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택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 국제문화 교류로 한국 예술 성장 이끌고 ‘국제화’를 견인하다

사진=김정택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

한국미술국제대전·서울-한강 비엔날레 개최,
국제문화 교류로 한국 예술 성장 이끌고, 국제화를 견인하다

김정택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 | (사)서울한강비엔날레 이사장

예술은 그 어떤 언어보다 깊고 빠르게 서로를 이어줄 수 있다. 세계는 예술로 소통하고,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한다. 다름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시대에, 예술은 한 나라의 품격이자 미래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그렇기에 한국미술의 세계화는 단순한 미술계의 과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세계 예술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이 사명을 안고 수십 년간 국제 미술교류를 추진해 온 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다. 매년 국제 미술공모전 ‘한국미술국제대전’을 개최하며 한국미술의 저변을 넓히고 글로벌 작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해 왔다.

최근에는 ‘서울-한강 비엔날레’에 중점을 두고 있다.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이 국제 미술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예술관과 정신을 공유하며 문화적 공명을 이루는 장이다. 내년이면 3회째를 맞이하며 점차 그 규모와 완성도를 확장해 가고 있다.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견인하는 핵심 기관인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의 중심에는, 오랜 세월 예술과 조직을 함께 발전시켜 온 김정택 이사장이 있다. 이 시대의 예술인 김 이사장을 직접 만나봤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박진아 기자

한국미술국제대전의 저력, 국제교류와 작가 발굴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의 중심 사업 중 하나는 ‘한국미술국제대전’이다. 국제 교류를 기반으로 한 공모전의 형식을 띠고 있는데,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국제예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매년 10여 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자국 내 1차 심사를 통과한 뒤, 국내외 심사위원단의 2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된다. 공모전의 대상에게는 상금과 상품이 수여되며, 초대작가에게도 국회의장상, 서울시장상, 서울시의회의장상 등 다양한 상이 수여된다고 한다. 한국미술국제대전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매년 외국 유명 작가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외국 작가를 정기적으로 초청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이례적인 일로 국제적인 신뢰 구축의 기반이 되고 있다.

“32년간 국제교류를 지속해 오면서 처음에는 한 나라 한 나라 교류를 넓혀가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세계 각국을 오가며 활동하다 보니 점차 세계의 흐름이 보였고, 한국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세계적인 작가나 각국의 대표급 인사를 초청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의 교류와 신뢰 구축이 필요하죠. 외국을 방문해 각국 미술협회와 관계를 맺고, 이후에는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각국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을 발굴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국제교류의 핵심입니다.”

김 이사장은 이 국제대전을 통해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비엔날레 등 더 큰 국제무대 참여 기회를 마련해 줌으로써 성장시키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간의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보람으로, 한국미술국제대전에서 수상한 작가들이 이후 각국에서 인정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점을 꼽는다.

올해 한국미술국제대전 또한 준비 중에 있으며, 기존의 공모전과 초대전을 넘어 ‘국제 고미술 전시’가 새롭게 추가된다. 도슨트 운영, 감정 서비스, 강의까지 포함한 종합 미술문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고미술품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적 측면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미술품인 만큼 안전 관리와 교육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서울-한강 비엔날레’, 점차 규모와 완성도 발전 중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의 새로운 중점사업은 바로 ‘서울-한강 비엔날레’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며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문화와 철학, 예술정신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장이다. 2022년 제1회, 2024년 제2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내년 제3회를 준비 중이며, 점차 그 규모와 완성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서울-한강 비엔날레의 또 다른 특징은 작가 선정 방식에 있다. 김 이사장은 자신만의 철학과 이론을 바탕으로 자기화된 예술 세계를 구축한 작가들만을 선별한다고 강조했다. 모방이 아니라 자기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철학으로 승화시킨 작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보통 비엔날레와 다르게 작가들을 섭외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일반 미술인이 아니라, 미술을 자기화한 사람, 이론과 철학으로 작품을 만든 사람만을 선별합니다. 1회 때보다 2회 때가 훨씬 좋아졌고, 3회 때는 더 좋은 작가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세계에서도 우리 기준을 알아주게 됩니다. 우리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작가 중에서도 귀한 사람들을 발굴하게 되는 것이죠.”

