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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7
박찬준 교수, 전 세계적인 공간디자이너 양성에 주력하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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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실무경험과 올바른 교육관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공간디자이너 양성에 주력하다


박찬준 계원예술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과 교수


침묵과 빛의 건축가로 알려진 루이스 칸(Louis Isadore Kahn)은 당시 시대의 흐름이었던 국제주의 양식에 호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50세가 되었을 때 비로소 루이스 칸은 자신의 첫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예일대학교 미술관을 건립했고 그 이후 솔크 연구소, 킴벨 미술관,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이라는 역사적인 작품들을 완성했다.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지만 50대까지 설계작다운 설계작을 내놓은 적 없었던 루이스 칸은 “그동안 건축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경험치 덕분인지 그의 작품은 50여 년 뒤인 지금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박찬준 계원예술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교수는 루이스 칸과 동시대 예술가였던 이탈리아의 건축가 주세페 테라니(Giuseppe Terragni)의 건축으로부터 감동받아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모더니즘 건축운동을 전개했던 주세페 테라니의 작품을 직접 감상하기 위해서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Como)까지 달려갔던 박찬준 교수는 그때의 ‘끓어오르는 것 같은’ 심정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현장의 메커니즘에서 멀어지면 교육자로서의 자질에서도 함께 멀어지는 것이라 되뇌면서 대학교 시절부터 한 번도 건축현장에서 떠나지 않았던 교육자이자 건축가 박찬준 교수. <위클리피플>은 루이스 칸과 주세페 테라니처럼 대중에게 오래토록 기억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공간디자이너 양성에 힘쓰고 있는 박 교수를 만났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우마루내 기자

탄탄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가를 양성하다

박 교수는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고등교육기관 ‘École Camondo’에서 실내건축 및 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처음에는 건축학도로서 ‘DPLG’ 과정을 고려했지만 어학원에서의 기간 동안 박 교수는 파리의 오래된 건축물들과 그것들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디자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실내건축 분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그 이후 프랑스에서의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로 귀국해서 ㈜풍진아이디와 ㈜다감디자인, ㈜푸름A&D 등에서 실무경력을 쌓았고 수년간 계원예술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과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다가 2012년부터 현재까지는 실내건축디자인과·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전임교수와 교무처장을 겸직하며 교육과 대학행정에 열중하고 있다. ㈜풍진아이디에서 근무할 당시 박 교수는 실무에 몰두하느라 교육계는 돌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에서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계원예술대학교를 포함해서 명지대학교, 공주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계원예술대학교’라는 특수한 예술전문대학교가 박 교수의 눈에 들어왔다.

“계원예술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독립 예술·디자인 특성화대학교 입니다. 순수미술은 물론이고 산업디자인과 시각디자인 같은 일반적인 디자인 분야를 비롯해서 애니메이션, 게임, 디지털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분야를 포함하는 5계열 16개 예술·디자인 전공학과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실내건축디자인과, 건축인테리어디자인과는 디자인과 예술, 더 나아가 과학기술과의 융합교육을 통해서 분야 간 경계를 초월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 학과는 디자이너의 사회적인 역할을 이해하는 한편 창조적인 문화산업의 리더로서 건축을 기반으로 한 공간디자인 분야의 창의적인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1993년 고(故) 우경(宇耕) 전락원 이사장께서 말씀하셨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진리를 탐구하고, 예술 분야의 전문교육을 실시한다’라는 설립이념을 유념하면서 정진한 결과 매년 재학생들이 취업한 산업체들로부터 의미 있는 평가를 받고 있고 수시로 채용과 관련된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공모전에서의 수많은 수상실적과 더불어 4년의 학부생활 이후에 대학원 진학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조망하는 건축업계

박 교수는 학부 시절에 건축가란 문화의 선두주자라 교육받았고 건축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박 교수는 대중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를 언급하면서 다른 주거형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동양권에서는 주거문화의 큰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주거문화는 앞으로도 단순하고 상대적 폐쇄성이 강해질 거라고 말하면서 COVID-19로 인해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탄소발생으로 인한 지속적 환경파괴는 에너지 의존도를 최소화하여 자체만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패시브(Passive) 건축을 포함해 에너지 세이빙(saving)의 목적에 부합하는 제반 친환경 건축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동시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번 COVID-19가 에너지환경을 넘어서 방역환경 구축까지 발전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건축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입니다. 대화를 기반으로 수요자와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힐 수 있고 그 사람의 필요와 용망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건축현장의 학생들은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수요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을 어떻게 설득하면 좋으냐”라는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전공자로서 심미적인 기준을 제시해도 수요자가 그것을 한번에 수용할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전공자끼리 아름답다고 판단한 것이 수요자에게는 아름답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더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는 ‘그림경쟁’에만 몰두하게 되고 나중에는 그것이 이 행위에 인과관계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자신의 계획을 수요자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기술이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기술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의성은 학습을 통해 길러진다

