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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9
그림 읽어주는 오은영 마술사, 미술 인문학 강연가로 도약하다
이선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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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마술사

오은영 마술사 | 미술 인문학 강연가


21세기 최고·최대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이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고, 번뜩이는 창의적인 생각은 큰 능력이며 무기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창의력의 원천을 찾아 헤맨다. 창의력이란, 현대인에게 끊임없이 요구되는 기질이자 영원한 숙제다. 전문가들은 인문학이 상상력의 원천이라 입을 모은다. 인문학은 역사, 철학, 미술 등 다양한 분야와 시너지를 내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
우리에게 마술사로 친숙한 오은영씨는 최근 미술인문학 강사로의 변신을 알렸다. 미술과 인문학이 만들어내는 시너지에 ‘마술’이라는 윤활유를 칠해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신선한 강의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명작을 바라보는 감상자를 가장 주눅 들게 하는 말이다. 지적 밑천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누구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예술 분야가 된 미술엔 숨겨진 맥락을 읽고, 가치를 발견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미술을 감상하는 날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마음이 피곤한 날, 열정을 찾고 싶은 날, 혼자 있고 싶은 날, 사랑하고 싶은 날…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이 미술을 감상하기 좋은 날이다. 오은영 강사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인문학 강의를 ‘그림을 이용한 마술’로 흥미로운 수업으로 탈바꿈시킨다. <위클리피플>은 미술인문학 강사로 인생의 새로운 무대를 열고 있는 오은영 강사의 삶에 한 걸음 다가가 보았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이윤섭 기자, 최윤정 기자

마술과 미술의 놀라운 시너지
부드러운 미소로 인사를 건넨 오은영씨는 ‘마술사’와 함께 ‘미술인문학 강사’라는 직업이 추가되었다며 본인을 소개했다. 백화점에서 베테랑 미술 강사의 미술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미술의 세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그녀 역시 ‘미술 강의’는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림의 배경지식과 화가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미술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8년 전 한 백화점에서 많은 고객분들을 모시고 강의하시던 유명한 미술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청중들이 아주 즐거워했고 반응이 뜨거웠으며, 미술이 이렇게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분야구나 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또한 제 본업인 마술을 이용해 그림 마술과 함께 미술 강의를 한다면 관객들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미술 강의를 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 강사는 마술사가 미술 강의를 한다는 것에 대해 단순히 흥미 위주의 깊이 없는 강의를 할 것이란 편견을 불식시키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에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 입학해 미술에 대한 전문성 있는 지식을 쌓고, 연구를 거듭하며 강의를 구상했다. 이제 강사로 활발히 활동한 지 4년 차인 오 강사의 강의 제목은 <마술과 함께 하는 명화 산책>이다. 마술사로 전성기를 누렸던 그녀는 이젠 미술인문학 강사로서 새로운 날개를 펼치고 있다.



“제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은 미술에 별로 관심 없는 비자발적으로 앉아계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분들이 지루해 할 수 있는 미술 강의를 그림마술과 함께 진행하며 청중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죠. 이러한 강의를 만들려고 미술과 그림을 이용한 마술을 결합하며 시행착오를 많이 거치며 하나하나 만들어갔죠. 지금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의 미술관·박물관 경영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고 곧 박사과정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청중에게 제 강의에 대한 신뢰감을 주고 싶고 저도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니까요. 감사하게도 입소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 강의를 찾아주고 계십니다. 많은 분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미술의 세계에 입문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도전과 개척의 롤모델
오은영 강사는 우리에게 ‘마술사’로 친숙한 인물이다. 17년 경력의 베테랑 마술사인 그녀는 후배 마술사로부터 내가 롤 모델이다 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정은선 마술사 이후, 우리나라 두 번째 여성 마술사인 그녀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한 도전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그녀는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 그녀는 2005년부터 방송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EBS <매직 잉글리쉬>, KBS <과학카페> 등에 출연하며 마술과 영어, 과학 마술 등 마술과 다양한 분야의 융합 가능성을 선보였다. 수차례 매진을 기록한 공연은 물론이며, 홍콩세계마술대회 E.I.M.C상 등을 수상하며 지금까지 국내 최고의 ‘여성 마술사’로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창작전통마술 ‘황진이의 4계’는 제2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폐막식 작품으로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고, 2012년 여수엑스포에는 그녀의 샌드매지컬이 메인 무대에서 한 달 동안 공연되기도 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다양한 국내기업의 해외 프로모션의 단골 마술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동아인재대학 마술학과,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매직엔터테인먼트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마술사로 17년 일하면서 늘 남들이 안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노력했고 매번 과감한 투자를 해왔어요. 때문인지 감사하게도 큰 침체기나 슬럼프 거의 없이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이 마술계는 남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독특한 마술 세계가 없으면 오래가기 힘듭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마술을 고민하고, 개발하며 자신의 길을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의 마술을 그대로 따라 해선 한계가 드러나고 그 사람을 뛰어넘을 수도 없습니다. 마술사는 단순한 액터가 아니라 공연을 총괄하는 연출자와도 같아요. 단순히 마술연기만 하는게 아니라 그 마술을 창작하고 만들어내는 것부터, 댄서와 스텝을 형성하고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일, 음악, 조명, 대본까지 마술사의 주도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늘 공부하고, 연구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초행길은 언제나 험난하고 서툴 듯,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한 그녀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여자라서 장점이 많았다’며 웃어 보였다. 그녀의 긍정적인 생각은 ‘마술사 오은영’을 만들었고, ‘미술인문학 강사’로서 성공이라는 마술로 이어질 것이다.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미술이라는 예술에서 비로소 새로운 비전을 발견한 것이다.

