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동국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위클리피플 DB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자립교육
‘돌봄의 대상에서 주체’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다
[더 스페셜리스트 | 심리상담·발달장애인 자립교육부문]
신동국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발달장애인의 삶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오랫동안 ‘보호’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존재, 돌봄의 대상, 사회의 주변에서 관리되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익숙한 시선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그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줄 사회 구조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왔는가.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신동국 교수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해 온 인물이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본질이라고 말한다. 개인의 변화에서 출발해 가족과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 구조로까지 확장되는 그의 교육 철학은 기존의 복지와 교육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가능성’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한 그의 실천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교육 현장과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이라는 가능성을 현실로 확장해가고 있는 안산대학교 신동국 교수를 조명해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보호를 넘어 ‘자립’으로, 교육의 방향을 묻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은 그동안 기능 중심의 훈련과 보호 중심의 체계 안에서 이루어져 온 것이 현실이다. 일정 수준의 보호와 지원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이 교육의 전부가 될 때 발달장애인은 사회 안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성장할 기회를 충분히 갖기 어려운 구조에 놓이게 된다. 신동국 교수는 이러한 현실을 오랜 시간 교육 현장과 다양한 대외활동 속에서 지켜보며,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해온 ‘자립’이라는 개념부터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바라보는 자립은 단순히 취업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혼자 영위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자립이란 사회 속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과정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는 발달장애인을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기준으로 판단하던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관점을 전환하게 만든다.
신 교수는 “많은 분들이 자립을 ‘혼자 할 수 있는 상태’로 이해하지만, 사람은 본질적으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며 “결국 자립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단순한 개념 제시에 머물지 않고 실제 교육과정과 현장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자립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은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보호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선이 교육이라는 점에서, 신 교수가 던지는 질문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다시 고민해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짚어준다.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는 수도권 최초로 설립된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전문대학 정규 학위과정이다. 이 학과의 가장 큰 정체성은 학생들을 단순히 ‘보호’하거나 직업 훈련에만 머무르게 하는 데 있지 않다. 비장애 학생들과 동일한 캠퍼스 라이프를 경험하며 관계성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나아가 건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수도권 최초 정규 학위과정으로서 대학 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분리된 특수 환경이 아닌 일반 대학 캠퍼스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기르고 자립심을 배양하는 완전한 통합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생 개개인의 욕구와 강점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단순 노무직을 넘어 전문적인 사무·행정 보조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에이블자립학과의 교육과정은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직무 역량’과 스스로 삶을 꾸려가는 ‘자립 역량’을 함께 키우는 투트랙(Two-Track)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해 컴퓨터활용능력, ITQ(정보기술자격), 워드프로세서, 인터넷 정보검색 등 사무행정 중심의 IT 교육과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성 훈련과 대인관계 기술, 일상생활 훈련 등 독립적인 삶을 위한 필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존재를 회복하는 과정’
신동국 교수의 교육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자기 인식’이다. 그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단순히 학습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왜곡된 자기 인식과 낮은 자존감에 있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과 사회적 배제는 학생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이는 삶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보면 ‘나는 안 되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깊이 자리 잡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자라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교육은 기술을 가르치기에 앞서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의 커리큘럼은 단순한 직무 교육을 넘어, 정서와 관계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학생들은 사무행정과 보건의료 등 기본적인 직무 역량을 익히는 동시에 노인심리, 정신건강, 관계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 등 다양한 영역을 함께 경험한다. 이는 일을 잘하는 인재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과정이다.
“실질적인 직무 능력 향상과 취업 역량 강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학과의 설립 취지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졸업생 전원이 다양한 전문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러한 자격 취득과 실무 교육을 통해 장애 학생들 역시 일반 사무직 현장에서 비장애인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사무행정 보조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단순히 일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함께 익힙니다. 노인의 심리, 관계 단절, 정서적 고립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을 받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결국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는 이론 교육이 실제 삶과 맞닿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비중을 둔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 구조는, 학습을 넘어 삶의 경험으로 확장된다. 시간이 흐르며 학생들의 표정과 태도, 그리고 관계를 맺는 방식이 변화해가는 모습은 교육이 지식 전달을 넘어 존재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돌봄의 대상’에서 ‘돌봄의 주체’로,
자립교육의 새로운 모델
에이블자립학과의 교육 모델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노인 돌봄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기존 교육 방식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다. 발달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그들이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설계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요양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직접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이동 보조나 일상생활 지원, 정서적 교류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르신들은 학생들을 ‘손자’처럼 받아들이며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학생들 역시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임을 몸소 깨닫게 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노인 돌봄은 국가와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죽음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 집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바람에서 출발한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에 심리상담 전문가로 참여하며 정서적 돌봄을 함께해왔고, 2024년 지역사회통합지원법 제정을 계기로 지역사회 내 노인 돌봄 역시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면 변화는 빠르게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위축되어 있던 아이들이 점차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역할을 수행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라는 경험이 가장 큰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자립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의 문제
신동국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어려운 이유를 개인의 능력 부족에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 안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기회와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자립의 문제를 개인의 한계로 규정하기보다, 사회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왔는지를 되짚어야 한다는 시선이다.
