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옥 서원대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푸드테크를 이끄는 외식산업 전문 인재 양성하다

사진_이원옥 서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미래 신성장동력 ‘푸드테크’를 이끄는
외식산업 전문 인재를 양성하다

이원옥 서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는 ‘미래 성장산업’을 향해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외식산업에 대한 환경적인 변화, 대체 식량에 관한 문제 등으로 인해 ‘푸드테크(FoodTech)’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푸드테크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과 관련된 산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의 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뜻한다.

기존 식품산업이 집중해온 개량과 생산에서 나아가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판매 등 전 과정으로 범위가 확장되는 오늘날, 관련 교육 역시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마인드가 필요할 터. <위클리피플>은 서원대학교(옛, 청주사범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이원옥 교수를 만나 외식조리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일의 기쁨과 미래지향적인 태도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메시지를 두루 얻어보았다.
취재·글_김진욱 기자, 윤혜은 기자

외식산업 전문 인재 양성에 주목하다

서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기조로 삼으며 외식조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학부는 호텔 조리전공과 디저트·식음료 전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조리 파트에서는 한식, 일식, 양식, 중식을 다채롭게 실습하고 디저트 및 식음료 파트에서는 제과제빵부터 시작해 초콜릿과 커피, 와인, 음료브루잉, 티 까지 디저트 전반에 대한 식견을 두루 넓힐 수 있다. 특히, 조리와 디저트·식음료를 세분화하여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원옥 교수는 서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를 소개하며, 복수 전공과 교직 이수가 가능하며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강조하면서 급변하는 시대에 꼭 어울리는 외식 수업을 하는 학부라고 말했다.

“어느 조직이든 문화가 존재하잖아요. 저희 호텔외식조리학부는 교수와 학생들 간의 관계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어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교육을 거치면서 진로뿐만 아니라 개개인 내면의 고민을 상담하며 전인적인 교육에 대한 시간도 부쩍 늘리고 있죠. 저희 학부는 관련 자격증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수업과 하나하나 연결하고 있지는 않아요. 자격증 취득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나 다양한 진로영역 탐색을 위해서 비교과프로그램, 교내 교육혁신원 및 취업상담센터와의 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직접 학습도구를 만들어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서로를 가르치며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죠. 자기 전공에 대한 주도적인 탐구가 가능하게끔 지도 교수들이 돕고 있고요. 학생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고 교수가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이랄까요. 평소에 교수와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많이 대화하고 학년 간에도 교류하며 배워나가는 등 돈독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실습과 관련된 대회에서의 입상도 중요하지만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참여도 함께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분야를 경영적, 예술적 마인드 등 다양한 입장과 시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경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의 변화에 감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험을 꾸준히 했으면 해요. 예컨대 미래 식량난을 고려하여 곤충을 활용한 대체 식품 관련 연구나 사회현상을 반영한 밀키트의 대중화, 메타버스 가상현실을 활용한 외식창업 등을 탐구하는 일이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조리를 한 번 할 때에도, 이론과 원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행하는 쪽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꾸준히 시대와 호흡하며 새로운 성취감을 얻으려면 여러 자극과 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함께 연구해나가고 싶어요.”

끊임없이 나아가는 진중한 교육자

방학 특강은 물론, 학기 중에도 강의실 밖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은 곧 그만큼 학부에 대한 교수진들의 애정을 나타낸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 교수 본인 역시 외식산업 분야의 전문가이기 이전에, 다양한 연구 논문 활동과 더불어 각종 대외활동 등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관광경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외식산업과 관련된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는 마케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일찍이 빅데이터 공부에 발을 들였다는 고백이 놀라웠다.

“몇 년 전만 해도 빅데이터는 관련 전공자들만 모이는 분야였어요. 설문과 통계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연구들인 만큼 제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그래도 적용할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죠. 배움에 대한 호기심도 컸고요. 외식산업 분야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여러 분야와의 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내고 싶어요.”

