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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새 생명을 심는 사람들 - “언제나 나눔”, 생명의 가장 빛나는 부활을 꿈꾸다
이선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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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나눔>

새 생명을 심는 사람들
“언제나 나눔”, 생명의 가장 빛나는 부활을 꿈꾸다
전경옥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장 ㅣ 위클리피플닷컴 선정 대한민국을 빛낸 의료인상


생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죽어서도 나누고, 살아서도 나눌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대답하는 이가 있다. 건강해진 누군가의 모습에, 죽음을 앞두고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선물을 남기고 떠나는 누군가의 흔적에,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내듯 24시간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사람들. 그들의 눈물겹지만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듣고자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의 전경옥 회장을 찾아갔다.
_취재/ 이선진 기자, 김신영 기자

건강해진 환자를 보는 것은 중독성 있는 감동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장기 기증을 하는 기증자와 장기 기증을 받는 수혜자의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기증자는 건강한 사람과 뇌사자로 나누어지고, 그에 따라 생채장기이식과 뇌사 장기이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상담을 진행하며,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부분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더불어 모든 의료,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환자의 정서적 모든 부분도 함께 하고 있다.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의 전경옥 회장 또한 세브란스 병원의 장기이식센터에서 근무하며 많은 사람들의 고귀한 죽음과 재탄생을 함께 지켜왔다. 같은 병원의 수술실에서 12년을 간호사로 근무한 그는 주변의 추천과 권유로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된 후 처음 3~4년은 피곤할 틈 없이 정신없이 보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자다 깨서 전화를 받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피곤이 누적되어 힘들었다. 그러다가도 이식을 받고 건강해져서 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힘이 났다는 전 회장은 장기이식을 결심한 기증자나 가족들이 정말 뜻 깊은 일을 선택하면서도 오히려 자신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산다’는 것은 그 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 모두가 사는 것이고, 그를 살게 한 장기기증자에게도 죽음으로서 삶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전경옥 회장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마치 마약처럼 중독성 있는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그러한 순간들이 있기에 자신들 또한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분들이 장기기증 과정에서 힘든 부분이 없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이라고 확신하는 그에게서 의학보다 정신적으로 다가가 함께 고통을 나누고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발전해 나가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
우리나라 장기기증자의 숫자는 백만명당 3~4명에 불과하다. 장기기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백만명당 30~40명이 장기기증서약을 한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떨어지는 숫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장기이식은 발전해나갔다. 뇌사 장기기증자가 많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체장기이식이 성장하게 된 것이다. 서울 아산병원의 이승규 교수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간이식 전문의라고 이야기하는 전경옥 회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응급으로 진행되는 일이 더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이식 분야처럼 의학적으로 성장을 이루는 분야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장기이식이 점차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의료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이미 여러 번의 성공적인 시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교환이식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을 했고, 다른 국가에서 그 기술을 배워가는 실정이라고 했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들도 그러한 장기이식 분야의 성장에 더 분주해졌다. 하지만 전 회장은 24시간 대기하고 근무해도 병원에서 받는 대우는 똑같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 협회는 전문가를 교육시키고 인프라를 구축, 전국적 연계가 이루어지고 서로 협조가 원활하도록 관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에서는 행정이나 법적인 부분들에 실무자로 참여하여 정책도 함께 만들어나가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장기이식코디네이터를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한 정규교육과정이나 자격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머지않아 전문 간호사 자격증 도입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에 따른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전경옥 회장은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필수 자질과 덕목으로 ‘의사소통’과 ‘열린 마음’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꼽았다. 상투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사명감까지 더해진다면, 어떤 보수로도 측정할 수 없을 ‘생명’이라는 축복받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식의 변화가 모든 생명을 살리는 그 날까지
기독교나 불교에서는 장기기증을 ‘선한 사마리아인’에 비유하거나 ‘몸 보시’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장기기증이 육체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전 회장은 안타까워했다. 기증자가 될 수도 있고 수혜자가 될 수 도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빛을 내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가장 의미 있고 고귀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 회장은 소망을 밝혔다. 내 몸에서 다른 이의 몸으로 생명이 이어진다면 죽음은 ‘끝’이 아닌 ‘생명 나눔’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기증과 장기이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생전에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면 기증을 승인한 것으로 본다’는 옵트아웃(opt-out)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와의 인식 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장기이식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스페인 등의 선진 국가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업무도 전문화 되고 세분화 되어 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사람들의 환경과 여건도 무척 안정적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점점 장기기증자가 늘고,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전문가로서의 인정을 받고 있지만, 인원수 충족이나 업무 환경 등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이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생명’이란 언제나 나눌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전경옥 회장. 그와의 인터뷰 내내 그가 환자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이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장기기증자가 늘고 더불어 장기이식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각광을 받으며 발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새 생명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모두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살아있는 ‘나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rofile
경력
현)대한 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 회장
현)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장기이식코디네이터
현)국립장기이식센터 운영위원회 운영위원
현)국립장기이식센터 뇌사판정기준 소위원회 위원
현)국립장기이식센터 생체소위원회 위원
현)한국장기기증원 이사

전)세브란스병원 수술실 책임간호사
전)대한 장기이식코디네이터회 총무
전)보건복지부 장기기증활성화대책 TF팀 위원

수상
보건복지부 표창 장기이식발전기여
연세의료원 표창 최우수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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