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아 원장, 언어 중심적 통합발달치료로 무발화 장애분야의 큰 희망이 되다

언어 중심적 통합발달치료로
무발화 장애분야의 큰 희망이 되다

최수아 최수아통합발달센터 원장

‘자폐’는 사회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지적 장애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발달은 언어, 사회성, 정서 등 특정 영역들의 상호 관계를 통해서 일어나는데, 일반 아동들은 이러한 통합적 상호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달시켜 나가는 반면, 발달장애아들은 영역간의 상호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체계를 잘 만들어 준다면 훨씬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주목한 최수아통합발달센터는 언어 중심적 통합발달치료의 선구자로서 끊임없는 연구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언어, 인지, 운동이 별개의 치료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센터와는 차별화를 일구며, 통합발달치료라는 차원이 다른 실전적 방법을 도입하여 우수한 치료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는 것. 아이의 전체에서 부분을, 부분에서 전체를 통찰하여 통합치료를 일구고 있는 최수아통합발달센터의 이야기와 최수아 원장의 발자취에 주목해 보았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이자 선생님으로서
최수아 원장의 둘째 아들이 5세쯤 자폐 진단을 받았을 때, 자폐는 ‘신이 내린 형벌’ ‘천형’이라고 한 주변 엄마들의 표현처럼 그녀는 처절한 절망감을 느꼈다. 단순히 말이 더딘줄 알았으나 6세가 될 때까지 말문을 열지 못하던 아이,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어떤 교감도 할 수 없었던 5세의 아이는 중증 자폐아였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21살이 되었지만 지나온 세월이 결코 녹록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가 통합발달센터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아이를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한 부모의 심정으로 스스로 공부해서 아이를 가르쳐보자는 생각이었다.

“아이를 언어치료센터에 맡겼는데 석 달 만에 쫓겨났습니다. 심한 아이라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수용언어가 늘면 그 때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센터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상황에 절박함이 컸습니다. 석 달 우울증을 겪다가 병원에 갔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아이를 발달센터에 2~3년 보내면 좋아질 거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공부해서 아이를 가르쳐보자고 결심하고, 그때부터 공부하면서 하나하나 자료를 모았습니다.”
병원에서 소개해준 발달센터에 다니면서 다른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최 원장이 시작한 일은 같은 병증을 가진 부모회를 찾아가는 일이었다. 아들 민규의 미래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부모회 회장님께 좋아진 사례의 아이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고 소개받은 부모와 아이를 만나본 최 원장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영혼이 없는 말과 자폐적인 소양, 인사를 하여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 아이들 모습에 공포감이 밀려왔다. 우리 아이가 언어 치료를 받아도 훗날 이 모습일까. 그날 이후 최 원장은 아이를 직접 치료하겠노라 다짐하게 된다.

“4월 28일 장애인의 날, 로렌조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루게릭을 앓고 있는 아이의 남은 생명이 1년이니 장례 준비를 하라는 말을 부모가 듣게 된 거죠. 부모는 아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그 아이를 자신에게 맡긴 데에는 애를 써보라는 게 아니겠냐며 재능을 연구합니다. 몇 년 후 부모는 오일을 개발했고, 오일을 먹은 아이는 13년을 더 살 수 있게 되었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약을 개발한 겁니다. 부모는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남들처럼 건강한 삶을 살진 않았지만 살아있음 자체가 그들에게 감사며, 행복이었다고. 저는 그 후 아이를 위하여 ‘어떤 것이든 해보자’, ‘내 아이를 위해 대신 살아보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우선 언어는 뇌가 담당하기에, 뇌에 관한 서적, 논문, 신문, 스크랩까지 안 읽은 것이 없을 정도로 공부하였습니다. 또 많은 자폐아가 그렇듯 자발어가 거의 없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상황 언어 치료법’을 개발하여 아이에게 주입시켰습니다.”

최 원장은 말문이 트이지 않는 아들을 위해 노력하던 중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다룬 책 「뿌리깊은 나무」에서 발화치료에 힌트를 얻게 된다. 당시 큰 아들의 우뇌를 발달시키기 위한 뇌 공부에 심취해있던 터라, 좌뇌가 장애인 작은 아들에게 원리를 응용하여 뇌과학을 접목한 발화 연습을 훈련시켰다. ‘수박, 사과, 엄마, 아빠, 우유’로 시작된 치열한 단어 연습은 6개월 만에 아들의 말문을 트이게 하였다. 최 원장은 “헬렌켈러도 3중 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대학교수가 되지 않았는가. 청지각, 시지각이 낮은 아이를 위해 만져서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훈련을 지속하다 보니 아들이 1년 후에는 책읽기와 의사소통까지 가능해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아이가 3학년이 될 때까지 밀착 경호를 하였다는 최 원장은 특정 상황에 맞는 언어가 즉각 발휘되도록 상황언어치료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이가 3학년 때 부모회 활동을 부회장까지 맡았던 그는 1급 자폐 아이와 지적 아이를 보조교사로서 돌보아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고, 이는 통합치료사의 첫 걸음이 되었다.

