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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30
김정은·권세연 전주아이들동물병원 원장, 반려동물의 밝은 세상을 위한 따뜻한 동행을 함께하다
이나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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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김정은‧권세연 전주 아이들동물병원 원장

반려동물의 ‘밝은 세상’을 위한
따뜻한 동행을 함께하다

김정은‧권세연 전주 아이들동물병원 원장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은 그 이름에서부터 반려동물을 ‘우리 아이’라고 부르는 가족들에게 더없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인간의 시간보다 더 빨리 나이 드는 동물이지만, 언제까지나 인간에겐 더없이 사랑스럽고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의 존재로 곁에 남을 반려동물들. ‘아이들동물병원’은 반려인에게는 다정하고 수준 높은 정직한 진료를, 반려동물에게는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한다.

2021년 전주 덕진구 만성동에 개원한 이곳은 일반 내과 진료를 보는 김정은 원장과 안과 진료에 집중하는 권세연 원장이 협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기만의 치료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모여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모습을 <위클리피플>이 들여다보았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윤혜은 기자

과거에도 미래에도, 우리는 수의사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은 안과‧내과 전문 동물병원이면서, 백내장 및 녹내장 수술‧시술에 특화된 곳이다. 김정은, 권세연 원장은 학부생 시절 동기로 시작된 인연이 합동 개원이라는 세계로 확장되었다. 동물병원도 분과 형태가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권 원장은 처음엔 치과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안과로 유명한 부산 지동범동물병원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가 본격적으로 안과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권세연 원장: “안과 진료를 하더라도 내과적인 분야를 잘 알아야 하더라고요. 두 분야가 연결된 지점이 많아 어느 한 분야만 알아서는 충분히 치료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죠. 현재 우리 병원의 진료 비율은 ‘안과70:내과30’ 정도예요. 수술은 백내장을 비롯한 안과 수술만 하고 있고요. 제 경우에는 안과를 전문으로 하는 수의사가 된 이후로 쭉 안과 진료만 보고 있어요. 지동범동물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연간 5,000건 이상의 안과 진료가 있었고, 현재도 월평균 400건 정도의 안과 진료를 보고 있답니다.”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에서 내과 진료를 보는 김정은 원장은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순 없지만, 그가 생각하는 좋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고 지난 시절을 소회했다.

김정은 원장: “내과 분야에 흥미를 느낀 것은 꼭 퀴즈를 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아파서 오면 평소 밥을 잘 못 먹지는 않았는지, 토를 한 적은 없는지, 언제부터 기력이 없었는지 등을 거슬러 올라가며 찾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모든 검사를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으니 하나씩 보호자분께 여쭤보며 추려 나가는 데에 흥미로워하는 저를 보면서 내과 쪽으로 분야를 굳힌 것 같아요.”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의 두 원장은 자기 분야에 중심축을 세운 이후에도 끊임없이 탐구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가 된다는 건 영원히 공부하는 존재로 남아야 하는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병원 밖에서 이어지는 두 원장의 나날은 어떤 모습일까. 권 원장은 한국 수의안과 연구회에서 선후배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갖고 있었다.

권세연 원장: “매년 유럽과 미국에서 수의안과 학회가 열리는데 매년 참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수의안과 연구회와 비대면으로나마 참여하고 있어요. 메일을 주고받으며 국내 수의안과의 발전을 도모해 나아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동료 수의사들과 주 1회 정도 내과를 배우는 자리, 안과를 배우는 자리를 공유하고 있고요.”

한편 김 원장은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의 따뜻한 분위기와 보호자들의 신의를 높이는 데 일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는 수의사로서 자신이 지닌 신념에 대해 덧붙여주었다.

김정은 원장: “저는 전반적으로 내과 진료를 하고 있다 보니 동네 강아지들의 평생 주치의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특히 권세연 원장도, 저도 둘 다 강아지를 기르다 보니 모든 강아지를 ‘우리 강아지’란 마음으로 진료를 보게 돼요.”

”저희 둘의 가치관과 진료 스타일이 잘 맞는 부분도 병원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고요. 예컨대 채혈 한 번을 하더라도, 비싸더라도 안 아픈 주사기를 갖춰두고, 몸을 감아주는 테이프 같은 것도 털과 잘 분리되는 스프레이를 세트로 챙겨두는 등 내 강아지를 챙기듯이 보호자만큼의 간절함을 갖고 있죠.”



두 명의 수의사가 만드는 희망찬 미래

진정성 있는 의술과 풍부한 경험으로 반려동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헌신하고 있는 두 원장. 그간 이 분야에 몸담으며 기억하는 인상적인 사례와 의료인으로서의 보람이 궁금했다. 김 원장은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아이들이 유독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원장: “신장이 안 좋았던 아이가 있어요. 신부전으로 수치가 높은 걸 알고 있었는데 겉으로는 멀쩡했죠. 보호자님이 유독 바빠서 관리가 잘 안됐던 것 같아요. 급격히 나빠져서 온 상태라 남은 시간이 짧을 거란 예상을 했어요.”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신장 수치에 길어야 한 달 정도일 거라고 어렵게 말씀드린 뒤, 그래도 치료를 이어갔는데 아이가 점차 치료에 반응하더라고요. 식사도 제대로 먹기 시작하더니 일주일에 한 번씩 내원하면서 몇 달을 더 행복하게 보호자와 지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그때 제가 느낀 건 순간순간의 수치만 보고, 진료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아무리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어서 권 원장은 아이의 호전된 상태와 더불어 밝아지는 표정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두 안구 모두 백내장을 앓은 탓에 시력이 없던 아이가 수술 후 보호자를 보고 뛰어가는 모습을 바라봤을 때를 회상하며 권 원장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생의 기쁨 같은 것이 느껴질 때, 보람을 느낄 수밖에.

