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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홍지영 원장,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는 통합예술치료의 선구자
신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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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는 통합예술치료의 선구자

홍지영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KIIAT) 대표


마음의 병을 앓는 현대인의 수가 적지 않다. 환경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과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많은 이들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예술을 매개로 인간의 정서적 치유를 이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 예술적 활동을 통해 종종 크고 작은 위로를 얻는다.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며, 춤을 추는 것, 또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활력을 느끼는 것이 바로 그 예다. 그렇지만 예술을 통한 내면의 치유가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예술치료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하나의 힐링 문화로 자리하는 것,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홍지영 원장의 바람이다. <위클리피플>은 남다른 사명감으로 예술치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홍지영 원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_신영경 기자, 최대은 기자 / 글_신영경 기자

삶을 치유하는 ‘통합예술치료’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Arete 예술치료 연구소.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연구실 내부는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이 가득하다. 탁 트인 창 너머로 잔뜩 비춰오는 햇살이 실내 온기를 더하며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홍지영 원장은 자신의 정성이 깃든 이 공간에서 인문학 세미나를 열고,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연구한다. 홍 원장은 ‘통합예술치료’에 대해 “각각 독립된 예술치료의 영역을 통합하는 것으로, 내담자의 내면에 쌓인 억압된 감정을 표출시켜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 예술적 영역이 2가지 이상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를 통해 자기의 본질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예컨대 음악과 동작이 통합된 예술치료 프로그램이라면, 음악을 듣고,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 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식이다. 한 가지 영역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통합예술치료의 장점이다.

“열심히 해온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통합예술치료를 알리기 위해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치료’라는 말이 붙어서 아직까지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결국 예술치료는 인문학적 베이스를 토대로 사람들의 강점을 찾아주고, 약점을 보완해주는 것입니다. 이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달 인문학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통합예술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어요. 이것을 잘 이끌고 가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킬 생각을 하니, 연구소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을 설립했어요.”

현재 개발원은 홍지영 원장을 비롯해서 12인의 예술치료 전문가들과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이다. 홍 원장이 연구소와 개발원을 세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짧은 기간 안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건, 예술치료에 몰입해온 그의 피나는 노력과 탁월한 추진력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전공했던 홍 원장. 음악에 특별한 소질이 있었던 그에게 예술치료는 어쩌면 운명과도 같았다.





통합예술치료 전문가가 되기까지
“10살 때부터 첼로를 전공했어요. 그때부터 스승과 부모님께 엄격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을 반복했어요. 이후 예고에 입학해서 늘 예술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냈습니다. 음악을 하면서도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생각이 참 많았던 아이였어요. 음대를 가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생활을 했습니다. 연주회가 워낙 많았지만, 학생들 레슨도 병행하며 바쁘게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 훈련이 돼서 바쁘게 사는 것이 익숙했죠. 그맘때쯤 결혼을 했는데, 아이가 유산이 되는 경험을 하고, 다시 아이를 갖기 위해 연주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 결심을 한 홍 원장은 아이를 낳은 뒤,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레슨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 스스로의 발전과 성취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홍 원장. 그는 “우울증도 오고 심리적으로 힘든 경험이 많았던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홍지영 원장은 가장 힘겨웠던 이때가 바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걸 다 접은 채 훌쩍 떠나고 싶었어요. 엄마가 힘들면 아이도 힘들잖아요. 아이를 데리고 잠시 외국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도 우울했던 것이 나아지면서 의사가 걱정한 기간보다 더 빨리 좋아졌어요. 영어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행복하게 잘 지내다 왔습니다.”

홍 원장은 어려서부터 음악을 해왔지만, 상담과 심리학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상담능력이 뛰어나 고민이 있는 친구들은 항상 홍 원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늘어놓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미술치료를 알게 된 홍지영 원장. 그는 우울증을 극복한 뒤, 본격적으로 미술치료 공부에 몰두했다.

“미술치료를 공부할 때, 꾸준히 새벽기도를 드렸어요. 어느 날 교회에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제 귀에 하나님의 음성이 가깝게 들려왔습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을 안아주어라’는 제게 주신 말씀을 가슴 속에 품은 채, 자격증을 딴 순간부터 큰 사명감을 가졌어요.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며 다양한 대상의 임상을 경험했습니다. 거리가 먼 기관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비행청소년과 알코올 중독자를 포함해서 거의 안 해본 대상이 없을 정도였어요.”





