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연 (사)국제피플투피플 한국본부 총재, 사람과 사람 잇는 민간외교로 세계 평화와 이해를 실천하다

사진=김길연 (사)국제피플투피플 한국본부 총재

시대가 요구하는 따뜻한 연대의 리더십,
사람과 사람 잇는 민간외교로 세계 평화와 이해를 실천하다

김길연 (사)국제피플투피플 한국본부 총재 | 세계본부 이사 | 문화예술학 박사

갈등이 일상이 된 시대다. 정치적 성향, 세대, 성별, 지역에 따라 서로를 배척하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과거 외부에서 비롯되던 안보 위협은 이제 사회 내부의 균열에서 비롯되며 또 다른 ‘안보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 정세 역시 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아태 지역의 군사적 긴장, 미국의 ‘그레이트 아메리카’ 노선 강화 등은 세계 외교·안보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혼란의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를 통해 세계 평화를 추구해 온 민간 외교단체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국제피플투피플(People to People International, PTPI)이다.

PTPI는 1956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2차대전 직후 냉전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창설한 단체다. 그는 국가 주도만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사람 중심의 외교’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전 세계 133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민간이 주도하는 외교와 평화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김길연 총재는 PTPI 한국의 대표로서 외교의 영역을 넘어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통합하고 있다. 민간 외교관이자 교육자, 문인이자 봉사자로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에 일생을 걸어왔다. ‘평화는 결국 사람에게서 비롯된다’는 철학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사)국제피플투피플 한국본부의 김길연 총재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박진아 기자

국내외를 잇는 민간외교의 허브

PTPI는 비정치·비종교·비영리 원칙 아래, 현재 133개국 270여 개 챕터가 활동하는 글로벌 민간 외교 네트워크다. 그중에서도 한국본부(PTPI Korea)는 최초의 해외 본부이자 아시아의 거점이다. 1965년 춘천에서 첫 챕터가 설립된 이후, 단일 국가로서는 드물게 30개가 넘는 챕터를 운영하며 독보적인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국제 교류가 위축된 가운데에도 중심국으로서, 최근에는 일본·몽골·대만·네팔 등과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협의회’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

PTPI 한국본부의 활동은 국경을 넘나든다. 국내에서는 환경정화, 외국인 근로자 지원, 독거노인 돌봄, 청소년 봉사활동 등 지역밀착형 활동이 활발하며, 국제적으로는 유엔군 참전용사 초청, 해외 자매결연, 교실 건립 후원, 글로벌 유스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현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국제친선의 밤’은 대표적 행사로 지금까지 5,700여 명의 유엔 참전용사가 이 행사에 초청됐고 1,400명이 넘는 장병이 모범 표창을 받았다. 김 총재는 “PTPI는 단지 추상적인 외교 단체가 아닙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 나누며 신뢰를 쌓으며 ‘진짜 외교’가 일어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특별한 민간외교 행사가 열렸다. 외국 수탁장교 40명이 포함된 한국전 참전국 유학생 110명을 초청해, 2박 3일간의 안보 견학과 문화탐방을 진행한 것. 천안함 전시관이 있는 평택 해군2함대와 캠프 험프리스에서 안보의식을 되새긴 후, 경복궁과 인사동, 국악 공연 등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요즘 우리나라에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이 많잖아요. 그중엔 한국전쟁 때 우리를 도왔던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있습니다. 감사함을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우리가 어떤 나라이고,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민간외교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우리 전통 가곡부터 국악, 케이팝까지 준비했는데 정말 감동하더라고요.”

이 행사는 행정안전부 공익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제작된 사진집은 참가자들과 각군 교육기관에 배포됐다. 김길연 총재는 이 같은 행보야말로 민간외교의 본질이라 강조한다.

“PTPI는 제 삶의 일부” 만장일치로 다시 총재직에

김길연 총재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PTPI 한국본부를 이끌며 조직의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이뤄낸 인물이다. 이후 세 명의 총재가 임기를 이어받았지만, 2024년 다시 총재직에 복귀하게 됐다. 당시 총재였던 이철원 총재가 “김 총재님처럼 조직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직접 찾아와 재추대를 요청했을 만큼 조직의 신뢰가 깊었다.

“처음엔 다시 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전 총재님께서 ‘총재님처럼 하는 게 너무 어렵다는 걸 느꼈다. 다시 맡아주셔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은 회원들이 만장일치로 추대해주신 진심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PTPI를 너무나 잘 알고 진심으로 이끌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책임감이 뼛속 깊이 전해졌습니다. PTPI는 제게 삶의 일부입니다. 다시 이 자리를 맡은 건 함께 걸어온 사람들에 대한 책임 때문입니다.”

김 총재는 한국본부 최초의 여성 총재로서, 섬세함과 따뜻함을 리더십의 중심에 둬 왔다. 단순히 운영과 조직 관리에 그치지 않고, 현장과 사람을 직접 찾아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단체 내 갈등이 생겼을 때도 정책이나 지침보다 먼저 ‘경청’을 선택했고, 관계의 온기를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저는 ‘섬세함’과 ‘따뜻함’을 단지 성격이 아니라 이끄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때로는 작은 눈빛 하나, 다정한 경청 하나가 수많은 회의와 정책보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챕터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직접 전화해서 ‘괜찮으세요?’ 한마디 건네면 분위기가 달라지더라고요.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바뀝니다.”

이전 재임 시절부터 유학생 대상 안보견학, 해외 자매결연 행사 등에서 직접 리더십을 발휘하며 각국 인사들을 환대했고, 최근에도 몽골 니셀 챕터와의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으며 외교적 소통을 이끌었다. 행사 당일에는 서울아트챕터 대표와 함께 몽골 몰도이 회장을 직접 맞이하며 리더로서 중심에 선다.