실제로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일에 대한 의지와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수용하고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자립은 개인의 노력과는 별개로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 교수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방안으로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통합돌봄)’ 기반의 접근을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커뮤니티 케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돌봄의 대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맺고 기여하는 경험을 통해 자립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활동하게 되면 개인의 자립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사회적 비용 절감은 물론, 인식 개선과 공동체 회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장에 직접 참여한 학생들의 변화 역시 인상적입니다. 자신감이 생기고 표정이 밝아지며, 관계 속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실습을 넘어 학생들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동시에 노인들에게도 정서적 회복과 관계 형성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발달장애인과 노인, 그리고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는 새로운 교육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육을 넘어 제도와 사회로
신동국 교수의 행보는 대학이라는 울타리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교육이 실제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와 사회 구조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다양한 대외 활동을 통해 그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을 사회 전반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교육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아무리 준비되어 있어도 사회가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자립은 완성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과 함께 사회 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지속가능한 자립은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한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부모의 바람직한 양육 태도와 노력, 그리고 충북SR포럼에서처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참여가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현재는 국가와 부모, 기업 모두의 참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를 공론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그의 활동을 정책과 지역사회, 공공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실제 현장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가시화될수록,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또한 점진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대외 활동은 교육의 성과를 사회 안에서 구현해내는 실천이자,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의 양육 태도와 관련해서는 발달장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정보가 부모 개인의 노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진단 이후 큰 충격 속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접할 기회마저 놓치게 됩니다. 식당이나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드러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냉담한 시선, 나아가 비난과 질타는 우리 사회의 부족한 시민의식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되돌아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미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개인의 목소리가 메아리로조차 이어지지 않는 한계를 체감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공론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자립, 한 가정의 변화로 이어지다
신동국 교수의 교육 철학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이 자리한다. 바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다. 그는 연구와 현장 경험을 통해 부모들이 마주한 현실을 가까이에서 체감해왔고, 그 과정은 그의 교육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자립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 전체의 삶과 맞닿은 과제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박사 졸업논문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안산시 마을만들기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 자녀 부모 자조모임 공동체를 만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발달장애 자녀 어머니들의 심리적 경험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이 지금의 에이블자립학과로까지 이어지게 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자조모임에서 만난 수많은 어머니들은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아이를 위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아이의 자립은 결국 부모의 삶을 되돌려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립은 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가족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오랜 시간 돌봄에 집중해온 부모가 비로소 자신의 삶을 회복하고, 가족이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신동국 교수가 말하는 자립은 결국 한 사람의 독립을 넘어, 한 가정의 시간과 삶을 되돌리는 일과 맞닿아 있다.
그가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변화 역시 여기에 있다. 발달장애 학생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순간, 그 변화는 개인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로 확장된다. 그리고 그 축적된 변화는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간다. 교육이 삶을 바꾸고, 그 삶이 다시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 신동국 교수의 교육이 지향하는 방향은 바로 그 지점에 놓여 있다.
“발달장애 학생들의 과거를 돌아보면 긍정적 경험보다 부정적 경험이 더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편적인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온전히 보내지 못한 채, 지금도 여전히 다른 사회적 반응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대학 생활 과정만큼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회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와 준비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학생들 가운데는 정서 발달의 문제로 우울이나 불안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고,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과대자기 형성이나 규범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심리검사를 통한 평가와 상담, 지역사회 서비스와의 연계까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존의 가치를 향한 교육자의 길
신동국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자립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오늘날 사회가 지나치게 결과 중심으로 흐르며, 정작 중요한 관계와 공동체의 가치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구분하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호나 배려의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 안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존재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들에게 거창한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이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발달장애인이 취업을 하고 사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은 점점 효율을 지향하며 약육강식의 논리가 강화되고 있고,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AI 융복합 시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요즘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발달장애인이 자립해 나가는 모습은 또 다른 이들에게 자극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할 수 있다’는 모습을 통해 다시 움직일 힘을 얻기도 하니까요. 결국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동국 교수가 걸어온 길은 한 사람의 전문성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여정이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통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되짚는다. 발달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공동체까지 변화시키는 일. 그것이 그가 말하는 교육의 본질이자, 지금까지 걸어온 실천의 길이다.
그의 시선은 학생을 넘어 부모와 지역사회, 나아가 사회 전체로 확장돼 있다. 한 사람의 자립이 한 가족의 삶을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공동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그의 교육과 실천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저는 발달장애인이 특별한 존재로 분리되지 않고, 우리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보다,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본질적인 가치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네르게이아적 삶(여행자의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지에 머무르기보다,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교육자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도 더 분명해진다고 느낍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사회 내 통합돌봄을 체계화하고 제도화하여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나아가 부모 역시 자신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이 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에서 출발한 그의 고민은 이제 사회 전체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이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방향을 다시 묻고 있는 신동국 교수의 행보는, 단순한 교육자의 역할을 넘어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발달장애인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그 변화가 가족과 공동체로 확장되는 길. 그가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이 여정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주목해본다. 사진제공_신동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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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 교수
FNG 대표
이담심리크리닉 대표
지역사회서비스제공기관장
안산시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안산YMC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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