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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3
여자 연예인의 롤모델,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가 최초로 붙은 배우, 김혜자
이경숙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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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월드비전 제공)

여자 연예인의 롤모델,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가 최초로 붙은 배우, 김혜자

“떠나는 내게 카비타가 무엇인가 신문지에 싼 걸 주었습니다. 열어 보니 까쥬가 아홉 개 들어있었습니다. 이걸 팔아야 온 식구가 하루를 먹고사는데... 나는 그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고 돌아섰습니다. 눈물 때문에 뒤돌아볼 수 없었습니다. 카비타는 학교 가는 게 소망입니다. 그 소망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김혜자 저)" 중에서

국민 엄마를 넘어 세계 아동의 엄마가 된 사연은...

김혜자는 해외구호활동을 시작한 것은 어느덧 30여년을 바라보고 있다. 1991년부터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혜자는 1세대 연예인 나눔 대사로서 전 세계를 다니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녀의 구호활동의 시작은 과거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딸과 함께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때였다. 그녀는 어느 날 오후, 월드비전이라는 비영리 자선단체의 회장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그녀에게 월드비전 친선대사가 되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고 이것이 그녀의 친선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혜자는 "친선대사라는 말 자체가 내겐 낯설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영양실조의 아이들, 하다못해 원숭이라도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으리라 여겼던 내 예상과는 달리 어느새 슬픔의 먹구름이 내 영혼을 채워 버렸다"고 당시의 감정을 회상한다.

이후 김혜자는 2004년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한 10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집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출간했으며 에세이집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북한 용천 긴급구호와 태백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공부방을 세우는데 사용했다.

연기에 소질이 없다 느껴 연기 중단 선언했지만...

그녀는 1941년 9월 15일,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학과에 진학했다. 1960년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했으며 다음 해 1961년 KBS 서울중앙방송 공채 1기 탤런트로 정식 데뷔하였으나, 연수를 끝내기도 전에 11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하면서 연기 중단을 선언했고 졸업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김혜자는 “열망만 컸지 연기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 도망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한 가정의 어머니로 살던 도중 27세의 나이에 다시 연기에 대한 갈망을 느꼈고, 3년 간 연극 무대서 ‘연극계 신데렐라’로 살아왔다. 이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1969년 MBC가 개국하면서 스카웃돼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MBC 드라마 《개구리 남편》, 《강변살자》, 《수사반장》, 《학부인》, 《무지개》, 《신부일기》, 《여고동창생》, 《후회합니다》, 《당신》, 《안국동 아씨》 등의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알렸고 다수의 최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하면서 톱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그녀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 끝없는 도전...

그녀는 MBC 《전원일기》(1988), 《사랑이 뭐길래》(1992), 《장미와 콩나물》(1999), KBS 《엄마가 뿔났다》(2009)로 총 네 번의 연기대상을 수상하였고, 총 세 번의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하여 최다 백상 대상 수상자이다. 특히 200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 도준(원빈 분)의 살인사건 누명을 벗기기 위해 범인을 찾아 나서며 동물적 모성을 연기했다.

“아무도 믿지마. 엄마가 구해줄게”라는 이 한마디는 김혜자의 ‘국민 엄마’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한 획을 그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극찬을 받아 수많은 여우주연상을 받게 한 이 영화는 김혜자 연기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대표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는 내년 상반기 편성 예정인 JTBC <눈이 부시게>의 출연을 확정 짓고 뒤엉킨 시간에 갇혀버린 인물을 김혜자와 한지민이 동시에 연기할 예정이다.

27년간 한 식품회사 전속모델로 활동하며 ‘그래 이 맛이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던 그녀는 이제 국민엄마를 넘어 세계인의 엄마가 되어 그녀 자신만의 연기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70여년이라는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소녀 같은 그녀의 눈망울, 그 속에는 그녀의 행복을 향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그녀가 간절히 바라는 그 소망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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