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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신동국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발달장애인과 공생하는 통합된 사회 꿈꾸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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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신동국 교수

마을만들기와 커뮤니티 케어로
발달장애인과 공생하는 통합된 사회 꿈꾸다

신동국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 이담심리크리닉 대표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수도권 최초의 대학 학사 교육과정으로, 성인기를 맞은 이들의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자립을 지원하고,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신동국 교수는 인생 전환기를 맞은 발달장애인과 그의 가족을 위한 심리상담을 통해 안팎으로 이들의 삶을 보듬으며 든든한 조력자로 역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마을만들기’로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편견 없이 함께 사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소외와 차별이 없는 통합된 사회를 꿈꾸며, 발달장애인을 건강한 구성원으로 양성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의 지점을 만들어가는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신동국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은혜 기자

수도권 최초 ‘에이블자립학과’ 개설
발달장애 학생의 성공적 자립 지원

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FA시스템 관련 일을 하던 신동국 교수는 아내의 권유로 우연히 심리학 분야에 발을 들였다. 특히 상실의 삶을 사는 발달장애아 가족의 고통과 마주하면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지지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그는 ‘신체장애는 한 사람의 장애로 그치지만, 발달장애는 온 가족의 장애’라며 발달장애아를 가진 가족이 짊어지고 있는 무게가 크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학습된 무기력을 필연적으로 경험하는 비장애인 형제와 죄책감, 우울로 점철된 부모들의 심리상담을 진행하면서, 발달장애아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긍정적 자기 인식을 통한 삶의 회복과 변화를 전파하고 있다.

나아가 성인기 발달장애아의 사회적 고립에 대해 깊게 고민하며, 안산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장 신부식 교수를 중심으로 한 노력 끝에 수도권 최초의 전문학사 과정인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를 설립했다. 에이블자립학과에서는 3년 교육과정에 1년간의 전문심화 과정을 추가해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구성했다. 특히 현장에 중점을 둔 실무교육과 컴퓨터활용능력, 문서실무사, 요양보호사 자격 등을 취득해,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체의 사무보조, 병원과 요양원의 의료보조 업무 등을 수행하는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전문학사 및 학사 취득의 교육과정을 확대하면서 기존의 의료·사무 보조 분야에 이어 뷰티·행정 보조로 관련 분야도 확대됐다.

“발달장애아가 있는 가족의 가장 큰 문제는 성인기 자립입니다.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수용하는 사회적 상황이 극히 미미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엄마가 아이를 떠안게 되죠. 그러면서 고립과 양육 고통이 심화되는 거고요. 안산대학교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에이블자립학과’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특히 경제적 자립 측면과 더불어 학생 스스로 자기 긍정성을 가지고,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기 삶 자체를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마을만들기’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힘써

신 교수는 발달장애인을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비단 구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 내 새로운 환경 조성을 꾀하고,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안산 중앙동 거리를 ‘청소년을 위한 문화거리’로 만든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0년부터 안산에 정착한 신 교수는 정비되지 않은 청소년들의 공간 개선에 관심이 있었다. 쓰레기가 즐비했던 안산 중앙동 거리를 개선하고, 청소년 문화의 거리조성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구성 및 환경을 개선하여 5년간 주말마다 거리음악회를 지속한 결과, 안산 중앙동은 전국의 청소년 댄스 공연팀이 모여 경연대회를 여는 문화축제의 장소가 되었다.