“2층에서 계속 뛰어내리는 1급 자폐 아이와, 온종일 울기만 하는 지적 아이를 제가 보조교사로서 돌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두 아이의 행동 프로파일을 분석하였지요. 100%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표정과 눈빛을 더해주며 모든 상황에 행동 수정을 하자 9개월 만에 아이와의 교감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상황언어치료에 힘을 쏟았는데요. 상황언어치료란, 말 그대로 상황에 딱 접했을 때 필요한 말들을 주입시키는 방식으로서, 자폐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자발어가 없는 점과 하이톤이나 로버트 식으로 말하던가, 상황에 맞지 않는 혼잣말을 하는 것 등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언어 치료법입니다. 이 치료법은 뇌의 원리에 입각한 철저한 일반화, 실전적 프로그램인데요. 특수학교 선생님은 자폐 아이가 이렇게 좋아지고 변화하는 것이 기적이라면서 저에게 특수 장애발달 치료에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가 있는 것 같다고 하였죠.”

최수아통합발달센터의 시작
처음부터 센터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까. 최 원장은 발화가 안 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그룹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랬던 것이 수백 명 아이들의 말을 틔우게 하며 풍부한 임상 데이터가 경험 자산이 된 지금의 최수아통합발달센터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수아통합발달센터는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 효율성을 극대화할까? 최 원장은 “아이가 내원을 하면 먼저 상처치유부터 한다. 이어 관찰 상담을 통해 프로파일링 하여 행동 분석을 한다. 분석된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별 맞춤 수업을 하면 발화가 된다”며 발달장애가 부모에게 주는 상처가 너무 크기에, 같은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상처를 보듬는 것이 치료의 시작점이 된다고 말했다.

“저희는 통합발달치료를 위해 전형적인 자폐아의 특징을 하나씩 소거해가면서, 아이에게 가장 빠진 것,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방식을 추구하였습니다. 자폐아는 정신지체, 정신지체는 학습부진아, 학습부진아는 일반아로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발달 장애아에게는 통합된 뇌가 없습니다. 그래서 뇌의 신경세포를 하나하나 늘려가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우리아이뿐 아니라 많은 무발화장애 아이들의 말을 틔우고, 상동행동과 자해행동을 없앨뿐더러 감각과 정서까지 놓치지 않는 실전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부모님께 큰 희망이 되어드리겠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끝이 아니다
최 원장은 언제나 아이들이 좋아질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는다. 그는 「나무를 심는 사람들」을 감명 깊게 읽었다며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어떤 할아버지의 일대기를 다룬 이 책은 나무를 키우며 10~20년 산을 푸르게 가꿔온 감동적인 이야기다.

“나무가 병드는 것도 사람이 아픈 것과 동일합니다. 나무가 병이 들면 혹자는 밑둥부터 잘라내는 데 반해, 이 책의 주인공은 환부를 도려내 붕대를 감아주고 나무를 정성껏 관리하여 휘어지면 휘어지는 대로 뻗어가도록 안내해주니 아주 쓸모 있는 목재로 성장하였다는 이야기죠. 저는 장애를 장애로 보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좋아진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매 순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감사한 것 세 가지를 읊는다는 최수아 원장. 그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 끝이 아니라고 말했다. 발달장애 아이를 둔 부모에게 당부하고픈 메시지는 “힘들 땐 쉬어라. 단, 포기만 하지 말라”는 말이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워낸 선생님이자,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꼭 당부하고픈 이야기다. 더불어 최 원장은 아이를 치료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집과 연계가 되어 평생교육을 좇을 것을 강조했다. 아이가 다섯 살에 발화하였다면 그때가 1살이기에, 그 기점을 한 돌 아이로 대하며 아이를 지지하고 격려하기를 바랐다. 그는 다양한 기관들의 강의 요청을 받아 몇 해 전부터는 그녀만이 축적해 온 차원이 다른 실전적 치료법을 전하고자 부모교육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올해로 21살이 된 그녀의 둘째 아이는 나날이 좋아져 기본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물론, 가정을 화목하게 이끄는 소중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존재 자체의 기쁨을 주고 있다고 한다. 가능성을 믿어준다는 건 한계를 뛰어 넘는 위대한 일이 아닐까? 최수아 원장의 선한 행보를 응원하며,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로 인터뷰를 맺겠다.

“우리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보았으면 합니다. 발달장애를 중증 질병으로 보지 않고, 약점으로 보자는 의미죠. 가능성을 믿어주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나날이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애정을 주는 존재이므로, 선생님들도 수업에 믿음을 갖도록 끊임없는 교감과 애정, 사랑, 믿음을 쏟으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아이를 바라봐주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 하나하나는 부모의 소중하고도 귀한 존재이니까요. 함께 잘 따라주신 덕분에 이만큼 확장할 수 있었다고 최수아통합발달센터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영혼 하나하나를 살린다는 소명으로 발달장애분야에서 큰 희망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profile
“KBS드라마 굿닥터” 자폐아동행동특성/심리 자문
“MBN 현장르포” 출연 – 최수아 원장님 자폐장애 자문 및 심리상담 진행자문
“MTN 머니투데이” 발달 장애의 사회적인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아직도 말을 못하는 많은 아이들과 그 부모님께 희망을 드리고자 촬영
그 외 다수 강연회 진행 중
2007년부터 발달센터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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