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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1
강유진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가족 연구와 현장 실무로 아동복지·가족관계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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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강유진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가족 연구와 현장 실무 통해
아동복지·가족관계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다

강유진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아동과 가족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혼인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평균 결혼 연령은 높아졌으며 비혼을 선택하는 수도 늘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인구 절벽 위기를 체감케 했다. 가족 규모는 축소됐고, 결속력은 약화됐다. 이런 현실에서 아동가족학을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언젠가 가족이 소멸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뒤따른다. 그러나 강유진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역설적으로 미래에는 아동학과 가족학의 중요성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족의 형태가 변하는 것일 뿐 가족이 결코 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시대에 기계가 인간의 모든 기능을 대체해도 끝까지 대신할 수 없는 것이 가족의 ‘사회화’기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강유진 교수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학부와 동대학원 석사와 박사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리서치 스콜라로서 아동가족학을 연구했다. 1인 가구, 기러기 가족, 100세 노인 등 ‘가족’을 핵심 주제로 연구하며, 대외활동과 후학양성을 통해 아동가족학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오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아동의 건강한 사회적 발달, 질 높은 가족관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강유진 교수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박진아 기자

사람 사이의 관계, 가족 문제에 관심 가져

강 교수를 추동해 온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강 교수는 통계 속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직접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데 매력을 느꼈다. 방법론적으로도 설문지를 돌리고 통계로 분석하던 것이 주류였던 시기에 당시에는 드문 ‘질적연구방법’을 배우게 된 것 역시 운명적이었다. 노인들을 인터뷰하고, 생애사를 모으고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생애란 결코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그들이 속한 가족단위의 역동이 함께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대학원 시절 연구원으로서 참여했던 ‘100세 노인 프로젝트’는 향후 어떤 연구를 수행해야하는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개인의 노화, 쇠퇴의 문제 역시 가족단위의 문제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 당시 100세 노인을 향한 사회적 관심은 주로 장수 비결을 찾는 것이었어요. 특히 식생활, 유전자 등에서 실마리를 찾으려 했죠. 그러나 직접 인터뷰해 본 결과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요인은 가족과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이었습니다. 어떤 가족 관계를 만들어 왔는지, 현재 상호작용은 어떤지 스스로를 부모로서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사회경제적 능력이나 성공, 성취보다도 주변 사람들과 관계의 질이 현재의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했어요. 삶의 행복은 외적조건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와 연결된다는 생각에 가족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될 때 보람 커

강 교수는 다양한 대외활동과 더불어 사회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사회아동센터에서의 상담이나 이혼 조정, 슈퍼비전, 교회에서의 부모 세미나 등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 때 느끼는 보람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사람들과 대면하고 세미나, 상담, 조언 등을 통해 삶이 변화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족을 연구해 온 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의 드림스타트 위원으로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가족에게 전문가로서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을 수행하였다. 해당 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복지서비스이다. 그중 강 교수가 겪은 인상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부모가 모두 지적장애를 가진 가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치매 복합 증상도 보이셨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삶을 위해 부모로서의 적합성을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볼 때, 가족 기능의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어요. 그러나 현장에서 그 가족을 오랫동안 직접 관찰한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절절하고 생생한 보고는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 부모는 비록 장애가 있었으나 스스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가능한 자녀들과 상호작용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강했습니다. 따라서 솔루션 방향을 바꾸었어요. 부모가 여건이 되는 한 끝까지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말이죠. 이렇듯 현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행복하다 혹은 불행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가족만의 역동성이 있는 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전문 역량과 사랑·봉사정신
갖춘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7년 동안 학과장을 역임했다는 강유진 교수는 총신대 아동학과를 ‘작지만 강한 학과’라고 표현했다. 작은 규모지만 끈끈한 단합력과 친밀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선후배 간 정보교환 관계망이 구축되어 있어 학교적응과 진로 결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교육과정은 크게 보육교사 양성과 가족전문가 양성의 두 가지가 주축을 이룬다. 졸업생 대부분 국공립어린이집, 푸르니 등 직장 어린이집으로 취업하며, 이외에도 유수의 아동가족학 관련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있다. 평생담임상담제를 통해 교수마다 소수의 학생들이 배정되어 매년 두 차례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총신대만의 특징이다. 이 제도를 통해 4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가는 학생들을 보는 것은 교육자로서의 보람이기도 하다.

특히 총신대는 ‘빛과 소금으로서 인재양성’을 추구하는 신학대학으로서 학생들의 신학적 소양 증진을 중시한다. 졸업요건으로 월등히 많은 사회봉사시간을 요구하는 것 역시 큰 강점이다. 강 교수 역시 기독교인으로서 종교적 신념이 삶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성경 속에서 삶의 질문과 대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하더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라는 성경구절을 묵상하며,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일에 주목해 나가겠는 고백이었다. 강 교수가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전문가로서 관점과 신념을 가질 것’이다. 아동가족학과 졸업생들은 복지현장의 최전선에 위치하게 되는 만큼 그들의 태도가 주변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에 한계를 두지 않고 항상 더 큰 세상에 관심을 두고 이것들을 연결시켜서 자기가 살아나갈 미래를 확장해 나갈 것을 조언한다고 하였다.

