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anect Entertainment 박수영 아트디렉터·타오후이민 대표, 국경과 언어 넘어 ‘문화적 연결’ 실현하다

사진=Glanect Entertainment 박수영 아트디렉터 & 타오후이민 대표

동·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국경과 언어 넘어 ‘문화적 연결’을 실현하다

Glanect Entertainment 박수영 아트디렉터 & 타오후이민 대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인기다. K-팝을 매개로 한국의 신화와 미학을 담아낸 이 작품 덕에 K-컬처를 바라보는 해외 관객의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저 음악을 듣고 즐기는 데서 나아가 그 안에 담긴 표현과 상징, 문화적 배경과 정서까지 이해하고 체험하려는 흐름이 강해진 것.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공연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점점 더 적극적으로 바뀌어 함께 느끼고 표현하려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듯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문화를 공유하고 융합하는 시대. 예술의 역할 역시 확장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Glanect Entertainment(이하 GE)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독창적인 무대를 만들어가는 예술문화공연 기획사다. ‘Glamorous(화려한)’와 ‘Connection(연결)’을 뜻하는 이름처럼, 예술을 통해 사람과 문화, 조직 사이에 아름답고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GE의 공동 창업자 타오후이민(Tao Huimin) 대표는 중국 출신, 박수영 아트디렉터는 한국 출신으로 각자의 문화적 뿌리를 바탕으로 창작 문화예술을 실현하고 있다. 예술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을 깨우고, 조직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나아가 국가 간 새로운 문화적 연결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GE의 두 대표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박진아 기자

참여형 퍼포먼스 통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드림메이커’

GE는 현재 여러 핵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드림메이커(Dream Maker)’ 프로젝트는 공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기회가 없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과 함께 공연에 대한 기회를 함께 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공동체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아시아식’ 훈련 방식을 통해 팀원 간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며 퍼포먼스를 완성해가는 경험으로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수영 아트디렉터: “드림메이커 프로젝트는 단순히 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함께 훈련하고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삶의 방향을 찾게 되지요. 처음에는 관객이었던 사람들이 무대를 함께 만드는 참여자가 되고, 결국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드림메이커가 되는 거죠. 누군가의 인생 방향을 바꾸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지점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은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드림메이커는 유럽 현지에 맞는 특화된 수업 방식으로 최단 시간에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개인 역량 별 특화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올해 제주국제무용제에서 드림메이커 프로젝트는 심사위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최종 2등을 수상했다는 겁니다.”

“이번 제주국제무용제에는 한국을 포함한 9개국·90여 명의 무용수가 참여하였고 ‘제주의 자연과 세계 무용예술의 만남’을 슬로건으로, 자연과 예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 교류의 콘셉트로 진행됐습니다. 이 행사에 GE는 표선해수욕장과 서귀포 자구리문화예술공원에서 진행한 <장소 특정형 공연>, 제주 비인극장에서 라오스, 부르키나파소, 일본 스페인 무용수들과 협업하여 작업을 하였고, 한국과 일본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무용캠프 워크숍을 통해 한일 양국의 어린이들의 댄스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함께 훈련하고 무대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했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감격에 겨워 우는 참가자들도 있었고, 심사위원분들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며 따로 사진을 요청할 정도였죠.”

사진=영국 차이나타운에서 열린 2024 추석 공연 (GE 드림메이커)

