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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6
평생 공부를 가이드의 삶으로 녹여낸 유로자전거나라, 담금질로 얻어낸 지식을 안내하다
이선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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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초대석


평생 공부를 가이드의 삶으로 녹여낸
유로자전거나라, 담금질로 얻어낸 지식을 안내하다
장백관 유로자전거나라 대표


장백관 대표는 일생을 ‘독하게’ 공부했다. 본인이 느끼는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지식을 습득하고 누군가에게 배경지식을 만들어준다는 데에도 큰 재미를 느꼈다. 유럽 곳곳에 자리한 예술가의 흔적을 찾아 여행한 후나 성지순례 후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들을 볼 때 장백관 대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 전 세계 곳곳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여행객들에게 전수해주는 삶이 행복하다는 장백관 대표를 만나 그의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_취재 이선진 기자 / 글 김나리 기자


새 삶을 살게 해 준 두 번의 값진 여행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을 했었지만 제 적성에 잘 맞는 일은 이 일입니다.” 장백관 대표는 여행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시간에 본 세계 전도가 그의 꿈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성인이 된 후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장백관 대표의 첫 여행지는 일본이었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몇 배는 더 잘사는 나라였기 때문에 문화적인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충격이 가시기 전 또 여행을 떠나게 됐는데 그곳은 필리핀이었습니다.” 마닐라에 도착한 장백관 대표는 일본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다른 충격을 받았다. 명색이 한 국가의 수도라는 곳의 모습이 너무나 볼품없었기 때문이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볼품없는 물건들로 노점을 하고 있었고, 물건들은 매연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장백관 대표는 마닐라 근처 주택가를 거닐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 판자로 얼기설기 지은 수많은 판잣집 중 어느 한집의 창을 엿보게 되었는데 그 가족의 모습에서 본인의 삶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얇은 판잣집 안 허름한 식탁 위 밥상에서 오순도순 식사를 하는 한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봤습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가난의 그늘이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남 탓하기 바빴고 부모가 없는 것과 사회인맥이 없는 것에 대한 것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의 한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장백관 대표는 당시 본인에게 부모라는 울타리가 없어 받는 불이익 때문에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일본과 필리핀 여행 후 그는 본인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깨달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열심히 일한만큼 배불리 식사할 수 있고, 저축할 수 있고,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게 되었지요. 사회의 불합리한 점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걱정, 고민이 해결되면서 제 현재 위치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를 옭아매던 근심을 떨쳐내는 아주 좋은 계기였습니다.”


책을 펼 때마다 즐거운 공부, 지식의 포만감 느껴


그동안 싸매고 있던 고민이 해결되자 장백관 대표는 다시 회사로 돌아갈 마음이 사라졌다.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미주와 중남미를 장기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놀러가는 것이 아닌 사업구상이 목적이었습니다.” 스페인어가 안 되니 보디랭귀지로 대화해 가며 사람 속에 속해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한편으로는 답답함도 많이 느꼈다. “어디를 가건 재미는 있었지만 그 나라의 문화유적지나 박물관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습득할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 겉만 아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지식에 대한 갈증에 목이 말랐습니다.” 이후 장백관 대표는 몸으로 부딪쳐 얻어낸 사실들로 사업을 구상하고자 98년 이태리로 훌쩍 떠났다. 그곳에서 1년 동안 꼼짝 않고 공부만 했다. “서양역사와 서양미술과 종교사를 공부했는데 특히 종교가 가톨릭이었던 저는 중세 가톨릭종교의 추악하고 부정적인 모습을 알게 돼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종교인의 탈을 쓰고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큰 악행을 저지른 중세성직자부터 당시 교황님 이셨던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셨다는 내용까지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힘든 공부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재미’였다. 연대기별로 한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과 연습 삼아 가이드를 자처하며 배낭여행객들에게 습득한 지식을 무료로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는 행위 모두에 재미가 스며있었다. 미술공부도 마찬가지였다. “미술사부터 화가의 생애 등 그림의 배경을 공부하고 눈이 틔었습니다. 전에는 누가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지만 내용을 알고 그림과 마주하면 눈물이 쏟아질 때도 있습니다.” 장백관 대표를 울게 한 작품들은 이태리의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와 천장 프레스코화 ‘천지창조’, 스페인 화가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등 수없이 많다. 고야의 그림은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략해 반란군을 체포하고 처형시키는 순간을 그린 그림이다. 화가의 일생을 뒤쫓아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그림 앞에 서게 되면 그 감동에 눈물이 먼저 앞선다고 한다.
장백관 대표는 지금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유럽 현지의 직원모두가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일종의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미술사를 공부하며 미술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쉽게 가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연구하며 독려한다. “제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그림에 대한 배경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고객들은 감동하지요. 제가 아니라 작품에게 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