“가족센터 프로그램이나 슈퍼비전 등에 참여해보면, 전문가의 태도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키는지 생생히 깨닫게 됩니다. 가족아동학은 현장과 밀접한 만큼 어린이집, 복지관, 센터에서 클라이언트 가족들과 만났을 때 교사 혹은 실천가가 관점과 신념을 가졌는지 여부에 따라 그들의 전문성이 클라이언트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이때 전문가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관점과 신념이 있다면 그들의 전문성은 클라이언트 가족들의 삶을 유의미하게 변화시키는 선한 영향력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 돌봄’ 관련 연구에 주목하다

강 교수의 최근 연구 주제는 결혼행동 변화, 1인 가구, 노인 돌봄 문제다. 얼핏 보면 서로 관계없는 주제로 보이지만, 이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돌봄’이라는 키워드다. 가족구성원의 감소는 돌봄과 부양의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지금껏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오던 ‘유교적 직계가족’ 원리가 붕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가족주의 속에서 가족부양을 해결한다는 가치관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유교적 가치관이 돌봄과 복지를 위한 사회의 공동선에 기여했다면 이제는 그런 전통적 가치관이 약화된 가운데 ‘어떤 가치’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데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사회가 어떤 시스템과 프로그램, 정책으로 돌봄을 위한 공동선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끈끈하던 직계가족의 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지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저출산 문제, 종합적 시각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는 저출산일 것이다. 2017년 이후 합계출산율 1명의 벽이 허물어진 이래로 출산율은 드라마틱하게 감소하고 있다. 강 교수는 세 가지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첫째, 가족문제는 복합적이고 유기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족은 ‘1+1=2’라는 합리적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복합적인 결합체이므로 개별적인 정책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노동정책, 여성정책 등 가족구성원 개별적 정책들을 소위 가족정책이라 명명하여 별도로 수립하기보다는 노동자 가족의 전체 삶을 아우르는 ‘노동자가족정책’ 등 명실상부 가족을 단위로 하는 가족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정책과 노동자 가족을 단위로 바라보는 ‘노동자가족정책’은 별개입니다. 개인의 노동 문제와 가족구성원으로서 개인이 가족 안에서 경험하는 노동문제, 노동자 가족의 삶은 또 다른 문제로 바라봐야 합니다. 노동시간의 문제를 논할 때, 그 시간이 과연 노동자 가족의 삶, 즉 가족의 여가, 자녀양육 등의 가족 문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출산, 자녀 양육, 돌봄의 문제는 개별 사회 영역들만이 떠안아서는 안 되고 다른 사회 영역들의 협조가 필요한 복합적 문제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복합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합니다.”

둘째, 가족문제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일로 간주하던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저출산 정책에 사회적 공감을 위한 설명과 이해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보육예산, 저출산 예산을 두고도 다른 복지 영역과 비교하여 불평등성이 제기되는 상황을 볼 때 이것은 꼭 필요한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그 가족이 아닌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비단 내 가족, 나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이 크게 어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직장에서의 출퇴근 시간 조절, 동료의 이해가 필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사회는 가족정책이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체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시켜야 할 것입니다.”

셋째, 양성평등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저출산의 직간접적 원인 중 하나가 만혼이라는 점은 이미 잘 알려졌다. 평균초혼연령이 남녀 모두 30세를 넘긴 상황에서 결혼 이후 보통의 부부가 두 자녀이상 출산을 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생애주기 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혼 혹은 만혼현상은 무엇 때문에 기인하는 것일까? 물론 다양한 사회경제적 어려움, 취업, 주거 불안정도 원인이지만 강 교수는 그 가운데 젊은 여성세대의 결혼을 꺼리는 경향이 매우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성들이 결혼을 결심하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이것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여성의 편을 드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여성 개인이 결혼을 결심하는 차원이 아니라 소위 ‘여성의 영역’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시선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동 양육, 가사활동 등 소위 ‘여성의 영역’을 더욱 가치 있는 영역으로 끌어올리고 이것이 남녀 모두의 인생에서 누구든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삶의 영역이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양성평등의 구체적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가족 없이 태어날 수 없고, 가족을 통하지 않고 사회적 존재로 성장할 수 없다. 가족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이며 다른 사회조직과 달리 정서적으로 강하게 결합된 공동체이다. 다른 사회조직이 효율성을 추구하는데 목표를 두는 것에 비해, 가족은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목표로 하는 유일한 사회조직이다.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가족 내 돌봄 기능은 약해지고 있지만 이러한 돌봄 공백을 해결해 줄 사회적 서비스를 찾다보면 우리는 또다시 사회에 ‘가족 같은 돌봄’을 기대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아동가족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강유진 교수의 주장에 공감하게 되는 지점이다. 앞으로도 강 교수는 ‘사회적 돌봄’ 문제에 주목하여 다양한 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와 더불어, 관점과 신념을 갖춘 후학 양성에도 매진할 것이라 전했다. <위클리피플>은 강유진 교수가 아동가족의 영역에서 만들어갈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_강유진 교수

profile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졸업
서울대 아동가족학 석사, 박사 졸업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research scholar
現 사단법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이사
現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現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회 윤리이사
現 구립 방배/우면동 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회 위원장
現 서초구 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의왕시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위원
의왕시 청소년 육성위원회 위원
의왕시 드림스타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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