기업과 브랜드 메시지에 맞춘 예술적 퍼포먼스 기획
최근 GE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브랜드 협업형 퍼포먼스 콘텐츠 제작이다.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나 마케팅 목표에 맞춰, 예술적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시행한 유럽 최대 스포츠 유통 브랜드 데카트론(Decathlon)과의 협업이다. 데카트론이 주최한 ‘플레이 데이즈(Play Days)’는 가족 단위의 참여형 야외 행사로, GE는 영국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댄스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시연하여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어린이부터 부모까지 온 가족이 함께 어울리며, 참가자들이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서도 헤드라인으로 다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던 행사로, 앞으로는 영국 내 여러 도시(리버풀, 버밍엄, 스코틀랜드 등)에서 투어 형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타오후이민 대표: “요즘 유럽 기업들은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려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저희는 그 안에 퍼포먼스를 더해 ‘함께 경험하는 브랜딩’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데카트론과의 협업에서는 댄스를 문화콘텐츠로 접근했습니다. 음악 구성에 있어서도 팝뿐만 아니라 K-팝, 중국 음악, 인도 음악까지 다양하게 활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예술 활동을 통해 함께한다는 공동체적 가치가 긍정적으로 전달됐고, 참여자들도 매우 만족해했고, 이후 일정에 대한 관심도 많았습니다. 특히 서양 관객들이 아시아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추가 참여에 대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이외에 공연 제작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실내 공연은 물론 야외 페스티벌까지 형식과 규모를 넘나들며 창의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기업 및 개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퍼포먼스 이벤트도 진행한다. 팀 빌딩과 기업 연수는 물론, 웨딩이나 생일 같은 라이프 이벤트에 예술을 접목해 참여자들이 더욱 깊이 몰입하고,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영국 데카트론 기업 강의·댄스 피트니스 시연

고정관념을 깨는 무대, 전통과 현대의 감각적 연결

GE가 만들어가는 무대는 단순히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지향하는 공연예술은 서로 다른 문화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현대적 감각 속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방식이다. 특히 문화 간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GE 무대의 핵심적인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영국 트라팔가 스퀘어에서 열린 중국 춘절 축제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팝 음악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이며, 동·서양과 전통·현대의 음악적 상상력을 하나의 공연으로 풀어냈다. 킹스턴 지역에서 열린 한영 문화교류 행사에서는 한국 장구 연주와 팝 음악을 믹스한 공연으로 색다른 문화적 울림을 만들어냈고, 영국 내 한국 한글학교와 중국 만다린학교에서는 K-팝을 중심으로 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시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24년 영국 차이나타운 문페스티벌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2025년에는 영국과 중국 기업 간 산업 협약 체결식에 문화예술 파트너로 공식 초청돼 타오후이민 대표가 연설을 하기도 했다.

박수영 아트디렉터: “영국에서는 아시아 문화를 여전히 전통적인 이미지로만 소비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춤’하면 흔히 떠올리는 게 부채춤, 고전 무용 같은 이미지잖아요. 물론 그것도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지만, 우리는 그런 편견을 깨고 있습니다. K-팝이나 현대 아시아 예술을 통해 아시아 문화도 충분히 세련되고, 감각적이며, 다양성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K-팝의 에너지와 현대적인 감각을 전통과 결합시켜 새로운 G-pop(Global pop)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철학은 중국 충칭에서 진행한 전통 음식문화 행사에서도 드러난다. 쓰촨, 윈난, 구이저우, 충칭의 4개 도시 지역관련 기업인과 저명인사들의 함께 한 <훠궈 새해 행사>에서는 GE가 행사 전반의 매니지먼트를 맡아서 진행과 공연을 함께했다. 행사에는 중국 전통 춤과 음악뿐만 아니라 G-pop 공연도 함께하여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는 문화공연이라는 콘셉트로, 관객들은 훠궈를 먹으면서 공연과 게임을 함께 즐기는 경험을 했다. 특히 GE의 G-pop 공연은 캐주얼한 진(청 패션)에 중국 전통부채를 이용해 현대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관객 소통형 댄스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 기예에 GE의 모던 아시아 스타일 퍼포먼스를 결합하여 중국 부채를 활용하거나, 훠궈를 먹는 동작을 모티브 삼아 구성한 창작 안무는 참신한 반응을 끌어냈고,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2024 영국 렘베스 프린지 페스티벌 공연 (GE 드림메이커)

동·서양을 잇는 팀워크, 감성과 전략의 조화

이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무대, 전통과 현대를 감각적으로 잇는 공연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경에는 GE만의 다문화적 구성과 시각이 있다. 창립자인 타오후이민 대표는 중국 출신으로, 런던에서 18년 이상 거주하며 동·서양의 문화적 감각을 두루 익혔다. 박수영 아트디렉터는 한국에서 성장하며 무용과 안무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왔고, 유럽에서도 예술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속해왔다. 여기에 영국 국적의 팀원들까지 더해져 서로 다른 문화와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협업 환경이 완성됐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타오후이민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업 협업, 재정 및 마케팅 등 전략적 운영을 담당하며, 박수영 아트디렉터는 공연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 연출 등 예술적 완성도를 책임진다. 기업이나 기관과의 협업 요청이 오면 먼저 타오후이민 대표가 시장의 흐름과 니즈를 파악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박수영 아트디렉터가 공연 콘셉트를 기획하며 무대화한다.

