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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2
박현주 숙명여자대학교 성악과 교수, 열정의 멘토링으로 전인격적 교육 펼친다
김유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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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박현주 소프라노

유럽이 사랑한 소프라노
열정의 멘토링으로 전인격적 교육 펼친다

박현주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 | 소프라노 박현주


100년이 넘는 시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숙명여자대학교는 1962년 성악과 개설부터 지금까지, 전통과 명망을 갖춘 예술가의 산실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해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학생을 중심으로 정기 연주회와 오페라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뛰어난 교수진의 실기 위주 교육으로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숙명여자대학교 성악과 박현주 교수는 독일에서 ‘동양의 마리아칼라스(Maria Callas)’라 칭송받을 정도로, 특별한 목소리와 탄탄한 실력으로 유럽을 사로잡았다. 또 독일 NRW 스타상, 대한민국 오페라 여자 성악가상 등 국내외 수상과 함께 각종 콩쿨을 석권하며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위클리피플>은 목소리로 아름다움을 그리는 소프라노이자, 뜨거운 열정과 특화된 교수법으로 전인격적 소양을 갖춘 성악가를 양성하는 숙명여자대학교 성악과 박현주 교수를 만났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은혜 기자

인생과 인품 담는 성악교육,
전인격적 성악가 양성에 초점

유년시절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박 교수는 동요대회와 학예행사 등을 휩쓸며 자연스럽게 음악적인 소양을 키워나갔다. 이후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던 그는 직관적으로 노래와 음악에 대한 타고난 재능을 반추했고, 자연스럽게 성악으로 진로를 선회했다. 그렇게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고등학교 시절, 입시를 준비하고 성악을 시작하면서 숙명여자대학교 성악과로 진학하기에 이른다. 이후 박 교수는 독일로 유학을 떠나면서 보다 깊은 오페라의 세계와 마주했고, 총망 받는 소프라노로 활동하던 중 2014년에 숙명여대로 돌아왔다. 모교의 선배이자 교수로서 큰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보다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하며, 삶의 깊이가 담긴 노래를 표현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이끌고 있다.

“모교에서 일한다는 것이 참 행복하고, 사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함도 있습니다. 반면 에너지를 더 많이 쏟게 되기도 하죠. 특히 학생들에게 문화, 언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그것을 어떻게 목소리, 호흡으로 접목시켜야 하는지, 뚜렷한 학습목표를 가지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노래는 막연히 목소리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의 조합이며, 노래라는 통로를 통해 ‘전인격’이 표현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인생과 호흡과 인품이 보이는 그런 노래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성악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 교수는 인성과 기초교양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전인격적 성악인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면의 균형이 필요한 일인 만큼,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살피어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쏟아붓는 열정적 가르침을 학생들이 최대치로 흡수해 좋은 성악가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저는 학생들을 지도하기에 앞서 스스로 그릇을 키우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제가 마치 한 여름에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모두에게 똑같이 관심과 사랑을 쏟아붓고, 그런 에너지를 받아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가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사진_국립오페라단 나부코, 박현주 교수 제공


‘동양의 마리아칼라스’ 칭호,
폭넓은 스펙트럼 갖춘 소프라노

박현주 교수는 숙명여대 재학 당시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 역으로 처음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1998년, ‘광복 50주년 기념 오페라’에서 내로라하는 소프라노를 제치고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맡으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 유학하며 음악적 저변을 넓혀 나갔다. 박 교수는 말하듯 자연스러운 화법과 묵직하고 구슬픈 음색으로 ‘동양의 마리아칼라스’라 불릴 정도로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여러 오디션을 거쳐 무려 유럽 33개의 오페라 주역가수로 활약했다. 특히 독일 뮌헨 극장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에디타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의 ‘노르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세계적인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동아 콩쿨 1위, 쾰른 국제 콩쿨 1위 등 저명한 콩쿨을 석권하며 최정상의 실력과 매력을 갖춘 오페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오랜 기간 공석이던 시즈오카 오페라 국제 콩쿨에서 최초로 1위를 거머쥐며 기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콩쿨 입상의 과정이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내를 통해 음악적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고 되뇌었다. 또 다년간의 유럽 무대 경험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웠다고. 박 교수는 이렇듯 폭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자신의 원동력으로 내밀한 연습의 시간을 꼽았다.

