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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송석록 교수, 비제도권 스포츠의 국제화 포문을 열다
길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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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의 핵심코어, 비제도권 스포츠의 국제화 포문을 열다

송석록 경동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자문위원 및 강사


체육과 스포츠의 차이점을 아는가. 혹자는 체육을 영어로 하면 스포츠가 아니냐고 하지만 사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신체를 움직여 몸을 단련하고 교육하는 ‘체육’과는 달리, 직접 신체를 움직이지 않아도 타인의 움직임을 보고 즐기는 행위까지 아우르는 것이 ‘스포츠’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스포츠를 대중문화로 규정하고 연구해왔다. 이것은 곧 체육마케팅보다 스포츠마케팅이, 체육콘텐츠보다 스포츠콘텐츠가 더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스포츠를 대중문화로써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스포츠마케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고 있는 송석록 교수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위클리피플>은 감히 그를 글로벌 홍길동이라 부르고 싶다.
취재·글_길민지 기자

지식의 선순환을 도모하다
인터뷰하기 얼마 전 송 교수에게 기쁜 소식이 있었다. 제21차 세계특수체육국제학술대회에서 체육 분야 세계적 권위의 ‘로렌즈 래릭 학자상’을 수상한 것이다. 로렌즈 래릭은 미국 스포츠의 국제화와 발전을 이끌어온 뛰어난 리더십의 학자로, 그를 기리고 그의 연구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상이 ‘로렌즈 래릭 학자상’이다. 이들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두 가지는 연구와 리더십인데 송 교수는 이를 모두 인정받아 유럽과 미국 중심이었던 수상자와 연구체계에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그렇게 전 세계에서 10번째이자 아시아 학자로는 최초로 상을 받게 되었다.



송석록 교수가 학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임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교육,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불변의 진리다. 둘째는 연구,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지식을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는 사회봉사로, 앞서 두 가지를 행하면서 다듬은 지식과 능력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뜻이다. 단, 뽐내지는 말아야 한다며 송 교수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송 교수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의 제도권과 비제도권이다. 제도권 스포츠는 이미 정착된 기존 시스템과 콘텐츠를 의미하고, 비제도권 스포츠는 그 범위 안에 들지 못한 모호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올림픽처럼 세계적이고 영향력이 큰 스포츠 무대를 제도권이라 한다면 그 올림픽 종목에 끼지 못한 우리나라 전통 스포츠는 비제도권이라고 볼 수 있다. 송 교수가 주목하는 것은 비제도권이다.

“이미 정착된 제도권은 누가 맡든지 알아서 착착 순탄하게 진행됩니다. 그러나 비제도권은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이끌지 않으면 불가능해요. 비제도권 안에도 아직 발견되지 못한 가치가 정말 많은데 말이죠.”

그가 비제도권의 잠재력을 설명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든 예는 e스포츠였다. 흔히 우리가 ‘게임’이라고 알고 있는 e스포츠는 엄청난 순기능을 갖고 있다. 4차 산업과 연계한 e스포츠의 발전가능성도 모양을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워낙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있는 탓에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축구가 16세기에 유럽에서 금지된 적이 있다는 걸 혹시 아세요? 그 이유가 폭력성 때문이었어요. 선수들은 태클 때문에 싸움 나고, 관중들은 편을 갈라 싸우고, 그래서 100여 년간 금지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때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그로부터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가 어마어마하죠. e스포츠도 조금 더디게 가고 있지만 곧 미래가치와 연동되어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송 교수는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국제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2010년에는 비장애인 위주였던 e스포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IeSA)를 직접 설립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의 사회봉사 영역으로 연결된다.
학습과 연구로 얻은 지식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송 교수가 맨 처음 시작했던 사회봉사는 대한올림피언협회(KOA) 사무총장 활동이었다. 이후 올림픽의 핵심을 알 수 있는 IOC 총회, 세계올림피언협회 총회 등 스포츠 외교 현장의 한가운데서 국제 리더십을 키웠다. 그는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 핵심 인물로서 세계e스포츠선수권대회(WeS)를 개최했고 e스포츠국제포럼을 거쳐 세계특수체육국제학술대회(ISAPA2017), 최근에는 세계특수체육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얼마 전 송 교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 자문위원 겸 강사로서 세계인의 결집을 도모하는 국제 올림픽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무려 56개국 250명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올림픽콘퍼런스였는데, 송 교수가 정책, 기획, 마케팅, 행사진행 등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국제 참여자와 직접 교류하면서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로써 그는 국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행사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송 교수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이만큼의 열정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에게 선한 영향을 준 사람들
진정한 학문을 중시하는 송 교수는 독일 유학파다. 유학을 떠나게 된 계기는 사실 소소하고 귀여운 질투에서 비롯됐다.

