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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이전오 교수,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법조인 양성에 힘쓰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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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본질과 방향성에 주목한 교육자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법조인 양성에 힘쓰다


이전오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구글 딥 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와 이세돌의 대국이 이루어졌다. 이는 곧 인간과 로봇 간 세기의 대결 구도로 다뤄지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완승을 자신했던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1:4로 패하고 만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날이 도래한 것이다. 이를 앞서 예견했던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이 ‘2045년에 이르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라고 주장한 것처럼, 어쩌면 기술의 집약체인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을 대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법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변호사에게 법률서비스를 받고, 인공지능 판사에게 판결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대학은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전오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와 같은 고민을 거듭한 가운데, 기계를 이길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겸비하는 교육, 즉 창의적이고 타인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등 ‘인간성 회복’에 바탕을 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클리피플은 다년간 법조인으로서 조세법 발전에 이바지해온 법률 전문가이자, 현재는 전문 역량을 갖춘 법조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이 교수를 만났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법률 전문가에서 교육자로, 후학 양성의 꿈
취재진은 이 교수를 만나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로 향했다. 그곳에서 개강을 앞두고 수업자료 준비에 여념이 없던 이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1981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987년부터 1999년까지 변호사로 활동해오다가 돌연,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로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그때 그의 나이가 44살이었는데, 3년간의 만학도 생활은 매우 어렵기도 했지만 그에게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이후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2002년에 귀국하여, 법조인으로 활동해오다 2006년에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부임하여 지금까지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법조인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다가 문득,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여정에서 내 인생을 돌아본다고 가정했을 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 곧 ‘바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큰 결심을 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이었기에 비록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는 일념으로 어려운 유학생활을 버텨나갔습니다. 선진국의 법률과 교육시스템을 가까이서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혜택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여러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우리나라에서도 전문성과 인격 등 역량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고자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교육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조세법, 행정법, 법조윤리 등의 전문가로 「우리나라의 MDP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 「알기 쉬운 조세체계 구축방안에 관한 연구」, 「대체적 조세분쟁 해결절차의 도입에 관한 연구-조정을 중심으로」,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상 조세회피 목적의 범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규정의 문제점」 등 특히 조세법 발전에 주력해왔는데, 우리나라의 조세제도나 세법 등이 합리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부위원회 활동을 해왔다. 그중에서도 9년간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으로서 납세자의 불복사건을 처리하며, 납세자의 권익구제를 위해 노력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역량 갖춘 법조인 양성을 위한 노력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3년 과정의 법학전문대학원으로, 2009년에 새롭게 도입된 로스쿨 제도. 시험에 의한 법조인 선발제도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취지로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은 10여 년이 지난 현재,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 양성이라는 목적과 취지에 과연 부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일부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내용이 종래의 법과대학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이 일어나는 이유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이 이론교육과 실무교육 간에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여전히 이론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실무교원의 숫자 및 역량, 교육과정 또는 교육환경이 종전 법학교육의 근간을 바꿀 정도의 상태에 미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 이에 이 교수는 전문 역량을 갖춘 법조인 양성을 위해서는 이론교육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실무교육이 대폭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국회입법조사처의 의뢰로 「법학전문대학원 교원 충원 실태 및 기준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법학교육의 새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 시스템뿐 아니라 대학교육 전반에 대하여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주입식 교육, 암기식 교육, 정답을 가르치는 교육만을 줄곧 해왔습니다. 2010년에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누가 서울대학교에서 A+를 받는가’를 보면, 교수의 농담이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받아 적는 학생, 오로지 교수의 견해를 답안지에 그대로 옮겨 적을뿐, 자신의 견해는 답안지에 절대로 쓰지 않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는 교육자로서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가장 큰 책임은 이러한 교육방식을 고수하는 교수에게 있고, 문사철(文史哲)을 등한시하고 취업률에만 목매는 대학, 그리고 성적이나 스펙 위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기업 등 사회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이에 저는 몇 년 전부터 자원하여 학부대학에서 고전을 소재로 한 교양과목을 개설하여 학생 주도의 토론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의를 소재로 한 복수의 고전, 국가-시장-개인 간의 관계를 다룬 복수의 고전을 선정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미리 읽어오게 한 후 수업시간에는 책 내용 및 그와 관련된 한국사회의 현실적인 주제에 관한 토론을 합니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토론 수업 이외에, 한 학기에 걸쳐서 현실참여형 리포트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합니다. 리포트 주제는 예를 들면,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1% 사람 인터뷰하기’, ‘우리사회에서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현상 한 가지를 선정하여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과 원인, 해결책을 제시하라’와 같습니다. 이런 수업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문적 역량을 길러주는 것 이외에 자신을 성찰하면서 삶의 의미를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데, 매 학기 수업을 거듭할수록 학생들이 이러한 수업에 얼마나 목말라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정연한 논리에 여러 번 감탄하면서, 그간의 획일적인 우리 교육에 대하여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고전 수업을 통해 올바른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의 본질’에 주목한 이 교수. 그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수업은 학생들에게 매번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강신청 기간 때마다 수강인원이 최단 시간에 가득 차는 데에서 보듯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강의평가 역시 호평이 자자했다. 이와 같은 이 교수의 노력은 대학교에서도 인정돼, 여러 차례 ‘우수 강의 교수’에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시시각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오가는 법조계에서 무릇 법조인으로서 어떠한 역량을 가져야 할까? 이 교수는 후배 법조인이자, 앞으로 법조계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이러한 얘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몇 십 년 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일신의 큰 영광으로 알았고, 그런 까닭에 법조인들은 자칫 특권의식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법조인이 대량 배출되는 현재, 그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바람직한 일이고 당연한 일인데,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법조인을 오로지 법률 지식만을 필요로 하는 직종으로 여기게 되면, 국가나 사회발전에 기여하기보다는 자칫 법률 지식을 악용하여 진정한 법치주의나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법률 기술자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애당초 법률가가 되지 않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합니다. 법조인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돈, 명예, 권력 등의 유혹 때문에 자신이 궤도를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이처럼 ‘올바른 교육의 힘’을 절감하고 있는 이 교수는 정년 후에도 이와 같은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지금 가르치고 있는 수업의 이름을 따서 ‘고전 속의 정의’라는 주제로 저서를 집필할 계획이며, 아울러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회단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양강좌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듯 이 교수의 은퇴 이후 삶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그의 굳건한 신념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위클리피플은 이전오 교수의 또 다른 행보를 주목해본다.

profile

〈주요 경력〉
한국 및 미국 뉴욕주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법학전문대학원 특별위원
서울지방국세청 법률고문
국세청 인사위원
한국조세연구포럼 및 한국세무학회 회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법제연구원 감사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중장기조세정책심의위원장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학평의원회 의장

<상훈>
녹조근정훈장
한국세무학회, 성균관대학교 법학연구소 학술상
대한변호사협회장상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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