“오페라 가수는 스타지만, 기본적으로 연습하는 과정만을 생각했을 때 ‘노동자의 삶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가수는 현대적 연출의 다양성을 표현하도록 여러 면에서 변화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연습을 통해 노래와 액팅 등 변화무쌍한 역할을 소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필요한 연습량을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채워나가는 노동자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죠.”

대중과 상호작용·구조적 기반 마련,
한국 성악의 문화적 저변 넓혀야

박 교수는 한국 성악계에 몸담으며 마주한 현실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문화계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 본업을 미뤄두고 다른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예술가들이 많아진 터. 박 교수는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문화적 기반과 시스템적인 측면이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박현주 교수는 최근 대중문화의 흐름과 선호도에 따라, 전통적인 성악도 스타일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대중과의 소통의 문을 열어 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지향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저는 성악과만이 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이를 위해 우리가 대중과의 소통의 문을 항상 열어두면서, 창의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야겠죠. 그래서 성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예술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방향성이기도 하고, 모든 문화예술계의 큰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유럽의 경우 각 지역의 신문사나 매거진에서 공연을 조명하고, 작품에 대한 온전한 평가와 피드백을 제공한다. 예술가는 이를 토대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그 혜택은 온전히 관객에게 환원된다. 한국은 과거에 비해 공연 문화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이를 향유하는 마니아층이 상대적으로 두텁지 못하다. 박 교수는 그런 명민한 대중이 많아지고, 공연에 대해 활발한 피드백을 통해 관객과 예술가가 함께 상호작용하는 공연문화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_ 작곡가 故 이수인 가곡의 밤 20주년, 박현주 교수 제공


따뜻한 멘토이자 마음을 나누는 교육자로

박 교수는 학생들의 기량적 성장과 더불어 정서적인 측면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박 교수, 자신이 그래왔듯 삶의 모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멘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성과 테크닉적 표현에 영향을 미친 가수 ‘레나타 테발디(Renata Tebaldi)’와 독일에서 생활하며 가치관과 세계관 형성에 큰 도움을 받은 은사까지. 박 교수는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완성하게 해준 멘토의 역할을 회상하며, 이제는 자신이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멘토이자 특별한 교육자가 되고 있다.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학생들과 눈 마주치며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각자가 지닌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데 좋은 멘토는 꼭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그런 멘토이자 교육자로, 제 에너지와 체력이 닿는 동안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줄 생각입니다. 제가 유럽 무대를 통해 갈고 닦은 경험을 디렉팅으로 전해주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학생들이 세계적인 무대에 설 수 있는 성악가가 되길 바랍니다.” 사진제공_박현주 교수

profile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쾰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동아음악콩쿨, 독일 베르크하임 콩쿨, 쾰른 국제 음악콩쿨 1위 및 관객상
일본 시즈오카 국제 오페라 콩쿨 1위
대한민국 오페라상 여자성악가상 수상(2009)
뮌헨 필하모닉,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상트 페데르부르크 필, 드레스덴 필,
서독방송교향악단(WDR), 도쿄 필하모닉 등 국내외 다수 오케스트라와 협연

주요작품
안티고나, 알치나, 마술피리, 여자는 다그래, 피가로의 결혼, 티토왕의 자비, 후궁탈출, 사랑의 묘약, 루치아, 노르마, 몽유병의 여인, 해적, 나비부인, 라보엠, 토스카, 리골레토, 춘희, 카르멘, 나부코, 호프만의 이야기, 마탄의 사수, 쟌니스키키, 팔리앗치, 라인의 황금, 루갈다, 주몽, 왕자호동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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