“10여 년의 긴 노력에서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작은 성과는 있었습니다. 지금도 주말이면 중앙동 프리아트존에는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이 모여 공연을 하고, 문화를 즐기면서 자기 개성과 열정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지나칠 때마다 알아주는 이는 없지만 그저 혼자 뿌듯해집니다.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마을만들기 조례제정과정에 참여하였으며 안산시는 2007년 전국 최초로 민간 위탁 방식의 중간지원 조직인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를 개소하였고 현재까지 안산시는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마을만들기 사업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신 교수는 이러한 ‘마을만들기’를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상실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함께 사는 삶’에 대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공동체적 삶이 뿌리내릴 때, 그것이 자연스럽게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녹아들고, 통합된 사회로 이어지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 속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의 과정이 ‘마을만들기’의 핵심입니다. 그 안에 발달장애인 엄마들의 모임도 있는 것이고요. 제가 발달장애인과 그들 부모의 삶을 연구하면서, 실제 공동체적 삶에 참여한 가족들이 변화되고, 갈등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목격했어요.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우고 협력하면서 긍정적 영향을 받고, 가족이 가진 장애를 인식하고 수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거죠.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도 이런 인식과 수용의 과정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 케어와 발달장애인 연계로 ‘노인문제’ 활로 마련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역시 급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년기의 인간다운 삶과 존엄한 죽음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로가 적고, 요양시설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고자 하는 노인들의 바람과는 상반되는 것이며, 가치 정립 없이 물질에 집착하거나 고독 속에서 불행한 노년기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신 교수는 이러한 노인문제를 지역공동체 내 ‘커뮤니티 케어’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커뮤니티 케어’는 유휴시설(遊休施設)을 이용해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고 식사, 생활 보조, 의료 등의 서비스를 공동체적 방식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으로써 안산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이러한 방식은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요양시설보다 절감되는 특징이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정부가 시행하는 ‘커뮤니티 케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마을공동체 내에서 고독한 노인들을 위해 ‘마을공동체적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신 교수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가진 ‘공감과 헌신’의 장점을 커뮤니티 케어와 연계하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그는 식사와 의료서비스가 주된 커뮤니티 케어에서 나아가 노인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요양보호사, 노인 놀이치료사, 노인미술치료사 자격증 등을 취득한 발달장애 청년들이 지역 내 노인과 연결된다면,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영역이 확대될뿐더러 노인들의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고 전한다.

“발달장애 아이들의 공통적 특성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성향과 특성을 커뮤니티 케어와 연관시키는 거죠. 아이들이 식사 보조도 하고, 대화도 하고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외로움을 해소해 주는 겁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일자리가 생기고, 노인들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또 치료사 자격을 가진 발달장애인과 노인을 연계해 서비스를 받게 하고, 이런 부분을 제도화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변화의 시작점 만드는 지역활동가이자 ‘여행자의 삶’ 추구

신 교수는 이처럼 발달장애인과 사회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안산시 마을만들기 운영위원장부터 심리상담 전문가, 지역사회 활동가로서, 발달장애인과 그의 가족, 지역사회와 노인문제를 위해 연구와 노력을 이어왔다. 올해 신 교수는 마을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년기의 행복한 삶과 죽음에 대한 ‘노인기 정신건강’ 강의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노년기 역시 상실이 아닌 발달의 한 과정이며, 앞으로 자신이 걸어갈 삶의 방향성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고 쇠약해지는데 이것도 인간 발달의 한 과정이죠. 그래서 사회가 가야 될 방향 속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 내가 아끼는 우리 발달장애 자녀들, 내 이웃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어떤 목표를 정하기보다 주어지는 대로 살면서, 그때그때 의미 있고 필요한 것을 해나가고 성취하는 ‘에네르게이아적인 삶, 여행자적인 삶’을 살다 가고 싶습니다.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보람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죠.”



예방철학 통한 가치교육 필요,
편견 없는 성숙한 공동체 꿈꾸다

사회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발달장애인을 향한 사회적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일부는 혐오의 표현을 서슴지 않을뿐더러 그 가족들을 향한 차별과 소외도 여전하다. 신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구조적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며, 성공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전했다. 이에 신 교수는 유럽의 경우처럼 유아기 때부터 ‘예방철학적 관점’의 교육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함양하고, 성공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신 교수는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를 통해 발달장애 학생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양성하면서 차별의 시선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를 소망하며, 마을만들기와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견고하게 쌓인 편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방향을 설정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성숙한 공동체를 향한 마중물이 되고 있다.

“교육 현장의 학교는 발달장애 청년과 가족을 위한 지원을 고민하고, 우리 사회가 이들을 껴안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는 이런 제도적 사각지대에서 발달장애인을 교육하면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 학생들도 우리와 좀 다를 뿐이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교육을 통해 적응 능력만 잘 키운다면, 얼마든지 사회적 역할을 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우리와 더불어 공동체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진제공_신동국 교수

profile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FNG 대표
이담심리크리닉 대표
지역사회서비스제공기관장
안산시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안산YMCA 이사
안산대학교 평생교육원 에이블대학과정 교수

주요저서 및 연구
공동양육에 참여한 발달장애자녀 어머니의 모성적 돌봄 경험 연구
마을만들기사업이 주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 연구
마을만들기사업이 주민의 삶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
의류소매점 유형별 소비자 선택기준과 만족도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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