타오후이민 대표: “확실한 역할 분담과 유연한 협업 방식은 저희 팀의 강점입니다. 저는 시장의 흐름에 대한 빠른 판단과 실행력을, 박수영 아트디렉터는 예술적 기획력과 섬세한 감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팀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가진 장점을 믿고 지지해 주는 구조라서 시너지가 더욱 큽니다. 또한 보통 영국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편인데, 우리는 빠른 실행력이 장점입니다. 큰 규모의 작업도 며칠 안에 마무리할 수 있는 단단한 팀워크가 있습니다.”

문화와 사람 잇는 예술, 그 중심에 서는 것을 목표로

GE는 앞으로 도시와 공동체가 지닌 고유한 이야기를 문화예술로 풀어내는 공연 제작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지역과 사람, 조직이 가진 서사를 예술로 표현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자존감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공연예술의 방향이다.

사진=Glanect Entertainment 팀원들

타오후이민 대표: “이제는 문화예술이 단순히 무대를 채우는 것을 넘어, 도시 브랜드, 산업, 교육, 심지어 개인의 성장과도 연결되는 시대입니다. 저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오는 9월에는 영국 서덕(Southwark) 지역 커뮤니티센터와 레저센터 개관 행사에 초청돼, ‘다양성(Diversity)’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10월에는 추석을 기념한 아시아 문화 공연, 11월에는 중국 관광무역협회와의 협업으로 현대적인 아시아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적 메시지와 예술적 형식을 통합한 기획 방식은 유럽 현지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스토리텔링 기반의 공연 콘텐츠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최근 유럽 관객들이 단순한 ‘보는 공연’이 아닌, 명확한 주제와 서사를 가진 예술 콘텐츠에 더 큰 몰입을 보이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GE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토리텔링과 문화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비주얼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콘텐츠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한국 내 활동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영국과 중국의 지자체, 기업, 커뮤니티와의 협업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기업, 기관, 지자체와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교류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수영 아트디렉터: “이번 제주국제무용제에 참가하면서 한국 관객과 직접 만날 수 있었던 경험이 무척 소중했습니다. 한국은 저희에게도 중요한 문화적 뿌리이고, 동·서양의 장점을 함께 엮어낼 수 있는 문화의 중심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관, 기업, 지역과 협력하고 싶어요.”

GE는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 언어, 세대를 하나의 ‘움직임’으로 연결해 왔다. 중국에서 ‘Glanect Entertainment’는 ‘손을 맞잡고 예술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GE가 기획하는 무대는 언제나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잇는 가교가 되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GE. 그들이 만드는 예술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위클리피플>이 응원해 본다. 사진제공_Glanect Entertainment

profile

GE 연혁

2025년 7월 제주국제무용제 참여 (아트디렉터 박수영) / 제주아시아퍼시픽국제무용콩쿠르 실용무용부문 은상 수상 (드림메이커)
2025년 6월 영국 데카트론 《Play Days》 댄스피트니스 시연 및 기업 강의
2025년 4월 영국-중국 (충칭) 경제·무역·기술·문화 협력 교류회의 참여
2025년 2월 중국 남서부 영국 협회 새해 훠궈 행사 공연
2025년 2월 영국 차이나타운 새해 맞이 행사 공연 (드림메이커)
2024년 12월 영국 만다린 학교 G-pop 워크숍
2024년 9월 렘버스 프린지 공연 United steps: A Dance of many tales (드림메이커)
2024년 9월 영국 차이나타운 Moon Festival 공연 (드림메이커)
2024년 9월 영국 킹스턴 한영 문화교류 행사 Moon Festival 공연 (드림메이커)
2024년 7월 GE 프로그램 Dance Fitness 개발 및 진행 / GE 프로그램 Dream Maker 개발 및 진행
2024년 6월 GE 프로그램 G-pop 개발 및 진행
2024년 5월 Glanect ENT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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