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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박선영 소장, 따뜻한 건축가가 선사하는 배려의 공간
박주영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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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감각하는 행복
따뜻한 건축가가 선사하는 배려의 공간


박선영 오-스케이프 아키텍튼 소장


‘건축은 문화의 한 표현이다(L" architecture est une expression de la culture)’. 프랑스의 공공건축법 제1조에 규정된 말이다. 인류는 건축을 통해 삶의 정주 여건을 구축한 것뿐만 아니라, 예술의 일환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건축의 힘은 대단하다. 다른 매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하나의 건축물만으로도 유인효과를 발생시킨다. 건축은 때론 하나의 마을을, 도시를, 시대를 상징한다. 이렇듯 건축은 공간을 창출하여 삶의 장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공간은 그 자체로 비물질적이며 명료한 대상이 없다는 점에서 모호한 요소다.
건축서비스는 이러한 모호함을 현실로 만들어 아름다운 공간을 선물한다. 건축서비스는 건축물과 공간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건축설계·구조·기계·전기·소방·토목·조경·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디자인 능력,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지식기반 서비스’이다. 창조적인 혜안을 가진 전문가들은 건축에 감성과 배려를 더한다.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사람들이 공간을 감각(sense)할 수 있기를 바라는 비전으로 설립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박선영 소장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건축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으며, 더 좋은 건축을 위한 무한한 동력을 만들어낸다. 공간에 희망을 더하는 건축가로서 공공건축, 도시 디자인 등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박선영 소장. <위클리피플>은 그녀의 삶에 한 걸음 다가가 보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박주영 기자, 최윤정 기자

섬세한 관찰에서 출발하는 건축
박선영 소장을 만나러 가는 길, 유독 길가 곳곳의 주택과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당연한 경관이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건축은 우리의 매 순간을 함께하는 존재임이 느껴졌다.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소품디자인부터 작은 스케일의 건축설계, 도시마스터플랜까지 전천후 디자인하는 회사다.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풍경(Scape)을 관찰(Observation)하는 건축가들(Architects in Dutch)’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간과 건축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지닌 박선영 소장은 작은 관찰에서부터 건축이 시작된다고 운을 뗐다.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관찰을 통해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을 건축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유독 동그라미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동그라미가 주는 움직임속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건축에도 녹이고 싶었습니다. 이렇듯 관찰은 모든 건축의 시작점입니다. 저희는 자연을 닮은 건축을 지향합니다. 자연을 보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듯이, 단순히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건축 이상으로 편안함을 감각(sense)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공간과 뷰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경험을 쌓은 결과 많은 고객이 만족해하십니다.”

박 소장은 ‘sense’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건축을 눈으로 지각하는 것을 넘어 온몸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의 확고한 철학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 마인드로도 이어졌다. 고객이 만족하는 건축과 디자인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박 소장은 공간을 통한 삶의 행복을 실현하기 충분했다.

“공간을 이용하는 이의 특성, 세부적인 용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희에게 주거공간을 맡겨주신다면, 살아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드립니다. 사례로, 부부 중 한 분이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셨습니다. 그분을 위해 벽체의 안쪽과 천정에 단열재를 추가로 계획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교차가 매우 뚜렷한 나라이기에 철저한 설계와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개인의 바이오리듬과 공간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디테일 및 가구디자인까지 신경 쓰며 삶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편안함을 디자인을 통해 최대로 끌어올리려 합니다.”



해외에서 찾은 또 다른 비전
박선영 소장은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 자체가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정답을 제시하는 건축가가 아닌, 고객과 함께 정답을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은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었다. 숨어있는 몇 센티에서 남다른 차이를 만들어내는 박 소장. 솔루션은 무궁무진할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건축은 선택의 문제이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솔루션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선택지를 제거하기 보단 선택의 위계를 설정함으로써 조화가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를테면 한 가지 선택지 때문에 다른 것들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다른 조건보다 부각시키는 것이죠. 아이를 키우는 주부님에겐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서 아이를 볼 수 있도록 제안한다거나, 현재의 필요한 공간 외에 추가로 증축 가능하도록 구조 및 설비 설계를 하는 등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켜드린 사례입니다.”

박선영 소장은 네덜란드의 델프트 공대에서 건축 및 도시 설계를 공부하고, 영국에선 대형 회사에 몸을 담그며 실전을 경험했다. 국내에 머무르기보단 해외의 선진 디자인에 눈을 돌리며 건축가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녀는 호기심을 ‘호기력’으로 바꾸는 도전적인 추진력의 소유자였다. 이론이 아닌 경험을 통해 배움을 체화시키고자 노력한 박 소장의 열정은 오늘의 자양분이 되었다.

