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찬 뿌리병원 대표원장, 인류애를 실천하며 지역민 위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다

사진_차영찬 뿌리병원 대표원장

‘인류애’를 실천하는 관절전문병원
지역민 위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다

차영찬 뿌리병원 대표원장

100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관절 치료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80세 이상 노인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이 나이에 무슨 수술이냐?’며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90세 환자가 직접 ‘수술받겠다’며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만큼 관절 건강이 노년기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고도화된 관절 치료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관절 분야 전문병원 자격을 가진 의료기관의 수는 수도권에 집중된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까지 ‘원정’ 가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가까운 곳에 마땅한 의료기관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기도 한다. 차영찬 대표원장은 청주·충북지역 환자들이 서울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고, 2016년 청주의료원에서 함께 일했던 이신노 병원장, 이현철 대표원장과 함께 관절 분야 전문병원인 ‘뿌리병원’을 개원했다. 뿌리병원은 개개인의 상태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고, 지역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충북지역 대표 관절전문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취재·글_김진욱 기자, 김유진 기자

지역민을 위한 관절전문병원

뿌리병원은 올해로 개원 8년 차를 맞은 관절 척추 병원이다.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 및 관절 분야 전문병원 자격을 획득했고, 3년 연속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선도병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무릎 인공관절 분야에서 충청지역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 500례를 달성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여 선도하고 있다. 환자들이 수도권까지 가지 않아도 무릎 및 고관절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을 뿌리병원에서 해결해 주는 것이 목표다.

“수도권에는 관절전문병원이 꽤 있지만 지방에는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의료 인력이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죠. 관절질환에 있어서만은 청주·충북지역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해서 두 분 원장님과 함께 뿌리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수술은 물론이고 약물, 주사, 재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의사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죠. 실력 있는 후배들을 계속 섭외해서 훌륭한 의료진을 구성하고, 척추분야와 근골격계까지 각 분야별 협진을 통해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차 원장은 무릎과 고관절 세부 전문의로서, 5000례 이상의 인공관절 수술을 하였으며, 특히 로봇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수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았던 시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해외 학술 세미나에 참석, 충청지역에서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작했다. 뿌리병원은 미국 본사와의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최근 아시아 지역 NAVIO 로봇 교육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절은 평생 관리해야 하며, 한 번만 치료받으면 평생 문제없이 유지되는 게 아니라 언제든 다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부위입니다. 따라서 예방과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지역 내 가까운 곳에 믿을 만한 의료기관이 없으면 관절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워집니다. 또 관절전문병원에 방문하면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걸로 알고 겁을 내는 환자들이 있는데, 뿌리병원은 수술적 치료 이외에도 약물 및 주사, 재활치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릎이나 고관절 질환에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때도 환자 각각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수술법을 선택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사람에 비해 더 정확해서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절개범위도 줄일 수 있어 회복 기간도 크게 줄어든다. 차 원장은 정형외과 분야에서 로봇수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관절전문병원의 취지에 맞게 줄기세포 치료 등 최신 의료기술을 앞장서서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의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인류애’

차 원장은 의대 인턴 시절 정형외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세 곳을 두고 전공을 고민했다. 내과 의사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진짜 의사처럼 보이기도 했고, 말이 많지 않은 본인의 성격상 마취통증의학과가 적성에 맞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정형외과를 선택했던 이유는 치료 과정의 대부분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액티브하고 다이내믹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에도 잘 맞았다. 정형외과는 뼈를 다루기 때문에 마치 공구처럼 생긴 다양한 수술 장비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를 차 원장은 ‘가끔은 공학계열 엔지니어가 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형외과를 고려하는 예비 전공의라면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지 참고해 봐야 할 부분이다.

다행히 본인과 잘 맞는 전공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자질이 더 필요하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가보지 못한 길이라도 기꺼이 개척하겠다는 도전정신,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려는 자세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차 원장은 평소 “의사는 인류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수술 실력이 뛰어난 의사라 하더라도 인류애가 없으면 좋은 의사가 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의사가 환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지 않고 본인 입장만 생각하면 둘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수술 등 과잉 진료를 하거나,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만족하지 못해 결국 분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 가족이 치료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의사와 환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뿌리병원을 개원할 때 세 가지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첫 번째는 청주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닌 지역 토박이로서 환자 전부를 지인 및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진료하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환자들이 서울에 있는 병원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못 해서 어쩔 수 없이 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장비, 치료, 수술 수준 모든 면에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환자들이 보지 않는 곳일수록 더 신경 쓰자는 것입니다. 당장 환자들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하면 당장 티는 안 나더라도 언젠가는 알아보기 마련입니다. 의사라면 환자를 대할 때 내 가족이 치료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최근 입시 시장에서 의대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의대를 지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형외과는 전망이 밝아 의대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에 대해 차 원장은 “자기 능력의 100%를 의대 진학 시험을 위한 지식 획득에 쏟아부어 의사가 된다는 것이 정말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성적만큼 도덕성, 사명감, 봉사와 희생정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후배들에게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알고, 환자의 마음을 같이 공감하고, 나아가 인류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함양하는데 많은 시간과 경험, 노력을 들여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모든 걸 갖춘 의사가 되긴 쉽지 않겠지만, 우리 젊은 후배 의학도들은 가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역민 건강을 책임지는 랜드마크 병원으로

정형외과 의사로서 살아온 지 22년 차가 된 요즘, 차 원장은 스스로 환자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과거에는 보다 의학적인 관점에 치중해 ‘어떻게 하면 수술을 잘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수술 외의 방법으로도 해결해 보자’는 유연성이나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관절질환 예방법, 체중관리법, 운동법 등을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이러한 변화로부터 시작된 일이다.

“정형외과 질환의 대부분은 퇴행성 질환입니다. 퇴행성이라는 것은 정도의 차이일 뿐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구나 조금씩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요, 얼굴의 피부 상태처럼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 다다라 통증이 발생하면 그제야 관심을 갖고 병원을 찾게 되는 거죠”

차 원장은 퇴원하는 환자들에게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한다. 관절질환은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데, 나았다고 생각해 마음을 놓는 순간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관절에 무리를 주는 나쁜 습관은 개선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차 원장 본인도 체중 감량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체중 감량해 보세요”라는 말을 하기 위해 바디 프로필을 목표로 운동을 하고 평소 친한 동료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성공적으로 바디 프로필 촬영을 마친 바 있다.

사진=첼로병원 강민호 원장, 뿌리병원 장철영 원장, 뿌리병원 차영찬 원장, 대전성모병원 정재중 교수

“특히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정형외과는 퇴행성 질환 말기 수술이나 여러 가지 재활로 도움을 많이 드릴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증으로 고생하시던 분이 나아져서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의 뿌듯함이란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기쁨이죠. 물론 힘든 일도 있고 다짐이 흐릿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항상 초심을 되새기며 지역민들 곁에 100년 넘게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는 뿌리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차 원장의 꿈은 뿌리병원이 100년 후에도 청주지역 대표 관절전문병원으로 남아 있는 것, 지역민들의 신뢰를 받고 건강을 책임지는 랜드마크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뿌리병원이 오랜 시간 청주·충북지역 주민들 곁에 머물며 지역민 삶의 질을 높여주길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_뿌리병원

profile

청주신흥고등학교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충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서울 아산병원 정형외과 임상강사
前 청주의료원 정형외과 과장
충청북도 의사회 보험이사
現 뿌리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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