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 웰케어클리닉 대표원장,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미래의학을 선도하다

사진_김경철 웰케어클리닉 대표원장

현대인을 위한 ‘예방의학 클리닉’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미래의학을 선도하다

김경철 웰케어클리닉 대표원장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는 말이 있다. 병에 걸리고 나서 치료를 하기보다, 미리 병을 예방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이는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코로나 팬데믹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이 질병예방과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서울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웰케어클리닉은 미리 질병에 대비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증진 클리닉이다. 예방의학은 물론 유전체 검사, 빅데이터 분석 등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미래의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경철 웰케어클리닉 대표원장은 청담동 차움 병원과 판교 차의과대학 차바이오 연구소에서 일하며 유전체 임상 경험을 쌓았고,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유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질병을 미리 예측하려면 유전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래 의학에 관심이 많은 의사들과 의료 기업을 연결하는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앞으로 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하고, 의사들이 급변하는 의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위클리피플>은 국내 미래의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김경철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글_김진욱 기자, 김유진 기자

현대인을 위한 예방의학 클리닉

현대인들은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신체 컨디션이 저하되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운동 부족,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영양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신체 건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질병에 걸리기 쉽고, 노화 속도도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가운데 웰케어클리닉은 ‘예방의학 클리닉’으로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다양한 임상 데이터와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영양 치료, 항노화 치료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바쁜 현대인들의 근본적인 삶의 밸런스를 찾아주고, 나아가 질병을 미리 예방할 힘을 키워준다.

“최근 병원과 기업에서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질병에 걸리고 난 뒤 치료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이죠. 치료 중심 현대의학과 더불어 예방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겪으면서 건강 증진 클리닉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웰케어클리닉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웰케어클리닉은 뚜렷한 병명을 지닌 환자가 아니라, 평소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주로 몸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통증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환자, 병원과 한의원 등에서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았음에도 특별한 병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들이 찾아온다.

예를 들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환자의 경우, 생활 패턴을 살펴보고 어느 부분에서 밸런스가 깨졌는지 파악한다. 노화현상에 따라 호르몬 균형이 무너졌다면 호르몬제가 필요하고, 자율신경 기능 부전증을 겪고 있다면 약물치료나 운동치료를 해야 한다. 단순히 수면제만 처방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치료 효과를 보면서 웰케어클리닉에 대한 입소문이 퍼졌고, 타 지역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등 유입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으로 ‘백 세 인생’ 기반 다져

인턴 시절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때, 김 원장은 인기 있는 과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의학과를 선택했다. 가정의학과는 동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장기에 대한 지식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각각의 지식을 통합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모든 신체 기능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전문가는 한 우물만 판다고 생각했다면, 요즘 시대에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넓게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마음이 편해야 잠을 잘 수 있고, 잠을 잘 자야 장이 좋아집니다. 신체가 어느 하나 연결되지 않은 게 없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가정의학과가 아니더라도 장기를 통합해서 환자를 이해하고 진료하는 의사가 많아질 겁니다.”

김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항노화 기능의학을 공부했고, ‘영양유전체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이란 음식에 들어있는 성분이 인체의 유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김 원장은 미국 영양유전체학의 대가 ‘호세 오도 바스’에서 메일을 보냈고, 국내 최초로 영양유전체학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보스턴으로 건너가 2년 동안 유전체 연구를 하며 새로운 분야에 눈을 떴다.

“‘유전체, 다가온 미래 의학’이라는 책을 집필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 많은 사람들이 유전체 분석을 하게 될 거라 예상했습니다. 기술 발전 덕분에 자신의 게놈(genom)을 더 쉽고 다양하게 알 수 있게 됐고, 비용 또한 저렴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진료실에서 유전체 검사를 많이 하는데, 지금까지 약 1만 건 정도 처방을 했으니 아마 이 분야에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입니다.”

유전체 검사란 유전자형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질병 위험도를 미리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유전체 검사를 받은 환자들은 이전에 비해 더 열심히 운동을 하는 등 미래에 예상되는 질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 밖에 마이크로바이옴, 항노화 기능의학 검사, 텔로미어, 각종 디지털헬스케어 장비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 등이 모여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디자인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제 꿈은 두 가지 입니다. 유전체 기반으로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기여하고 (이는 저도 연구에 참여한 액체생검 기술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김 원장은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를 하는 것 외에도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정부 과제에 참여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 국민들이 건강한 백 세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김 원장은 “질병의 조기 발견, 그리고 질병을 예방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의사로서의 삶에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플랫폼 운영 등 새로운 도전에 박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빅데이터 분석이 꼽힌다. 의료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사들도 빅데이터를 해석하고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앞으로 의료 서비스가 더욱 세분화, 개인화되면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야만 맞춤형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후배들에게 “단순히 현재 어떤 과가 인기가 많고 돈을 많이 버느냐를 떠나,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통적인 의학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대 흐름에 맞게 미래지향적인 마인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웰케어클리닉 김 원장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의료계, 산업계 그리고 정부과제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항노화, 유전체, 디지털헬스 등 미래의학을 의사들과 헬스케어 기업 등에게 교육하고 자문하는 "웰케어컨설팅"을 창업한 것이다. 웰케어컨설팅은 의사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기반 교육 플랫폼 ‘웰케어에듀’를 운영한다.

의사들은 웰케어컨설팅에 무료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하고 항노화와 기능의학,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기술과 관련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유료 멤버십을 통해 자신들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할 기회를 얻게 된다. 기본적으로 강의를 활성화해 의사 회원을 확보하고, 의사와 기업 간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구조다.

“의사들은 새로운 내용을 접하더라도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하면 처방을 하지 못합니다. 확신을 가지려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미래 의학에 관심이 많은 젊은 의사들을 위해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면, 필요한 비용은 기업들이 지출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자동으로 의사와 기업 간 플랫폼 생태계로 연결됩니다.”

김 원장은 지난 10년간 쌓은 지식을 기반으로 의사와 기업을 연결해 의료 현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예방의학, 유전체, 빅데이터까지 새로운 개념을 앞장서서 흡수하며 미래 의학 발전의 기반을 다진 셈이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현실 속에서 웰케어클리닉이 보여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제공_웰케어클리닉

profile

연세의대 졸업
연세대 보건대학 석사
연세대 노화과학 박사
터프츠대학 영양유전학 연수
차의과대학 교수 역임
前 테라젠 및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부사장

저서집필
유전체,다가온 미래의학(메디게이트뉴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유전자 이야기(세종)
비이러스를 이기는 영양과 음식(사람의집)
인생오후의 처방전(삼원사)
개인맞춤영양의 시대가 온다(클라우드나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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