“건축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던 시절, 해외의 선진 디자인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었습니다. 그때, 운하가 있고 땅을 만들어서 건축하는 나라였던 ‘네덜란드’가 눈에 들어왔었어요. 네덜란드에서 유학하며 한국 건축의 미래상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죠. 단순히 디자인을 예쁘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필요한 숫자, 규모와 같은 조건까지 면밀히 따져가며, 수요 높은 공간을 창출해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네덜란드 유학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영국의 포스터앤드파트너스에서 일했습니다. 그 땐 혼자 일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함께 협업하는 공동체로서 일하는 법을 배웠고, 하나의 디자인에 수반되는 여러 과정을 몸소 체험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를 말리시기보단,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던 가족에게 감사드립니다.”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의 건축
남성이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건축 분야에서도 여성 건축가의 비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그려왔다. 아이 셋을 둔 주부가 여성 최초 건축사가 됐다는 소식이 몇몇 일간지를 장식했던 것이 지난 1967년의 일이다. 이후 여성 건축가들은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주역 중 하나인 박 소장은 처음엔 남성보다 약한 물리적인 체력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여성의 섬세함을 원하는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저는 학생이나 동료들에게 절대 밤을 세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저 또한 처음엔 몸을 혹사시키며 일을 했었지만, 건축은 좋은 상태의 에너지로 설계했을 때 좋은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체력의 한계에 부딪혀 힘든 때도 많았지만, 이젠 점차 저를 찾아주시는 클라이언트들이 늘어나면서, 여성이라는 장벽이 장점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보람을 느끼는 일도 많습니다. 고객들이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잘 썼다, 고맙다’며 사진을 보내주시거나, 덕분에 좋은 가격에 집이 팔려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시곤 합니다. 함께 소통하는 초기의 과정뿐만 아니라 이렇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결과도 참 뿌듯합니다.”

박선영 소장은 대학 겸임교수로도 일하며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박 소장은 철학자 바쉴라르에 대해 이야기하며 ‘호기심’을 지녀야 하는 건축가의 소양에 대해 말했다. 또한 실력 있는 건축가가 되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어린 시절 가졌던 호기심과 큰 꿈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그녀처럼 후배들도 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건축가는 계속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직업입니다. 그렇기에 상상과 표현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야 합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되는 시대라고도 평가되는 지금, 책상의 이론에 치중하기보단 무언가 창조해내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또한 동료, 클라이언트와 같이 솔루션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건축을 하는 ‘이타심’을 지녀야 합니다. 저는 건축가는 다른 분야에선 느껴볼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마라톤을 한다는 생각으로 매사 임한다면, 좋은 일들이 많이 펼쳐질 것입니다.”



행복이 커가는 공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회 모두를 위한 공간은 언제나 필요하다. 즉, 건축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공공적인 가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공건축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그 나라 전체의 수준과 가치관, 시대를 그대로 담아내는 거울이다. 박선영 소장은 이러한 공공건축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다양한 공공건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비전을 묻는 질문엔 초심을 떠올리며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봇 테크, 3D 프린팅 등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와중에도 섬세함을 더하고 한 끗 차이를 만드는 건축가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네덜란드 유학을 통해 새로운 시야를 가졌던 것처럼, 앞으로도 도전적인 글로벌 마인드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의 비전은 하나, 잘 관찰해서 좋은 공간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문화적 산물로서 건축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가치를 실현하며, 기억에 남는, 좋은 공간을 설계하는 사무소 중의 하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저서 「행복의 건축」에서 “어떤 공간과 어떤 희망이 일치했을 때 그것을 ‘집’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생활, 문화, 생산과 전체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건축은 살아가는 목적 자체이며 살아가는 방식을 짓는 것이다. 삶에서 집이 주는 가치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집은 일상의 증인이며 진정한 힐링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아름다움을 볼 때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것이 암시하는 행복을 ‘감각’하게 된다. 관찰과 소통의 과정을 통해 공간의 행복을 창출해내는 박선영 소장. 나와 가족을 위한 행복한 공간을 생각한다면, 그녀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위클리피플>은 그녀가 창조할 공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응원해본다.

profile

2014. 7 – 현재 O-SCAPE Architecten 대표(소장)
2015 – 2019 광운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_설계스튜디오
2011 – 2014 삼성물산 건축설계팀 (해외파트)
2009 – 2010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디자인 팀장
2007 – 2009 fosterandpartners (London HQ) Group 1
2006 – 2007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병원설계팀)

<활동>
서울시 공공건축가 및 마을건축가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3동 총괄계획가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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