개원 | 위생병원 부속 간호원 양성소(현 삼육보건대학교) 개원
1947 류제한 박사 병원장으로 재취임, 경성요양병원을 서울위생병원으로 개칭, 수련병원으로 INTERN 교육 실시
1948 류제한 박사 이승만대통령 주치의로 위촉 및 美 대사관직원, 재한 외국인 건강관리 지정병원 위촉
1951 임시 수도 부산에서 서울위생병원 분원 부산위생병원(현 삼육부산병원) 개원, 전쟁고아 13명으로 600병동에서 성육원 시작, 52년도에 류은혜(柳恩惠 Grace Rue)원장 취임
1954 류제한 박사 문화훈장 수여 및 이승만 대통령 감사장 수여
1957 수련의 교육병원으로 인가 및 美 대사관 비자신청 X-ray 촬영병원 지정
1960 치과 개설, 미국 치과 의료선교 의사 왈렌(Dr. J. R Wahlen) 내한
1966 비영리기관으로 개설허가(21호),(57실 125병상)
1969 낙도주민을 위한 수륙양용기 ‘천사호’라는 이름으로 취항식
1972 서울위생병원 부설 5일 금연학교 개설
1976 서울위생병원신축 준공식 및 서울위생병원 설립 40주년 기념행사
1983 대전위생의원 개설
1984 광주위생의원 개설
1985 서울위생병원 증축 준공식 거행(406병상)
1993 유니세프 한국 대표부로부터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임명됨
2008 실비노인전문요양시설 유자원 개원(120병상 규모)
2012 제11회 한미 참의료인상 수상
2013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인증 획득
2016 보건복지부 2주기 의료기관인증 획득
2018 의료선교 110주년 기념식 및 비전 2030선포식
2019 제8회 인구의 날 기념 저출산 극복, 임신출산양육지원, 일과 생활 균형에 대한 공적분야 대통령 표창
2020 보건복지부 3주기 의료기관인증 획득
2021 전국여성대회 용신봉사상 수상, 앱 어워드 코리아 2021 대상 수상, 올해의 앱<생활서비스 분야 병원 부문 대상>
2022 제11회 인구의 날 국무총리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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