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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3
청춘들의 영원한 목소리, 끝없는 울림을 만든다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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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영원한 목소리, 끝없는 울림을 만든다

가수 이적

(리뷰)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악기들을 들고 떠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시로 꾸며 노래로 들려주던 음유시인들이 있었다. 가수 이적을 보고 있으면 음유시인이 다시 태어나 우리 곁에서 감미로운 멜로디와 마음을 간지럽게 울리는 가사들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만 같다.

삼포세대, 88만원 세대 등 별명도 많은 20대 청춘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꼽을 때 이적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나만의 이야기’처럼 깊이 공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춘들의 영원한 목소리,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글_이자연 기자

● 이적, 그만의 고독 그리고 성숙

가수 이적의 곡들은 따뜻한 감성의 가사와 감미로운 멜로디로 대중들의 심금을 울려 늘 명반으로 올랐다. 사소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감정들조차 그의 손길과 목소리를 스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앨범을 통하여 외로움과 고독함,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이적은 “그런 정서가 내게 있었던 것 같다.

가족생활은 매우 행복하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홀로 있을 때 드는 생각들, 나이가 주는 고독감과 위기감도 있었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대중들에게 버려지는 그런 마음, 버려지는 인생이라는 것. 어렸을 때 고독은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지금의 고독은 그것과 다르다”며 속 시원하게 속마음을 풀어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주는 정서가 있다. ‘고독의 의미’라는 노래도 그런 사고의 연장선에서 나온 곡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이에서 오는 위기감, 불안감, 두려움이 나에게도 왔다. 어렸을 때 고독하다고 하면 ‘연애를 하라’고 가볍게 넘기고 마는데, 이제는 고독을 이야기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패닉 1집 같은 경우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정서가 담겨 있는 앨범이다. 지금 들으면 약간 겸연쩍은 부분, 말하자면 약간의 미숙함이라거나 덜컹거림, 정돈 안 된 느낌도 있지만 반면에 지금 들으면 나도 신선하게 느끼는, "어떻게 여기서 이렇게 할 생각을 했지?"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라며 20대의 풋풋하지만 서툴렀던 모습을 떠올렸다.

난 “한 번도 단번에 뜬 적이 없다. 이게 비결인 것 같다. 무슨 말이냐면, 정점이 아닌 곳에서 오래간다는 의미이다. 모든 게 다 드러나지 않아 소모된 것이 없는 상태, 그게 내가 가진 힘이 아닐까.”




● 가족을 향한 그의 진중한 사랑

그의 따스한 감성이 드러나는 연유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 있었다. 그가 중학교 3학년, 열여섯 살 때 쓴 시 ‘엄마의 하루’를 보면, 그가 얼마나 어머니를 진득히 사랑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습한 얼굴로 am 6:00 이면 시계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통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따르릉 전화 소리에 제2의 아침이 시작되고 줄곧 바삐 책상머리에 앉아 고요의 시간은 읽고 쓰는데 또 읽고 쓰는데 바쳐 오른쪽 눈이 빠져라 세라믹펜이 무거워라/ 지친 듯 무서운 얼굴이 돌아온 아들의 짜증과 함께 다시 싱크대 앞에 선다/ 밥을 짓다 설거지를 하다 방바닥을 닦다 두부 사오라 거절하는 아들의 말에 이게 뭐냐고 무심히 말하는 남편의 말에 주저앉아 흘리는 고통의 눈물에 언 동태가 되고 아들의 찬 손이 녹고 정작 하루가 지나면 정작 당신은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되뇌시며 슬퍼하는/ 슬며시 실리는 당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며 따끈히 끓이는 된장찌개의 맛을 부끄러워하며 오늘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무심한 아들들에게 되뇌이는 "강철 여인"이 아닌 "사랑 여인"에게 다시 하루가 길다

이 시를 어머니의 생신날 전해주었을 그의 모습을 보면 그의 음악들이 왜 그렇게 따뜻하고 마음을 미어지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세상을 더욱 따뜻하고 노곤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 그의 음악을 통해서, 어쩌면 이 순간에도 그로부터 정신적 구원을 받는 많은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고단한 생활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그의 음악이 기대된다.

위클리피플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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