사진=28대 김길연 총재 취임식 (23.12.8)

공동체를 향한 실천과 봉사의 철학

김길연 총재는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공동체를 위한 실천을 꾸준히 이어왔다.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 초빙교수로서 후학을 가르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과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정책에도 기여해왔다. 문화예술학 박사이자 수필가·시인으로서, 매년 시화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언어를 통한 사유와 기록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동작문화재단 이사장 재임 시절에는 지역문화 생태계 전반에 직접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제게 있어 사회 활동이란 단순히 직함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와 함께, 무엇을 위해 일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몸담아온 분야들은 모두,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선택들이었어요. 글을 쓰는 일도, 정책을 기획하는 일도, 교육도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이니까요.”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운영이사로서 국가와 사회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온 김 총재는, 학자적 통찰과 문인으로서의 감성을 균형 있게 갖춘 리더로 평가받는다. PTPI 한국본부의 총재로서도 단체의 정체성을 누구보다 깊이 체화하고 있으며, 예산의 대부분이 총재와 부총재들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현실 속에서도 조직을 흔들림 없이 이끌고 있다.

“PTPI의 정신은 말 그대로 ‘이해를 통한 평화’입니다. 예산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가볍지 않은 역할이지만, 저는 이 모든 활동을 ‘공동체를 위한 봉사’라고 여깁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과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기에 그 길을 계속 가는 거지요.”

이런 철학은 고향인 충북 영동으로도 이어져 현재 영동고등학교 총동문회장이며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영동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하며, 지역에 대한 애정과 책임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경영동군민회장을 역임한 김 총재는 ‘자랑스러운 영동인상’을 비롯해 국민훈장모란장과 PTPI 평화장 수훈의 영예를 안으며 사회발전에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해를 통한 평화, 행동하는 민간외교로 실천

김길연 총재는 PTPI 한국본부를 넘어 더 넓은 지구촌의 연대와 평화를 위해 발걸음을 넓혀가고 있다. ‘사단법인 한미동맹연합회’ 총재로도 추대되어, 한국과 미국의 동맹 강화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되었다. 최근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으로 현재 미국 LA에 약 5천 평 부지의 기념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트루먼대통령, 아이젠하워대통령, 이승만대통령, 박정희대통령 등 양국 지도자들과 맥아더장군, 백선엽장군, 밴플리트 장군 등 7인의 동상과 기념관이 세워질 예정이다. 김 총재는 이를 ‘한미동맹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전했다.

또한 국제정세의 불안정 속에서 PTPI의 정체성 또한 더욱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아시아 내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평화가 위협받는 오늘날, 김 총재는 ‘전쟁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국제적 캠페인을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하나의 세상, 큰 세상’을 뜻하는 ‘한누리’라는 새로운 평화 캠페인 플랫폼도 기획 중이다.

“저는 6·25 전쟁 직후의 참혹했던 한국 사회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지금의 풍요가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결과이고, 민간 외교야말로 그 실천의 가장 따뜻하고 끈질긴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자세가 담긴 포천 ‘동이손만두’

김길연 PTPI 한국본부 총재의 주말은 언제나 분주하다. 남편으로부터 뜻밖에 선물받은 포천 광릉수목원 인근, 약 3천 평 부지 위에 자리한 ‘동이손만두’를 미국약사인 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이다. 손님에게는 만두와 파전, 전골이 반기는 맛집이지만, 김 총재에게 이곳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정원이며 생명을 돌보는 또 하나의 삶의 공간이다. 꽃을 돌보고, 나무를 가꾸며, 땅을 일궈 상추, 고추, 머루, 다래까지 가꾸는 손끝에는 청년 같은 열정이 살아 있다. 음식을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식재료에도, 주차장 옆 한 그루 나무에도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고등학생 때는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교장실과 교무실에 꽃을 꽂아 학교 내에서 유명 인사였어요. 꽃을 매일 학교에 가져다 놓은 건 나와의 약속이었습니다.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면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루도 안 빠지고 꽃을 갖다 놓을 정도로 꽃을 좋아했습니다. 요즘도 주말이면 호미랑 가위를 들고 다니며 쓰러진 꽃은 묶어주고, 마른 가지는 잘라줍니다. 생명은 다 소중하잖아요. 식물도, 곤충도, 다 자기 자리에 태어난 존재니까요. 그런 걸 지켜주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김 총재는 이 공간을 단순한 전원생활의 일환으로 보지 않는다. 꽃을 더 잘 피우는 법, 손님에게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삶. 그 중심에는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는 신념이 있다.

“꽃도 그냥 피는 게 아니에요. 매일 물 주고, 해가 어디 드는지도 보고, 바람 맞지 않게 받쳐주고,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피지 않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남이 보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신념이 제 삶의 자세입니다.”

“저는 한국본부를 이끄는 총재로서, 특히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해 준 미국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민간 차원의 신뢰 형성, 문화 교류, 공동체 연대를 통해 한미 양국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김 총재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PTPI 한국본부를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세대와 문화를 연결하고, 갈등을 넘어 이해와 존중이 자라나는 토양을 가꾸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세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걸어온 김 총재에게서 지금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길연 총재와 PTPI 한국본부가 만들어갈 민간외교의 다음 장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사진제공_국제피플투피플

profile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 초빙교수(문화예술학 박사)
(사)국제피플투피플 한국본부 총재, 세계본부 이사
(재)한미동맹재단 자문위원
검찰청 범죄예방 운영위원
전 동작문화재단 이사장
(사)한국문인협회 회원(전 동작문인협회 회장)
(사)국제 펜 회원, (사)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사)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사)세계 문화예술교류위원회 고문
한국가족협의회 이사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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