도척지견(盜拓之犬)_김정택 이사장 작품 해설

도척지견이란?
중국 춘추전국시대 도척이란 악명 높은 큰 도적이 있었는데, 도척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유린하고 약탈하는 악마 같은 사람이다. 이러한 도척의 집에 개는 도척이 어떤 놈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찌꺼기나 던져 주는 도척에게만 꼬리를 흔들어 대면서 도척에게 반(反) 하는 사람들에게 도척이 짖으라 하면 짖고 물어라고 하면 물어뜯는 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 시대에 맞는 풍자라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연과 한글의 본질 탐구하는 독창적인 문자 추상화 작가

김정택 이사장은 문자 추상화 작가로서 오랜 시간 예술과 철학, 자연과 한글의 본질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예술가다. 2023년에는 71세의 나이에 인사동에서 70점에 이르는 작품을 전시하며 창작활동에 매진해 왔다. 특히 한글의 조형성과 철학, 나아가 우주적 구조에 주목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이를 시각화한 문자 추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단순함 속에 본질을 담고자 하는 철학으로 예술가의 품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또한 나무나 돌과 같은 자연 재료를 바탕으로 한 입체적 작업에 집중했다. 나무를 불에 태우고 다시 사포질하며, 재료가 가진 본연의 색과 결을 드러내는 과정을 중시한다. 자연으로 된 재료를 섞으면 더 자연색이 나오면서 자연스러워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나무의 결이나 돌의 문양 속에서 우주의 형상을 읽어내며, 이를 소재로 삼아 작품화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작가도 깨달아지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예술적 창조는 기술이 아닌 내면의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작품 하나에 인생의 철학과 세계관을 담기 위해, 책을 읽고 시를 쓰며 자연을 관찰하는 고요한 사유의 시간을 보낸다.

김정택 이사장, 베트남예술협회상_베트남 예술계 업적을 기리는 공로로 수여받았다. (2025년 1월 17일)

예술로 세계를 연결시키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발전의 저변에는 각 분야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인물들의 헌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협회의 중심에서 활동 중인 장민호 회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민호 회장은 고미술품 국제감정위원장을 겸임할 정도로 전문성과 함께 재력, 성품을 겸비한 인물로 협회의 성장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고. 또한 조직위원장인 하정렬 작가는 우주를 주제로 한 예술 작업과 더불어 시와 서양화에도 깊은 조예를 지닌 인물이다. 운영위원장 박지송 교수는 한국도슨트협회 회장으로 문화해설과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다.

“이런 분들이 함께 하면서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는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훌륭한 분들이 함께 일을 잘해가도록 세계화할 수 있도록 저는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죠. 유능한 분들을 도와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김정택 이사장의 발걸음은 늘 한국미술의 중심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한국의 예술과 문화를 세계로 이끄는 진심의 길이었다. 예술을 통해 한국이라는 이름을 품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김정택 이사장. 더 큰 교류, 더 깊은 연결을 꿈꾸며, 예술로 세계를 연결시키고 있는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의 여정을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_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profile

• 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 한류문화예술CEO과정 수료
• (사)서울한강비엔날레 이사장,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
• <문자추상화의 세계>, <문자추상> 저자 및 <우주와 마음의 대화> 시집 발간
• 공원2015중국당건화원진장판 등재
• 모스크바 대학교 총장 및 박물관장, 중국공예예술대학교 총장 초대, 강원대학, 일본한국어교육학회 초대 문자추상화와 한글형상도 전시 강의
•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 뉴스메이커, 뉴스매거진 선정 작가
• 초대 개인전 및 부스전 20회 국제전 및 단체전 130여 회
• 미국 의회 도서관, 모스크바 동양박물관 및 대학박물관, 독일 괴테연구소, 중국 중경미원미술박물관, 용산역사박물관 작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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