“초창기엔 ‘여자 마술사’라고 하면 그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할 경우 아예 신뢰조차 하지 않는 분도 계셨고 여자의 마술에 넘어가는 걸 자존심 상해하는 분도 계셨어요. 이에 남과 구별되는 저만이 할 수 있는 우아한 여성 마술사의 공연을 선보이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여자라서 많은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제가 벤치마킹할 여자 마술사가 별로 없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여자마술사 ‘오은영’이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고 오은영 마술사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는 마술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마술사가 선보이는 소통의 예술
오은영 강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항공사 승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진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나만의 일’을 찾고자 했다고 한다. 우연히 선배가 보여준 간단한 마술을 보고 마술에 큰 매력을 느꼈고 학원에서 마술을 배운지 2달 만에 회사에 사표를 내고 마술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홍콩의 수이차오 여성마술사를 찾아가 직접 배우기도 했고 해외 마술 컨벤션을 다니며 마술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마술사로서의 보람을 묻는 질문엔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마술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그녀에게서 인본주의적인 따뜻함이 느껴졌다.

“마술카페에 오신 아저씨에게 마술을 가르쳐 드린 게 기억이 납니다. 집안에서 무뚝뚝하고 소외당하는 아버지인데 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함께 이야기할 거리도 생겼다며 기뻐하셨고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뭐 또 배워온 거 없냐고 말을 걸어온다며 즐거워하셔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종합병원에 중증을 앓고 있는 환아들에게도 찾아가 마술쇼를 보여줬는데 아이들이 웃을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 마술을 생전 처음 보는 캄보디아의 어린이들에게 직접 마술쇼를 보여주었을 때 동그랗게 놀라던 아이들의 눈이 생각납니다.”

현재는 ‘마술사’ 뿐만 아니라 ‘미술인문학 강사’로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녀는 더 좋은 강의에 대한 끝없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미술인문학과 마술이라는 두 분야 모두 절대 어설프게 하고 싶진 않다며 말하는 그녀에게선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제 수업을 들으신 분들은 ‘참신하다’, ‘준비를 많이 한 게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많이 주십니다. <마술과 함께 하는 명화 산책> 강의를 통해 마술과 미술 두 분야 모두에 정통한 전문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고도의 예술학이자 철학인 미술인문학엔 깊은 전문성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흔히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라 여기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분야를 접목시키는 것도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키는 창조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창조의 안내자가 여는 상상의 문
부단한 노력을 거듭하며 오늘을 내일의 발전 동력으로 삼는 그녀는 본인의 미술 인문학강의를 최고로 재미있는 미술 강의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제 강의 부제목은 ‘미술에서 배우는 창조의 비밀’입니다. 창의성의 정수인 미술작품을 보며 예술적인 창의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미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드리는 강의입니다. 그래서 가장 창의적인 시대였던 르네상스 미술과, 인상주의미술, 현대미술 위주로 가장 창의적이고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그림, 발명이 들어간 미술, 독특한 화풍을 자랑하는 미술들 위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마술이야말로 가장 창의성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림을 이용한 마술을 통해 예술적 창의성을 기르는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 유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강의를 만들고 싶어요. 무엇보다 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놀라운 미술의 세계를 재미있고 신비롭게 경험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제 수업을 들으신다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술이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고, 예술성·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꺼라 확신합니다.”

‘당신에게 만약 2주의 여유가 주어진다면 책을 읽고, 2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영화를 보고, 단 2분의 여유밖에 없다면 그림을 보라’는 말이 있다. 미술은 창의성의 정수로서, 시각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숨겨진 의미와 소통하는 기쁨을 제공한다. 오은영 강사는 미술과 마술을 결합해 무한한 상상력의 에너지를 선보이는 ‘창조의 안내자’라고 할 수 있다. <위클리피플>은 그녀가 선보일 다채로운 예술의 세계를 응원해본다.

profile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미술관경영 전공
동국대학교 인문문화예술 최고위과정 교수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ALP과정 수료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정책과정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KNA과정 수료
숙명여자대학교 미술경영아카데미 수료
전)동아인재대 마술학과 교수
스칼렛 모델 선발대회 대상
한국화장품 모델 선발대회3위
전)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International Magic Contest in Hong Kong E.I.M.C. Award
전)KBS 어린이음악회 MC
전)EBS 매직 잉글리시 MC
부천시 문화예술 홍보대사
친환경상품진흥원 홍보대사
월드투게더 홍보대사

저서
호모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나도 발명 천재 마술사
IQ 200으로 키우는 마술사 오은영의 마술학교
마술사 오은영의 판타지 오브 매직
만화로 배우는 마술사 오은영의 마술학교 1,2(베스트 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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