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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민남기 명장, 끈기와 인내로 점철된 삶
신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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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와 인내가 빚어낸 신화
도전을 향한 민남기 명장의 네버 엔딩 스토리


민남기 아리아 대표 | 봉제분야 생산기술 명장


맞춤정장계의 살아있는 전설, 민남기 아리아 대표에게 가장 알맞은 수식어이다. 그의 삶은 집념 그 자체였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민남기 대표는 ‘명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이와 같은 ‘마부작침’의 자세로 수많은 땀과 노력을 쏟아냈다. 맞춤정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끈기를 잃지 않았던 민남기 대표. 실력 있는 재단사로서 뚝심 있게 걸어온 그의 37년 외길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취재_김유위 기자, 신영경 기자 / 글_신영경 기자

재단 인생의 시작
민남기 대표를 찾아간 곳은 종로에 위치한 아리아 공장. 7년째 이곳을 이끌고 있는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에 한 눈에 봐도 전문가의 포스가 강하게 느껴졌다. 민남기 대표를 통해 옷을 맞춘 사람들은 “민 대표 옷을 입으면, 집에 있는 옷은 다 버려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그가 질 좋은 원단을 사용하여 트렌드와 체형에 맞게 편안한 맞춤정장을 제작하기 때문이다. 옷을 입을 때 몸을 감싸는 느낌이 전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민남기 대표. 그가 오늘날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이르기까지는 성실했던 지난 30년 이상의 노고가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81년도에 처음 이 계통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그해 3월 22일, 강원도 태백에서 청량리행 밤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했어요. 실은 공부가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광부셨고, 어머니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가난해서 학비를 낼 형편이 되지 못했어요. 먹고 살기 위해 무작정 이 길로 뛰어들었는데, 20년 정도가 지나서 온전히 정신을 차려보니, 비로소 이 길이 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아무나 재단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재단사가 된다는 것은 실력을 통해 대표에게 선택을 받는 것과 같았다. 전체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책임감이 요구되는 자리였다. 민 대표는 습자지 200장을 사다놓고 매일 저녁마다 패턴을 한 장씩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꾸준히 연습하고 고민하며 재단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간 민남기 대표. 그런 그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한 연단의 시간
“김정봉 대표, 그 분께 재단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82년부터 91년도 까지 10년 동안 그분과 함께 일을 했으니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오셨죠. 92년도쯤, 제가 대표님께 항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밤낮없이 일하는데, 임금을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주장을 폈어요. 그로 인해 옛말로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은 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컸던 분입니다. 저를 이 곳에서 내보낼 만한 충분한 힘이 있으셨죠. 이후에는 외벽을 타고 막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중, 2년이 지난 시점에 그분이 저를 다시 부르셨어요.”

이제는 매주 술잔을 기울이며 함께 휴가를 갈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된 두 사람. 민남기 대표는 “초반엔 원망도 많이 했지만, 결국 나를 건강한 재목으로 쓰시려고 혹독한 훈련을 시킨 것 같다”며 김정봉 대표를 향한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민 대표가 현재 아리아 공장 대표로 발돋움한 순간에도 빛을 발했다. 오랫동안 재단사로 지내온 민남기 대표가 공장 아리아를 맡게 된 계기는 이러하다.

“17년 전에, 아는 선배의 공장에서 재단사로 10년 동안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이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공장 식구들은 한 순간에 오갈 데가 없어진 상황에 처해진 겁니다. 당시 공장의 인수가격은 7,000만원 정도였습니다. 그때 지인이 그 공장을 맡아서 해보라고 저한테 권유하더군요. 고민하며 여러 가지를 생각하던 차에 김정봉 대표님이 제게 선뜻 5,000만원을 건넸어요. 돈을 벌면 갚고, 그렇지 않으면 갚지 말라고 하시면서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만큼만 하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최고의 정장’을 지향하는 아리아테일러(ARIA TAILOR)
민남기 대표는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을 지켜보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최선을 다해 공장을 이끌어간 결과, 그는 3년 만에 김 대표의 빚을 갚을 수 있었다. 얼마 전, 자신을 나타내는 테일러 샵을 오픈한 민 대표. 이름은 ‘아리아테일러(ARIA TAILOR)’로, 맞춤정장에 대한 그의 철학과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는 곳이다. 문을 연지는 세 달이 채 안됐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 높은 품질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아리아테일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샵을 운영하는 분들이 품질에 비해 생각보다 옷값을 많이 받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진짜 좋은 원단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데, 다소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았어요. 이에 비록 많은 돈을 벌진 못해도, 좋은 옷을 적정한 가격에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 이름을 내걸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리아테일러는 고객에게 맞는 가장 이상적인 핏을 만들어낸다. 민남기 대표가 직접 재단하여 옷의 오차가 적은 편이라고. 그는 34년의 재단 경력을 바탕으로, 보다 디테일한 선을 연출하며 감각적인 디자인을 구현한다. 민 대표의 도전정신은 뛰어났다. 그는 공부를 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작년과 올해에 걸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렀다. 결과는 당연했다. 그의 노력으로 얻어낸 합격의 결실. 37년 전, 공부를 하기 위해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실었던 그 날의 꿈을 현실로 이뤄낸 뜻 깊은 순간이었다.

“검정고시를 합격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었죠. 내년에는 대학에 진학할 계획입니다. 학위를 받아서 재단에 대해 보다 전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대학에서 가르치는 이론적인 교육이 아닌, 기술자를 위한 실전 교육 말이죠. 이 기술이 오래도록 이어져, 양복명맥이 끊기지 않게끔 앞으로 계속해서 후진을 양성하려고 합니다.”





끈기와 인내로 점철된 삶
민 대표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의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무슨 일을 하든지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직하게 임할 것을 강조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결국 뜻을 이룬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이제는 맞춤정장분야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 민남기 대표.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누구보다 인내하며 끈기 있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힘든 경험이 많았는데 끝까지 견뎌내다 보니, 지금은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심전력을 다해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나의 수고를 알아주는 날이 오게 되어있어요. 또 무작정 한 곳만을 향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기술자는 아닙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발상이 나오게 될 테니까요.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접목시키면서 연구해야 해요.”
끈기와 인내. 그것은 가난했지만, 늘 꿈을 간직해왔던 그가 맞춤정장을 대표하는 명장의 자리에 우뚝 서기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그의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활기차다.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도전의 길을 나서는 민남기 대표. 지난 37년의 세월보다 그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profile
1981 ~ 남성 맞춤정장 재단사
2010 ~ 2013 동대문의류봉제협회 이사
2013 ~ 한국봉제패션협동조합 이사장
2013 ~ 고용노동부장관 CLEAN 사업장
2014 ~ 2014 소사공인 기능 경진대회(제1회 K-패션 명품봉제대회)
2015 ~ 한국의류산업협회 봉제기술 노하우 표창상
2015 ~ 라이온스클럽 353-D지구 봉사회원
2015 ~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 남성맞춤정장 패턴강사
2016 ~ 국제라이온스협회 표창패
2017 ~ 뉴오성 라이온스클럽 봉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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