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교수, 미래 헬스케어 식품산업을 견인하다

사진_김현경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교수

한국산 무·과채류의 효능 및 가치 연구로
미래 헬스케어 식품산업 견인하다

김현경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교수

최근 유행성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기능성 식품, 과채류 섭취 등 식습관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김현경 교수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에서 이 해답을 찾고 있다. 그는 과일과 채소 등 다양한 우리 농산물에서 소재를 발견하고 영양적·산업적 측면을 충족하는 기능성 과채류 연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산 무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 효능을 규명하면서 자생 무의 가치를 재발견해 내고, 식품산업으로의 활로를 모색하는 등 과채류 연구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식품공학 연구의 선구자로 미래 식품산업 분야를 짊어질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김현경 교수를 만났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은혜 기자

숙명처럼 이어진 연구자의 길
식품공학 분야 전문가로 역량 쌓아

중학교 때부터 생물과 실험을 좋아했던 김현경 교수는 충남대학교 농화학과로 진학해 4년간 수석 자리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에 열중했다. 더불어 근로 장학생으로 학비를 벌고, 인근의 식품공장 연구원 등으로 경험을 쌓았으며, 졸업 후에는 6년간 인삼연초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연구에 몰두해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결혼 후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잠시 연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자의 삶은 숙명처럼 이어졌다. KT&G에서 휴럼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재입사를 권유받았고, 연구팀장으로 새로운 건강기능성 식품을 연구하고 상품화를 추진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이후 김 교수는 뉴질랜드 링컨대학교의 포닥 연구원으로 일하며 저변을 넓혔고, 귀국 후 창업회사 연구소장으로 몸담는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았다. 삶의 굴곡은 있었지만 그는 연구자로서의 꿈과 비전을 놓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김현경 교수는 앞서 「떫은 감을 활용한 비만예방, 항노화 고령친화형 기능성 소재 및 고부가가치 패키지 제품 개발화」, 「야채·과일을 이용한 고령친화형 푸드테라피 생리활성 기능성평가와 제품화」, 「무를 활용한 장 건강 및 대장암 예방의 생리기능성 평가 및 친환경 고령친화형 헬스케어 소재 개발」 등 과채류에 관한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며 여러 업적을 거뒀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서원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식품공학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한국산 무’의 우수성 입증, 과채류의 유효성분
활용한 장 기능 개선 및 항암 연구에 초점

김 교수가 자신의 주요 연구 과제인 ‘한국산 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가족 때문이다. 체질적으로 장이 약한 터라 본래 장 기능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그의 아버지가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게 되면서 장 기능 개선과 관련된 소재 연구에 중점을 두게 됐다. 끊임없는 연구 끝에 그는 무가 가진 효과를 입증했고, 무 추출물과 유효성분을 활용한 장 기능 개선 및 대장암 예방의 신규 기능성 소재 물질 분야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무의 성분 중 ‘diastase’는 과식, 소화불량, 숙취, 식중독 등에 효능이 있고, ‘rapine’은 세균과 기생충 번식 억제 등 항균 작용에 기여한다. 이 밖에도 이뇨, 정장, 해열, 소염, 지혈 등 여러 생리활성 작용이 있어 활용방안이 크다. 이처럼 무는 다양한 효능을 지니며 배추와 더불어 국내 과채류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고 친숙한 작물이지만, 과학적인 연구 자체가 미비한 상태다. 이에 김 교수는 한국산 무가 가진 특별함을 규명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며 과채류 분야의 연구 발전에 앞장서 왔다.

특히 김 교수는 무의 종자별 실험을 진행하면서 한국산 가을무에서 풍부한 유효성분을 추출했다. 그러나 무를 비롯해 사과, 배 등 배변 활동에 효과가 있는 과채류는 가공법에 따라 그 효과가 감소하거나 증대되므로 과학적 성분 규명뿐만 아니라, 소재별로 다른 방법을 거쳐 섭취해야 한다. 사과, 배는 열수로 끓여서 먹고, 무는 찌고 말리는 등 다소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한 터. 김 교수는 보다 손쉽게 이러한 성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육종개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험 결과 한국산 무가 아니면 효과가 없어요. 계절에 따라서도 다른데 가을무가 가장 좋더라고요. 또 어떤 가공처리를 하느냐에 따라 효능이 달라집니다. 특히 배변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 뮤신(mucin)인데, 가공처리가 활성 성분 증대에 영향을 미칩니다. 무 같은 경우, 홍삼처럼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면, 위 안정과 배변활동에 효과가 있는 이 뮤신이라는 점액질 성분이 훨씬 더 많이 나옵니다. 대부분 과채류를 끓이거나 열을 가하면, 비타민이 파괴된다고만 생각하는데, 이런 방식이 장과 배변에 좋은 불용성 식이섬유를 자연친화적으로 섭취할 방법 중 하나인 거죠.”

