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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3
조민구 교수, 여가문화 인식 제고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다
김유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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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 Work and Life Balance
여가문화 인식 제고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다


조민구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 전공 교수 | 한국여가정책학회 회장


최근 우리 사회에서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영어 work and life balance의 발음을 우리말로 줄여 만든 용어로, 우리 삶에서 노동 못지않게 여가(餘暇)도 중요한 요소임을 뜻한다. 단기간에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우리나라에서 여가는 ‘시간 낭비 혹은 비생산적인 일’로 치부되곤 하였다. 혹독한 경쟁 사회 속에서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여가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잘 사는 것, 행복한 삶의 기준이 단순히 경제적 요건만이 아니라, ‘삶의 질’ 문제로 이어지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장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여가 시간은 왕성한 생산 활동을 위한 재충전, 준비의 시간이다.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부터 열린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매년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역설이지 않을까.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 전공 조민구 교수는 “우리 삶에서 여가란, 운동을 하는 도중 운동화 끈을 다시 매기 위한 시간과도 같다. 운동화 끈을 다시 매지 않고 가다 보면 풀어져, 넘어지거나 속도가 더디어지게 된다. 잠깐의 휴식이 더 높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전했다.
취재_이선진 기자, 김유위 기자 / 글_김유위 기자

레크리에이션계의 권위자
일로 피로해진 심신을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하기 위하여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즐기는 여러 활동을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레크리에이션은 Re와 Creation이 합쳐진 합성어로, ‘회복하다, 새롭게 하다, 재창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재 조 교수는 1990년 서일대학교에 한국 최초로 레크리에이션학과가 개설되고, 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학교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듯 조 교수가 레크리에이션과 인연을 같이하게 된 것은 故 김오중 박사를 만나면서부터이다.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故 김오중 박사님을 만났습니다. 김오중 박사님께서는 고려대학교에 봉직하시며, 재학생들에게 여가론 강의를 통하여 여가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오셨습니다. 특히 1960년 12월 한국레크리에이션협회(現 사단법인 한국레크리에이션협회)를 창설하여 일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의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어, 일의 능률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의욕을 북돋아 주고자 하였고, 명랑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여 밝은 민주사회를 건설하고자 부단히 노력하셨습니다. 당시 노동위주의 사회에서 여가문화운동의 제창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였습니다. 여가는 한가로이 노는 시간으로만 간주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시는 김 박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동참하여 힘이 되고자 했습니다. 당시 김 박사님으로부터 수강했던 여가론 수업을 통해 여가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한몫 했었죠. 이후 김 박사님께서 회장을 맡고 계셨던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여가 분야에 본격적인 발을 딛고 지도자양성사업, 프로그램개발 및 보급, 청소년캠프 등 수많은 사업을 함께하면서 많을 것을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이후 조 교수는 한국여가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협회 50년사(2010)』 편찬위원장을 맡아 한국의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 역사를 집대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또한 조 교수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레크리에이션 분야 NCS(국가직업능력표준) 학습모듈’의 집필책임(대표집필자)을 맡는 영예도 안았다.

창의성을 기르는 자기주도적 토론식 수업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학과는 개그맨 이수근을 비롯해 문세윤, 권진영, 김범준, 정범균, 최효종 등 연예계 스타들 뿐 아니라 리포터, MC, 레크리에이션 강사, 행사 기획업체, 병원 레크리에이션 및 정신치료 분야 등 다방면으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이렇듯 전문 인재를 양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 교수만의 독특한 수업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학습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하지 못한 것이 바로 ‘질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대체로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합니다. 그 이유는 선생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주입식 교육환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자기주도적학습(Self directed learning)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학습의 참여는 물론 학습의 전 과정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학습형태입니다. 이러한 자기주도적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습의 필요를 파악하고 학습의 목표를 명확히 선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학습자가 성취 결과를 위해 자율적인 자기평가를 해야 하죠. 이를 통하여 비판적 사고와 논리력을 기르게 되는데, 이것을 토대로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론식 수업이 필요합니다. 토론식 수업의 동기부여를 위해 첫 시간에 유태인의 전통적인 토론교육방법이라 할 수 있는 ‘하브루타’ 수업 동영상을 시청하고 그들의 비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수업시작 전 난센스 퀴즈나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도록 하는데, 그래야만 학생들의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식의 토론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토론식 수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때로 엉뚱한 질문이나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도 질문자체를 존중하며, 성실하고 따뜻하게 응대하려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자는 어떠한 질문에도 학습자에게 면박을 주지 않는 행동입니다. 질문에 망신을 주게 되면 학습자는 마음을 닫게 되고, 결국 토론식 수업은 어려워지게 됩니다.”



조 교수는 수업 첫 시간인 오리엔테이션 때,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질문에는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며, 나쁜 질문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는 질문을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다가겠다는 조 교수만의 철학이었다. 다소 엉뚱하거나 황당한 질문도 수용하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이러한 조 교수의 독특한 수업방식이 알려져, 지난달 3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제4회 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에서 베스트인물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의 취지는 교육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발굴해 포상함으로써 바람직한 교육풍토를 조성하고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관계자의 따르면, 조 교수의 수상배경으로 “조민구 교수의 자기주도적 토론식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열띤 토론의 수업 분위기를 장려한 점을 인정받아 베스트인물상에 선정됐다”고 전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벽을 허물다
한편, 위클리피플 취재진은 조 교수의 제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이어갔다. 레크리에이션과 18학번 백요한, 이경, 이유빈 학생은 조 교수의 독특한 수업 분위기에 “인상 깊었다”고 전하며 운을 띄웠다.

“다른 수업과 달리, 조민구 교수님의 수업은 지루할 틈이 없이 짜임새 있게 이루어집니다. 모든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 분위기를 잘 조성해주신 이유가 크겠지요. 지식과 정보전달은 물론, 교수님의 경험담, 예시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주고 계십니다. 또한 모든 질문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어떠한 질문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십니다. 보통 다른 수업은 대체로 질문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던가, 주제를 약간 벗어난 질문을 할 경우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교수님의 수업에서는 질문이 수업 내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항상 질문하라고 장려하고 계시죠.”



조 교수에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교육을 진행하는가에 대해 묻자, “열린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의 이러한 진정성이 학생들에게도 전달이 되어서일까. 스승과 제자사이의 벽이 허물어져,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조 교수는 제자들에게 넓은 안목을 가지고, 꿈과 목표를 차근차근 이루어가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원대한 포부와 비전을 가지고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학과에 진학한 세 학생의 꿈을 들어보았다. 백요한 학생의 꿈은 세계적인 명강사, 이경 학생의 꿈은 레크리에이션을 접목한 댄스 강사, 이유빈 학생의 꿈은 국내 톱 여자 MC가 되는 것.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조 교수는 항상 근거리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이처럼 항상 성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조민구 교수. 끝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저의 은사님이자 롤모델이셨던 故 김오중 박사님께서 걸어오셨던 길을 앞으로도 걸어갈 것입니다. 김 박사님께서는 일평생 몸담아 오신 여가와 레크리에이션 분야에서 씨앗을 뿌리고 거두지 못한 채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아직도, 한국사회의 여가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됩니다. 제도적으로 여가관련 정책이나 행정적 시스템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가의 선용은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분야임을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저의 목표이며, 또 기성세대들의 인식제고를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입니다.”

profile

*이학박사(여가 및 스포츠심리학)
*행정학박사(여가정책)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객원교수(visiting scholar)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리더십과정 수료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 전공 교수
*한국여가정책학회 회장
*제4회 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 베스트인물대상 수상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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