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좌측부터 최종진ㆍ최종성 (주)인디뮤직컴퍼니 대표이사
연주자의 감각과 취향 반영한, 단 하나의 커스텀 기타
전 세계 연주자들이 먼저 찾는 전문제작업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다
최종성 ㈜인디뮤직컴퍼니 대표이사
요즘은 무엇이든 ‘맞춤형’인 시대다. 커피 한 잔도, 자동차 옵션도 원하는 대로 고르고 조합한다. 소비자는 ‘나에게 꼭 맞는’ 단 하나의 제품을 원하고, 시장은 점점 더 맞춤형 세분화된 수요에 반응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이 된 셈이다. 특히 악기는 연주자의 신체 조건과 연주 스타일, 취향까지 정밀하게 반영해야 하기에, 커스터마이징의 중요성은 더욱 높다.
2014년 설립된 ㈜인디뮤직컴퍼니(이하 인디뮤직컴퍼니)는 개인화 시대에 맞는 고부가가치의 ‘하이엔드 커스터마이징 기타’를 제조·수출하는 전문기업이다. 스케일, 현 수, 조인트 구조, 브릿지 세팅, 픽업 조합까지 수백 가지 옵션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기술력이 큰 경쟁력이다. 주문자와의 일대일 소통을 기반으로 설계부터 제작, 조립, 세팅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완성한다. 경기도 외곽의 작은 작업실에서 출발해 지금은 세계 연주자들이 먼저 찾아오는 파트너로 성장했다. 단순히 악기를 만드는 일을 넘어 연주자의 삶과 감각, 표현을 담은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최종성·최종진 인디뮤직컴퍼니 대표이사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봤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박진아 기자
구조와 성능까지 재설계하는 기능적 커스터마이징
인디뮤직컴퍼니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기능적 커스터마이징’이다. 기존 국내 커스텀 기타가 주로 색상이나 목재 선택 등 외형적 요소에 그쳤다면, 기타의 핵심 구조와 연주 성능까지 사용자의 조건에 맞춰 새롭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6현 기타 모델이어도 소비자의 요청에 맞추어 스케일을 24.75~30인치 범위 내에서 조정하거나, 같은 스케일에서도 6현부터 10현까지 연주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사양으로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스케일이 변경되면 조인트, 픽업, 브리지 등 모든 부품의 위치를 재조정해야 하는데, 인디뮤직컴퍼니는 모두 가능한 제조 역량을 갖췄다.
“예쁜 기타도 물론 만들지만, 우리가 더 중요하게 고민하고 추구하는 건 기능적 차별화입니다. 단순히 외관을 꾸미는 게 아니라, 연주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양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 연주자가 25인치 스케일 기타를 쓰다가, 디자인은 그대로인데 7현 바리톤 스케일로 바꾸고 싶다고 해요. 그런데 그 브랜드에는 그런 모델이 없어요. 그럴 때 조인트부터 픽업, 브릿지까지 다 바뀌어야 하는데, 세팅까지 포함해 소비자가 자신의 맞춤 사양을 주문했을 때 무리 없이 해줄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워크숍은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10년 전에 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그런 수요를 정확히 내다보고 시작했습니다.”
인디뮤직컴퍼니의 사업 구조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과 유럽 등 기타 선진국의 고가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OEM/ODM 사업으로, 미국 Balaguer, 독일 Siggi Braun, 스위스 Tribe 등 전 세계 유수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은 자체 커스텀 워크숍을 운영 중이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제조 역량을 갖춘 외부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인디뮤직컴퍼니는 각 브랜드와의 “NDA” 업무 협약을 바탕으로, 해당 브랜드의 디자인, 설계 철학 및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기타를 생산해 왔다.
다른 하나는 자체 브랜드 ‘피나클(Pinnacle)’이다. ‘정점’이라는 이름 그대로, 회사의 기술과 철학이 집약된 하이엔드 커스텀 일렉트릭 기타 라인업이다. 다양한 스케일과 현 수, 조인트 구조 변경 등 고난도의 커스터마이징 사양을 내세워, 글로벌 하이엔드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릭만으로 ‘나만의 기타’를… 온라인 커스터마이징 플랫폼도 곧 오픈
인디뮤직컴퍼니의 커스터마이징 기타는 평균 6~8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주문자는 전용 오더 폼을 통해 사양을 제출하고, 담당자와 수차례 피드백을 거쳐 최종 스펙을 확정한다. 이후 자재 발주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넥 두께·폭·스케일·현 수 등 연주자의 신체 조건과 연주 스타일을 반영한 기능 중심 설계가 적용된다.
“처음에는 지판, 넥, 바디 성형부터 시작합니다. 1차 가공이 끝나면 중간 사진을 고객에게 보내 확인을 받고, 이후에는 도장 작업과 또 한 차례의 중간 확인을 거쳐 최종 조립으로 이어지죠. 완성된 기타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상세 컷 10장을 고객에게 전달한 후, 최종 셋업, 인스펙션을 거쳐 출고됩니다.”