근황이 덧붙여질수록 자신의 선택에 대해 끝없이 응답하며 나아가고 있는, 삶을 향한 이 교수의 진중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쯤 되니 그의 ‘최애’ 관심분야가 궁금해졌다. 이 교수의 주 종목은 와인으로, 시작은 와인 아카데미였지만 종래에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에서 와인 특별과정과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가진 WSET를 공부하면서 자신의 큰 자산이 되었단다. 당시의 ‘와인 비전’ 대표와의 인연 덕분에 와인을 곁에 보다 가까이 둘 수 있었다고. 식음료 서적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지는 구르망 요리책 경연대회에서 공동 지필로 음료관련 교육 서적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와인을 향한 애정을 이어가면서 행운처럼 이어진 일들도 있었다.

“덕분에 세종대학교에서 시간 강사로 활동할 때에도 와인 과정으로 인기를 얻었죠. 대전 시민대학교나 평생 교육원 등 와인과 관련된 자격 과정을 운영하고 각 지역민들과 교류했던 시절이 생생해요. 글로벌 공통 식문화인 와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건전하고 멋진 라이프스타일과 매너 등을 배워나가며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교류의 장이 되어주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어요.”

이 밖에도 그는 케이에이엔터테인먼트와 함께 5성급 호텔에서 외국인 뮤지션들과 오디션을 진행했던 일을 회상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좇은 끝에 만난 즐거운 추억을 두루 회상했다. 와인 못지않게 이 교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음악과 미술이다. 클래식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선호하는 덕분에 수업 시간에도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며 쉬운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단다.

학생들의 관심사를 좀 더 이해하고픈 마음과 동시에, 연구를 위해 늘 무언가에 몰두해 있다 보면 멍해질 때가 있는데, 그때 음악이 주는 위안이 있다고. 미술은 외식분야에 있어서 색감과 디자인의 감각을 일깨워주기에 창의적 감각을 강조한다. 시간이 되는 대로 작품들을 감상하며 내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교수의 일상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보다 건강한 스승으로 학생들 곁에 머물기 위해 윈드서핑이나 스키 등을 배우면서 체력 관리와 더불어 자기관리의 트렌드까지 경험하고 있다는 말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함께일 때
나아갈 수 있는 외식산업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외식산업은 이미 배달을 넘어서 드론이 등장하는 등 로봇 서비스 기반의 산업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개인의 주방은 축소되고, 가정에서의 요리 역시 간소화되리라 짐작해 본다. 이는 배달 전성시대를 공고히 하면서 1인 가구를 위한 밀키트 등 외식산업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자리 잡게 만드리라.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환경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친화적인 서비스가 고도로 발달될수록 친환경에 대한 고민은 더 격렬히 계속되어야 합니다. 기후 위기, 식량 부족으로 인한 미래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산업 분야가 필요할 테고요. 저희 학부 역시 대체 식품들의 개발, 바이러스 걱정 없는 스마트팜 등 전염병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웰니스 라이프를 상상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의 현재는 늘 확장되어 있다. 오늘에 충실하고자 하는 활동들은 하나같이 미래에 부치는 편지처럼 성실하고 살뜰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제자들에게 ‘호텔외식조리학부인데 왜 내가 이것도 공부를 해야 하지?’라고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 말엔 전통적으로 고정된 학습, 스펙에 연연하기보다 지금 좋아하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해 보라는 제안이 담겨 있다. 로봇과 경쟁해야 할지도 모를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음식, 나만의 외식 연출을 가능케 할 창의적인 상상력이 필요할 테니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저는 늘 내가 아이들에게 교육을 잘 하고 있는 걸까, 교육자로서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나 끊임없이 점검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지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한 걸 보면, 교수라는 직업이 참 힘들구나 싶어요.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운명이니까요. 학생들에게 항상 말해요. ‘나도 아직 공부하고 꿈을 꾸고 있다’고요.”

끝으로 이 교수는 처음 서원대학교에 왔을 때, 총장님으로부터 들었던 조언을 항상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많이 칭찬해 주세요.” 강의실 안에서도, 밖에서도 잊지 않으려고 하는 한 마디. 칭찬을 발견하는 교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이 인상 깊었다. 아이들 각자 자신만의 인생을 잘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교육자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단지 취업을 목표로 하는 삶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따뜻하고 단단한 시간을 만들어나갈 그의 연구실에 오래오래, 불이 밝혀져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제공_서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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