장백관 대표는 예술가들이 각고의 노력을 한 결과물을 보고 사람이 하는 일에는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장애물을 돌파해가며 삶을 이뤄낸 것에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역사 속 모든 예술가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꿋꿋이 살아갔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제 삶을 꾸려나갈 것입니다.” 장백관 대표는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보다 이태리에서 2~3년 공부한 것이 더 큰 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여행객들이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해소된다고 한다. 유로자전거나라의 직원 모두는 오늘도 열심히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 덕분에 모두가 만족하는 최상의 서비스가 제공됐고 이는 매출로 이어졌다. “고객이 원할 때까지 함께 도시를 돌아다녔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가 다시 내일을 위해 공부하는 일이 힘들었지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의 반응에 힘을 얻어 정말 즐겁게 일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유로자전거나라는 여행객이 가장 만족하고 돌아가는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저를 비롯한 우리 회사 직원들은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부족은 우리에게 도태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유로자전거나라는 상호가 말해주듯 유럽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이태리,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스페인, 체코, 그리스, 터키 등 유럽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맞춤여행과 유럽허니문, 가족맞춤여행 등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패키지가 있다. 특히 4월과 5월에는 유럽성지순례 항목도 포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잘 훈련된 직원들이 유럽여행을 계획하는 개개인 고객들의 차별화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삶이라고 말하는 장백관 대표의 얼굴에 그간 살아온 세월이 쓰여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 말하며 말 그대로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가이드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을 직원들과 공유하다보면 경쟁의식을 가지고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됩니다.” 세계 각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 덕분에 회사가 잘 굴러가고 있다는 장백관 대표, 그가 있어 유로자전거나라는 온갖 지식으로 무장한 채 고객들의 지적 갈증을 채워줄 것이다. 앞으로도 유로자전거나라의 페달이 쉼 없이 밟혀 잘 굴러가길 기대해 본다.

유로자전거나라 www.romabike.com

---------박스문---------------------------------------------------------------------------------------------------------
장백관 대표는 미국인 가톨릭사제였던 소 알로이시오 슈월츠(소재건) 신부 밑에서 자랐다. 고아인 그를 유일하게 거둬준 분이었다. 전쟁 직후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던 한국에 입국해 일평생 정성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고아들을 돌봤다. “소 알로이시오 신부님은 부산 송도성당에서 사제 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당시 정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가족을 위하고 끈끈한 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크게 감동 받아 가난한 자를 위해 일평생 봉사하며 사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태석 신부도 소 알로이시오 신부에게서 큰 감명을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스스로 복사역할을 자처해 가며 알로이시오 신부 밑에서 신앙생활을 했다고 한다. “신부님은 제게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소 알로이시오 신부님입니다. 92년 루게릭병으로 선종하셨지만 아직까지 제 마음 속에 살아계십니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필리핀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선종 당시 한국 경제는 호황기를 누릴 때였다. 그런 이유로 당시 한국보다 더 가난했던 필리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신부님 본인을 보러 필리핀에 오려면, 나만 보지 말고 필리핀의 가난한 아이들을 한 번 더 둘러보고 도움을 주라는 의미였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길까지 가난하고 굶주린 아이들을 생각하며 떠난 것이다.

소 알로이시오 신부는 현재 로마바티칸의 교황청에서 성인으로 등재되기 위한 절차로 시성 시복을 위한 조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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