박 교수는 창의성의 정의란 시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보았다. 특히 박 교수는 “현재 창의성의 기반은 데이터”라고 전하며, “각자의 선호도란 스스로 경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시각에서의 선호도를 자극하는 행위는 차별화이며 발명으로써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 교수는 다양한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해내며 학교에서 수행하는 기술교육을 병행한다면 그 기술의 차별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것이 바로 경쟁력으로 환원된다는 교육철학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박 교수는 아직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학생들이 실수할 수 있는 카피(copy)를 지적하는 대신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풀어나갔던 난관을 격려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능성을 제시하는 진정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한편, 박 교수는 기획의 의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프로덕트(PRODUCT) 디자인은 제작된 결과물을 기반으로 구매행위가 이뤄지지만 건축 관련 분야는 수요자가 그림(도면 및 제반 그래픽 시안)만 보고 선택 할 수밖에 없어 발생하는 리스크(risk)가 상대적으로 크다. 그렇다고 건축가가 단순히 그림으로써의 ‘그림경쟁’에만 치중하는 것이 곧 기획능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내가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서 감각이라는 것은 재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100명의 디자이너 중에 한 사람은, 또는 한 사람도 되지 않는 수치로 그 감각을 타고나는 디자이너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년간 실무경험을 쌓아온 제 결론은 감각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찾아가서 직접 보고, 만져보면서 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감각이라는 것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장 감각적인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은 경험치가 쌓인 사람이라고 대답합니다. 디자이너로서는 국내 또는 해외의 새롭고 다양한 공간들을 이미지를 통해 또는 적극적으로 돌아보고 관찰하면서 그것들을 몸소 체험했던 사람이 차별화된 감각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만약 수요자가 그런 사람이라면 디자이너로서 학문기반의 논리적인 수준으로 설득하는 대신 그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공감의 지점을 찾아나가는 것,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바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기획능력입니다.”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인터뷰 말미, 다년간 실무경험을 쌓아오며 이를 토대로 교육에 힘써온 박 교수는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사회적인 책임과 그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박 교수는 건축학도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은 단순하게 기부가 아니라 후배들의 터전을 남겨놓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예술업계에 만연한 ‘열정페이’를 강요하지 않고 자신이 활동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어놓으려는 것이 바로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것이다. 또한 박 교수는 교편을 잡고 있는 동안 학생들에게 설득력을 잃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메커니즘에서 멀어진 사람이 결코 실무현장에 준하는 전문교육을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스스로의 경험과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논리에 대해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누어가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우리나라만큼 건축가가 홀대받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건축가는 그저 관할관청에 제반 허가를 받는 과정에 종사하거나 건설현장에서 문제요인을 관리감찰하기 위한 감리자 정도로만 취급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우리세대의 책임도 있습니다. 너무 과열된 경쟁이었기 때문에 수주에만 급급했고 처음에는 제대로 된 디자인을 추구했다가도 예산부족으로 건축주의 요구를 그대로 이행하는 단순수행자의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에서 높은 심미안과 수많은 노하우를 습득했고 기술적으로도 완성도를 겸비했기 때문에 이제는 후배들에게 존중받는 직업으로서의 건축가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이렇듯 박 교수는 주세페 테라니나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처럼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건축가 및 공간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올바른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건축 공간 분야라는 것은 단순하게 유행을 좇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박 교수처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그것으로부터 데이터를 쌓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비로소 발전하는 분야인지도 모르겠다. 우직할 정도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정도(正道)를 걸어온 박찬준 교수의 신념이 건축업계를 유인해서 그것을 끌고 나아가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생각하며, <위클리피플>은 박 교수의 행보를 주목해본다.

profile

1988-1994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1994-1995 Superieur de la SORBONNE, Paris
1996-1999 Diplome de l’ecole CAMONDO, Paris
(L’architecture d’interieur et Le produit d’environement)
1998-1999 L’agence chez CHRISTIAN & ELIZABETH de PORTZAMPARC, Paris
(L"architecture et Le design d"interieur)
1999-2003 ㈜풍진아이디
2003-2008 ㈜다감디자인/소장
2008-2012 ㈜푸름A&D/대표이사
現 계원예술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과·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교수
現 계원예술대학교 교무처장
現 KUMA(Kaywon University Museum of Art & Design) 관장
現 제주특별자치도청 경관심의위원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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