권세연, 김정은 원장은 어떤 시절을 거쳐 수의사가 된 오늘에 다다랐을까. 지나간 시절에 흩어져 있는 조각들을 모아보았다. 예상과는 다르게 권 원장은 수의사를 꿈꾼 적 없는 문과생이었다고 말했다. 외교관이 된 자신을 상상하며 외국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고.

권세연 원장: “어렸을 때부터 반려동물을 키웠지만, 강아지가 아프기 전에는 수의사를 딱히 꿈에 두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해외에 거주할 목적으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 고등학교 유학을 미국에서 보냈죠. 그 시기에 방학 때 잠깐 한국에 왔을 때, 반려견 ‘믹키’가 많이 아픈 거예요. 제 반려동물이 아픈데도 스스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굉장한 무력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믹키와 같은 반려동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다가 수의사라는 꿈을 발견할 수 있었죠. 이후 유학 생활을 접고 이과 공부를 하며 수의대 진학으로 진로가 확고해졌어요.”

권 원장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글귀를 붙잡고 버틴 재수 생활을 떠올렸다. 다시 시작하는 공부가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막막했던 시기를 응원하는 말이었다고. 한편 김 원장은 TV 프로그램 <동물농장> 애청자였던 시절을 가져와 모두를 미소 짓게 했다. “여느 아이들처럼 주말 아침이면 <동물농장>을 즐겨보면서 막연히 ‘사육사가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아이였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명랑한 기운이 느껴졌다.

김정은 원장: “수의사 동료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70~80% 친구들이 저와 비슷한 대답을 해서 조금 진부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동물을 참 좋아했어요. 물고기, 거북이, 새, 병아리, 기니피그 등 다양한 동물들을 직접 기르기도 했고요. 어렸을 때는 수의사라는 직업보다 사육사라는 직업을 더 많이 접했기 때문에 동물원의 사육사가 꿈인 적도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저희 집은 강아지를 잘 돌봐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어서 지인들 강아지를 잠시 맡아주는 정도로만 강아지를 만났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고 역시 꿈도 아니었었죠. 그런데, 고등학교 반 친구의 장래 희망이 수의사라는 걸 듣고 나서 ‘내가 수의사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수의대에 진학하고 지금은 수의사로서 많은 동물과 만나고 있어요.”



모든 동물의 안온(安穩)을 위하여

수의사, 하면 의사 가운을 입고 보호자와 상담한 뒤 동물을 처치하는 모습들이 우선으로 떠오른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 원장은 수의사 일이 정신적으로는 힘들 수 있어도, 몸이 힘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수의사가 된 초반의 경험을 말했다.

김정은 원장: “막상 일을 해보면서 느끼는 점은, 수의사라는 직업은 동물들에게 물리기도 하고 긁혀서 상처가 나기도 하고 아무리 조심해도 몸집이 큰 동물들을 진료할 때는 진료실 바닥에서 같이 뒹굴면서 진료하기도 하는 다소 육체적으로도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아이들이 편한 자세로 안을 수 있고, 불편하지 않게 달래는 기술이 늘어서 덜 다치기는 해요.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이 방심하면 큰 사고가 생길 수 있어서 언제나 진료에 집중하고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에서는 보호자, 반려동물, 수의사, 동물보건사 모두가 다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장 자신의 시간만 돌아봐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와 오늘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여전히 변치 않는 신념이 있는가 하면, 경험으로 다져지는 지혜 같은 것들은 늘 새롭게 적립 중이다. 두 원장이 자신들과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 수의사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 덧붙여, 의료인으로서 제일의 가치로 여겨야 할 것을 물었다.

권세연 원장: “저는 졸업을 하고 안과 전문 동물병원에서 일했기 때문에 다른 진료를 하나도 보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백신 접종을 해본 적도 없죠. 밖에서는 내가 분명 수의사니까 주변에서 반려동물의 피부가 안 좋은데, 귀가 안 좋은데 라며 이런저런 증상들에 대한 해답을 물어보지만 대답을 할 수 없었죠.”

“김정은 원장과 같이 개원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남다른 친분과 신뢰뿐만 아니라 안과적인 치료를 하는 데에 있어서 큰 힘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미래의 수의사를 희망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 분야에 몰입하지 않고 적어도 2년, 3년은 넓은 진료를 하면서 관심 있는 분야에 몰입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김정은 원장은 권세연 원장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강점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원장: “계속 발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직업인 것만은 확실해요. 예전에는 치료가 안 되었던 질병도 이제는 의료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100% 완치까진 아니라도 시도는 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잖아요. 공부하지 않으면 옛날 치료법에만 머무르는 상태인 셈이니, 늘 공부할 각오를 하는 수밖에요.”

김정은, 권세연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의 두 원장은 말한다. 내가 만난 이 아이에게는 최고의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모든 질병,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우리 앞에 있는 반려동물, 아픈 친구 앞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족처럼 최선을 다해 치료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전주 아이들동물병원’의 두 원장에게라면 언제나 그것을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예전에 반려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본 것이 기억에 남아요. 1위가 ‘나 아파’였​습니다. 그만큼 반려동물이 건강할 때는 몰랐지만, 아프게 되면 어디가 아픈지, 왜 밥을 안 먹는지 제발 말을 좀 해줬으면 하는 게 보호자들의 간절한 바람이 아닐까요. 수의사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서 보람찬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제공_전주 아이들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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