2020년에는 자사의 기술력과 커스터마이징 노하우를 보다 체계적으로 개발·계승하기 위해 기업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온라인 주문 시스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수백 가지 옵션을 클릭만으로 선택하면, 최종 기타 이미지가 실시간으로 시각화 되고 가격이 자동으로 산출되는 구조다. 연내 출시가 유력하며, 국내 커스터마이징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인 정신과 독자적 기술력·노하우가 만난 고부가가치 기타
인디뮤직컴퍼니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사람이다. 40년 경력의 마스터 빌더를 필두로, 20년 이상 경력의 핵심 인력이 중심이 되어 모든 기타는 정교한 수작업 공정을 거친다. 단순 조립을 넘어 전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이기에, 완성된 기타는 제품을 넘어선 ‘하나의 작품’에 가깝다. Headless Guitar Bridge, Multi-Scale Bridge 등 다수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부터 판매, A/S까지 전 공정을 외주 없이 자체 관리할 수 있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구조다.
“기타를 만든다는 건 단순히 나무를 깎고 조립하는 일이 아니에요. 온도, 습도, 재질, 연주자의 피지컬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공정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절대 만들 수 없죠. 보통 커스텀이라고 해도 실은 부분 조립이나 외주 제작이 많은 게 현실인데 저희는 설계에서 전체 공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하기에 인력 채용도 결코 쉽지 않다. 실제로 인디뮤직컴퍼니의 제작 인력 전부는 모두 ‘기타가 좋아서’ 일을 시작한 이들이다. 최 대표는 한 기업의 인력 양성 차원을 넘어, 국내 커스터마이징 기타 산업의 뿌리를 다지는 중요한 작업이기에 사명감이 크다고 밝혔다.
사진=최종성 대표에게 비즈니스 영감을 준 책“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줄 아는 마스터 빌더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그래야 마지막에 어셈블리할 때, 문제의 출처를 알 수 있고 제대로 악기를 만들 수 있거든요. 제작에 참여하는 기술진들은 제작자인 동시에 기타를 사랑하고 연주하는 같은 연주자들입니다. 그래서 연주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열정과 헌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왜 당신이어야, 왜 ‘인디’여야 하는 이유
최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며 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왜 사람들이 당신과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가?” 20여 년 전 미국 출장 중 우연히 구매한 자기계발서(‘Why should someone do business with you… rather than someone else’)에서 접한 문장으로,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경영의 기준이 되어 준다고. 회사가 존속하려면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반드시 ‘이 회사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인디뮤직컴퍼니의 경쟁력으로 이어져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악기 전시회이자 전 세계 악기 브랜드와 뮤지션, 유통업체들이 모이는 ‘NAMM Show’에 꾸준히 참가하며, 기술력과 전문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커스텀 기타라고 하면 최종성 대표의 영문이름인 “John Choi”가 브랜딩이 된지 이미 오래이며, 최근에는 일본 브랜드 관계자가 “자국에서는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회사가 없다”며 제작을 의뢰했을 정도다.
최 대표는 최종 목표로 연주자와 제작자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밴드를 키우고 연주자들을 후원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국으로 이전해 ‘Made in USA’를 달고 사업을 하자는 제안도 수차례 받았지만, “한국에도 이런 기타 회사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며 자존심 문제라 거절했다고. 현재 한국에는 체계적인 기타 제작 교육기관도, 후배들이 배워 성장할 환경도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러한 환경 조성을 사명감으로 여기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내년에는 사옥 조감도 제작을 시작하고, 5년 안에 부지를 확보한 뒤, 10년 내에 기업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사옥을 완공한다는 예정이다.

“전기기타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이 평생 할 수 있는 회사를 남기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지금 10 중에 한 4는 온 것 같습니다. 조직이 형성됐고, 조직이 얼마나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공이 좌우된다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기틀을 만들고 커스텀 기타의 콘셉트를 세웠다면, 앞으로는 커스터머에게 신뢰를 줘서 재구매의 선순환이 이뤄지게 하는 것 이것이 저 혼자만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고 구성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악기를 만든다는 것은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과정인 만큼 인내심이 필요하고, 그만큼 가치가 쌓이죠.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다면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왜 우리와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는 이유고,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인디뮤직컴퍼니는 단순한 수제 기타 제작사가 아니라 장인 정신과 기술력,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는 기업이었다.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지만, 다음 목표는 오히려 국내에서 기술을 전수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오래 남을 가치, 대량 생산보다 정교한 커스터마이징을 고집하며 인디뮤직컴퍼니는 오늘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타를 만들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중심에서 커스텀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며 내공을 쌓아온 두 형제 대표의 모습은 10년 뒤, 꿈을 이루고 인터뷰를 기약하는 모습에 설레는 기대감을 십분 안겼다. 앞으로도 이들의 기술과 꿈이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국내 악기 제조 산업의 건강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며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진제공_인디뮤직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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