홍지영 원장은 “통합예술치료가 우리나라에서는 새롭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말한다. 학문을 향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석사와 박사의 학위논문 외에도 예술치료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써오며,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왔다. 6년째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 중인 홍지영 원장. 보통은 박사과정을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는 석사과정이 끝나자마자 강의를 하기 시작한 실력 있는 전문가이다. 주로 아동미술교육, 아동음악교육, 미술치료, 예술치료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예술치료가 저랑 참 잘 맞았어요. 예술 분야는 제가 오래도록 해왔던 거였고, 심리와 관련해서도 흥미가 있었어요. 예술치료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준비기간이 3개월 정도 됐는데, 그 시간 동안 정말 공부에만 전념했어요. 그렇게 예술치료교육학과를 들어갔습니다. 특히 미술치료가 중심인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미술치료 자격증이 남발하고, 그 수가 많아서 나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죠. 전공인 음악을 강점으로 살려서 미술치료 한 가지 영역에 음악과 동작, 문학, 연극, 영화 등을 접목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통합예술치료를 전문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통합예술치료에 임하고 있는 홍지영 원장. 그가 예술치료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바로 사랑과 믿음이다. 그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본질은 외로움이며, 대부분의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홍 원장은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내담자에게 조건 없는 따뜻한 사랑을 쏟는다. 여기에는 개인의 잠재력에 집중하여 반드시 변화될 것이라는 믿음을 기초로 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결핍이 있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개인의 강점과 잠재력을 찾아주는 것이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자기실현이 되고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치료의 방향은 다르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갖는 것은 모든 대상에게 동일해요.”

타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홍지영 원장은 “진정한 공감이란 타인의 삶에 그대로 녹아들어 같이 호흡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치료를 하면서도 긴 줄넘기를 함께 뛰는 것처럼, 상대의 모든 감정을 느껴야 한다는 게 홍 원장의 입장이다. 그만큼 어렵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일이다. 그는 이를 두고 ‘생명을 내어주는 일’이라 표현한다.

“마음이 힘든 주변 사람들이 다 저한테 찾아오는데, 처음에는 그들이 전부 내 옷자락을 붙잡고 살아가는구나 싶었어요. 책임감이 무거워 때로는 굉장히 힘겨웠습니다. ‘그럼 나는 누구한테 위로받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내 착각이고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는 건데. 삶의 언덕을 오르는 길에서 내 수레를 밀어주는 사람들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요. 한 사람 한 사람 정성과 사랑으로 함께할 동행자인데 말이죠.”





내가 상처받는 이유
홍지영 원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 <내가 상처받는 이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홍 원장의 저서는 발간된 지 두 주 만에 2쇄를 찍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제가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경험한 걸 심리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매일 글을 적었어요. 글 안에 많은 것을 함축해서 SNS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어요.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언젠가는 책을 낼 수 있겠다 상상했어요.”

홍 원장의 향후 목표는 뚜렷했다. 예술치료를 문화적인 차원으로 확산시키는 것, 상처받은 영혼과 소통하고, 의미 있는 자기표현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예술치료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홍 원장이 매달 인문학 세미나를 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꼭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나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기성장을 이룰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10개 이상의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본원에서 개발한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지역화 시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통합예술심리지도사’와 ‘미술심리지도사’ 자격증 과정을 개설하여, 심리치료사로서 통합예술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학 병원 및 다수 관련 기관과 연계해서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자원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내면의 웅크린 감정을 다스리다
“인간이 가진 감정은 자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울과 불안, 분노의 감정 역시 본인 스스로 잘 다룬다면, 특별한 능력으로 활용될 수 있어요.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 감정에 몰입해서 빠져보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혼자서는 다루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예술치료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어주는 거예요. 특히 미술치료는 단순히 말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감정을 시각화하는 작업이잖아요. 그렇기에 보다 객관적으로 내 마음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홍 원장은 무엇보다 ‘긍정적인 잠재력의 활용’을 강조한다. 그는 “자기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예술치료의 역할”이라고 덧붙여 이야기했다. 예술치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홍지영 원장. 그가 치열하게 견뎌왔던 과거의 힘든 경험들은 단단한 초석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었다. 앞으로도 홍지영 원장의 삶이 예술치료를 통해 더욱 찬란하게 빛나기를 소망한다.

profile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KIIAT) 대표
한양대학교 응용미술학과 이학박사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겸임교수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 외래교수
<내가 상처받는 이유> 저자


(제보)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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