“형이 정말 똑똑했어요. 소위 말해 인재라고 할까요. 그래서 형을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는데, 어느 날 이렇게 공부한 것을 사회에 기여할 순 없을까 싶더라고요.”

그는 큰 포부를 갖고 떠난 독일에서 인생의 멘토를 만난다. 바로 그가 공부하던 대학교의 지도교수인 베커(Becker)교수와 랑엔캄프(Langenkamp)교수다. 랑엔캄프 교수는 송 교수의 공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찾기 힘든 서적이 있으면 손수 찾아다 줬고 지역 박물관에 데려가 독일이란 나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송 교수에게 슬럼프가 올 때마다 극복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 것도 그였고 심지어 가족 여행에도 송 교수를 데려갔다. 이 모든 것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혈혈단신 공부하고 있는 그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랑엔캄프 교수가 송 교수의 학문 가치에 부합할 것 같다며 소개시켜준 사람이 바로 베커 교수다. 베커 교수는 스포츠를 활용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올바르게 정착시키는 데 관심이 많았고 이는 송 교수가 딱 원하던 분야였다. 베커 교수가 1994년 그를 처음 만난 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송석록군, 제일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하세요(Herr Song, Machen Sie das, was Ihnen Spass macht!)’. 이는 송 교수에게 공부와 연구 의미를 부여해준 단순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송 교수는 그를 통해 학문적 깊이를 보다 확장 시킬 수 있었다.
거룩한 지도자 아래 거룩한 성장을 이룬 송 교수는 독일에서 박사 학위(Dr. der Sportwissenschaft)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경동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스포츠마케팅학과를 개설했는데 이에 매력을 느낀 송 교수가 본과 교수로 취임하게 되었다. 그 후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송 교수는 여전히 베커 교수의 ‘재밌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가슴에 새긴 채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이행하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송 교수는 생각이 나면 직접 행동으로 옮겨 보는 행동파다. 게다가 비주류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진정한 개척자의 역량을 갖춘 셈이다.

“제가 가진 역량 안에서 어떤 일을 성사시켰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 재밌어요. 누군가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는 이런 선한 영향력이 비단 한국 사회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제적으로 퍼져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 또한 국제 사회에서 만난 수많은 유명 인사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받았다.

“남들이 인지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분야를 살려내고 싶어요. 단,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재미가 있어야 돼요. 그리고 그 재미있는 것에도 전제조건이 붙는데, 바로 실력이에요. 한 개인이 특정 콘텐츠를 이끌고 갈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있어야 해요. 나만이 갖고 있는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며 재미를 붙이고, 그렇게 새로운 분야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 세계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즉 비제도권은 예산이나 행정 등의 측면에서 지원이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송 교수는 끊임없는 스포츠콘텐츠 개발과 새로운 국제 스포츠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 과정이 고되고 힘들지언정 나중에는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라며 굳은 다짐을 보여줬다.
평창에서 개최된 국제 올림픽 콘퍼런스의 주제는 ‘올림픽 레거시’였다. 59개국 250명이 참여하여 올림픽으로 배출되는 유산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지속적인 가치를 이어나갈지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송 교수는 이 국제 콘퍼런스를 기획하면서 13명의 외국패널, 200명의 외국 참여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참여를 독려했다. 그리고 올림픽의 확장성과 평창의 가치를 홍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했다. 그의 새로운 메시지가 세계를 향해 던져졌다.
국제적 연대, 그 연대를 통한 콘텐츠의 가치 창출 및 확산은 우리 시대의 담론으로 적극 대두되고 있다. 진정한 개척자의 길을 걷고 있는 송 교수. 가까운 미래엔 그를 통해 어떤 가치가 발굴될지 몹시 기대된다.

profile
독일 루르대학교 보훔 스포츠학 박사
경동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대한올림피언협회 사무총장
세계특수체육국제학술대회조직위원회(ISAPA2017) 사무총장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 사무총장
2014세계e스포츠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WeS) 사무총장
유럽스포츠위원회 전문위원
국제올림픽컨퍼런스위원회 위원
2017 로렌스 래릭 학자상 수상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자문위원 및 강사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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