무 및 과채류 추출물 활용한 제품 개발
미래 고부가가치 식품산업으로 확장

김 교수는 평소 짠 음식 섭취가 많고 채소 섭취가 적은 한국인의 식습관이 위장암, 결장암 등의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육류와 인스턴트 섭취가 많아지면서 각종 암과 대사 관련 질병의 위험도 증가하고 있어, 과채류 섭취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식습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무와 같은 채소에는 인위적으로 정제된 유산균이 아닌, 자연친화적으로 위 안정과 장 기능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요소가 풍부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면서, 항암이나 고령친화형 제품으로 연계해 나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양보충부터 다이어트,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품까지. 한국산 무 및 과채류를 통해 다양한 기술 개발모델을 만들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미래 헬스케어 식품산업으로 향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루에 김치 몇 쪽 드세요? 생각보다 별로 안 드시죠.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우리나라 식단에 의외로 채식이 별로 없어요. 서양은 칼로리가 높아서 그렇지 끼니마다 샐러드나 과일을 곁들여 먹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채소 섭취가 줄면서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 직장암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장 기능 활성화에 기여하는 채소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보다 손쉽게 채소류를 섭취할 수 있게 하고, 암을 예방할 수 있도록 연구 분야를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산 무 및 과채류들은 장 기능 개선과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어 고령친화형 기능성 소재, 헬스케어 소재로 개발한다면 우리나라의 식품공학을 견인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품공학과의 비전
다양한 분야로 진출 가능성 높아

인간 삶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에 속하는 식품공학은 사회적으로 수요가 끊이지 않는 학문이다.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인 만큼 활로도 다양하다. 대체식품 개발이나 식품 안정성 테스트, 농산물 및 수산물, 축산물 등의 품질 관리를 위한 각종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 유망 직종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서원대학교 제약식품공학부 식품공학전공 역시 특성화된 산업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으로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인성교육 및 ‘1인 2 자격증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의 식품 관련 국가기관과 연구소, 기업과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산업체 요구에 적합한 현장 맞춤형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건강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기업의 경우, 식품 전공자를 많이 뽑아요. 또 알약이나 파우치 등 활성 성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가공 형태를 결정하는 것도 식품공학에 속하고요. 식품과 의약품의 안정성 테스트를 해야 하므로, 독성 시험 기관으로 진출도 가능하고, 미래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것 역시 식품을 가공하는 우리들의 역할이죠. 학생들이 아직 잘 모르지만 이렇게 식품공학과의 진출 분야가 상당히 넓어요.”

용기와 희망의 멘토링
칠전팔기의 오뚝이 정신 강조

김 교수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들려주면서 기운을 북돋고 용기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운을 뗐다. 김현경 교수의 열정적인 에너지에 감명 받은 학생들은 그의 응원에 힘입어 공부에 매진하면서 현재는 만족스럽게 직장생활하고 있다고. 그는 ‘교수님 덕분에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됐고, 성실해졌다’는 제자의 말에 큰 뿌듯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현경 교수는 사람 간의 시너지와 ‘오뚝이 정신’도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융화와 화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칠전팔기의 오뚝이 정신을 지침 삼아 학생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어려운 가정형편부터 사회에서 여자로 맞닥뜨린 한계까지. 저도 삶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학생들이 본보기 삼아서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편이에요. 또 학생들에게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많이 해줍니다. 그래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좌절하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하라고 격려하죠. ‘용기를 가져라, 할 수 있다’고 늘 얘기합니다.”

끊임없이 정진하는 한국산 무 및 과채류 연구의 선구자

김현경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늘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왔다. 그는 연구원 시절, 밤을 지새우며 물질 분리를 하면서도 단지 연구를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다고 웃어 보였다. 김 교수는 한국산 무 및 과채류 연구가 획기적인 신물질 개발 못지않게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한국산 무 및 과채류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등 지난한 연구 과정에서 크나큰 희열과 성취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같은 도전과 응전의 시간을 통해 쌓아온 공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연구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산 무를 비롯한 다양한 과채류 연구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계속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하다 보니 이렇게 학생들도 가르치게 됐네요. 무엇보다 제 연구 활동으로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한국산 무를 비롯한 다양한 과채류의 효과가 알려져 너무 뿌듯해요. 앞으로도 저는 체력이 되는 한 연구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끊임없이 연구를 지속해서 제 연구 결과가 더 많이 확산되고 보급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등한시됐던 무와 과채류 연구가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리 한국산 무의 우수성이 더 잘 알려지도록 과학적인 결과물을 내고, 혼자만의 연구가 아니라 다른 학문과 융합하면서 영역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사진제공_김현경 교수

profile

충남대학교 생물환경화학과 학사·석사·박사
한국인삼연초연구원 제품개발부 연구원
KT&G 중앙연구원 휴럼사업부 연구팀장(책임연구원)
㈜판코리아 농업환경과학연구소 연구부소장(책임연구원)
뉴질랜드 링컨대학교(Food & Wine group) 박사 후 연구원
㈜휴럼 기업부설연구소 연구팀장(책임연구원)
㈜대덕바이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수석연구원)
㈜아이투비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수석연구원)
대구한의대학교 한의예과 연구교수
고려인삼학회 고려인삼연구와 산업지 편집위원
고려인삼학회 학술위원 및 편집위원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평가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기술정보 진흥원 평가위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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