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현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대표원장, 현대인 위한 수면의 질부터 정신건강까지 맞춤 케어하다

사진=전세현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대표원장

잠이 부족한 현대인 위한
수면의 질부터 정신건강까지 맞춤 케어하다

전세현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대표원장│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한국인은 수면의 양과 질 모두 전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글로벌 수면 솔루션 브랜드 레즈메드(ResMed)가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발표한 전 세계 12개국 글로벌 수면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9시간으로 12개국 평균 수면시간인 7.16시간보다 적게 나타났다. 또 수면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불만족스럽다’라는 답변이 각각 50%, 55%로, 12개국의 수면의 양과 질에 대한 불만족이 각각 35%, 37%인 것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면 건강은 코골이, 수면무호흡 등 신체적 요인과 불규칙한 생활 리듬은 물론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불면증 환자 가운데 약 40%가 우울증을 겪고, 우울증 환자의 약 80%는 불면증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따라서 수면장애와 정신질환을 제대로 환자 맞춤 케어하기 위해서는 두 분야에 전문지식을 함께 갖춘 의료인이 필요하다.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전세현 대표원장은 국내에서 드물게 정신의학과 수면의학 두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의사다. <위클리피플>은 전세현 원장을 만나 수면장애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은 무엇인지, 잠이 부족한 현대인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등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김유진 기자

수면장애, 다학제적 접근과 환자맞춤 치료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은 이름과 같이 ‘수면클리닉’과 ‘마음클리닉’을 운영한다. 마음클리닉은 우울증, 공황장애, ADHD 등 일반정신건강을 다루는 한편, 수면클리닉은 진료과목을 한정하지 않고 진료한다. 전세현 대표원장은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후 정신과적 경험을 쌓아가는 동시에 수면의학 수련과 연구 활동을 통해 수면 전문가로 전문성을 넓혔다. 두 가지 진료과목에 전문의를 취득한 소위 ‘더블보드’ 의사처럼 두 트랙의 전문성을 쌓아온 셈이다.

“수면장애는 다학제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렘수면행동장애, 저환기증후군 등 질환마다 정신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내과에 조금씩 걸쳐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내 수면장애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느 병원에 가느냐에 따라 치료가 결정될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수면장애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에 실패하여 만성적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전 원장은 삼성서울병원과 고대안암병원 수면센터에서 교수로 근무하며 수많은 종류의 수면장애 환자들을 접했고, 이비인후과, 신경과, 내과와 협력한 다수의 수면장애 연구와 교육 활동을 통해 수면장애에 대한 포괄적 이해와 다학제적 접근에 익숙하다.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이 다른 수면클리닉과 차별화되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 병원은 의사의 진료과목에 끼워 맞추지 않고 환자 입장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수면무호흡증과 스트레스성 불면증이 함께 있는 분들은 굉장히 흔합니다. 여기에 직업 특성상 불규칙한 수면 리듬과 번아웃까지 동반된 경우도 요즘 부쩍 많아졌습니다. 기면증 환자에서 우울증, 비만,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우리 병원은 단일 수면장애는 물론 여러 수면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도 놓치지 않고 치료합니다.”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에서는 환자마다 수면장애의 치료가 모두 다르다. 불면증에는 인지행동치료와 경두개자기자극은 물론 우울, 불안에서 오는 불면의 경우 심리상담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양압기치료, 하지불안증후군의 경구약과 주사제, 밤낮이 바뀐 경우에는 빛 치료와 구체적 행동전략을 통해 컨디션을 최적화해나간다. 정신과적 접근은 물론 폭넓은 수면의학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전 원장의 다학제적 접근이야말로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의 가장 큰 경쟁력인 셈이다.

평생 ‘잠’이 인생의 화두였던 의대생

전 원장은 의과대학 재학 중 정신과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병원 실습 전 선배가 “나중에 정신과 의사를 하지 않는 한 정신과 환자를 마주할 기회가 없으니 열심히 해보라"는 조언에 실습에 특히 열심히 임했다. 그런데 정신과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환자의 증상과 성격은 물론 개인을 둘러싼 주변 상황, 성장 과정, 가족의 특징까지 세세하게 파악하여 치료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사의 역량과 세심함이 더욱 강조되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또 경과가 길고 재발이 잦아 환자들이 긴 시간 힘들어하는 것을 보게 되지만, 끈기 있게 치료하면서 환자의 인생이 한 단계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한다. 전공의 생활 중 좋은 은사님을 만난 것도 인생의 행운이었다.

“제 첫 지도교수님은 조울증, 조현병의 대가이신 홍경수 교수님이셨어요. 환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아신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진료하셨고, 연구에도 늘 진지한 태도로 매진하셨어요. 전공의 때 교수님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해놓고 논문을 썼을 정도로 교수님을 본받고자 노력했고, 지금도 종종 어려운 치료 상황에서 ‘만약 교수님이라면 어떻게 판단하실까?’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정신과 전문의 취득 후 다시 수면의학 과정을 밟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 원장은 일생 ‘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고교 시절에는 잠이 너무 많아 수업 시간에 온종일 잠만 자는 바람에 자퇴를 고민할 정도였고, 의과대학 시절에는 밤새워 공부를 해놓고 막상 시험 때 졸아서 시험을 망친 적도 있었다.

“되돌아보면 밤늦게까지 욕심내서 공부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낮에는 졸릴 수밖에 없는 수면 부족 상태였던 것 같아요. 잠은 내가 원하는 만큼 줄이거나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몰랐던 거죠. 결국 시행착오 끝에 나름대로의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의대생 시절 시험 전날 일독을 마치지 못했더라도 밤새워 더 암기하는 것보다 제 기준에는 최소 4시간은 자고 일어나 실전 순발력을 발휘하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인턴 때는 숙소에서 새벽에 다른 동기들의 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잠을 빨리 깰 수 있게 소리 대신 빛 알람을 사용했어요. 잠 때문에 스스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충분한 수면 뿐 아니라 빛이 수면과 각성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때 이미 자연스럽게 깨달은 거죠”

전공의 4년 차 때 전 원장은 현재 대한수면의학회 이사장인 김석주 교수가 삼성서울병원으로 부임하며 박사 제자 1호가 됐다. 수면의학 연구실에서 연구하며 다수의 SCI급 논문을 제1 저자로 발표하였고, 수면의학과 정신건강 분야에서 젊은 연구자로 빠르게 성장한 결과 젊은 나이에 고대안암병원 임상 교원으로 발령을 받아 독립적인 진료와 교육에 힘썼다. 또 시간생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는 이헌정 교수와 2년간 함께 연구하며 전문성의 깊이를 더했다.

잠의 문제를 대수롭게 넘기지 말았으면

현대인, 특히 한국인들은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데믹과 엔데믹을 겪으면서 수면건강은 더욱 악화되어가고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전 원장은 ‘잠을 아끼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게 되지만, 이는 결코 불필요한 시간이 아닙니다. 즐겁게 놀고, 제대로 일하며 건강히 생활하는 데 필요한 필수 기능을 조절하는 시간입니다. 며칠만 제대로 못 자도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지고, 심지어 감기에도 잘 걸립니다. 수면장애로 인한 인지효율의 저하와 기분 과민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고, 자존감도 떨어뜨리죠. 그럼에도 하루하루 바쁜 현대인들은 수면장애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게 되는데, 수면장애는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해할 뿐 아니라 치매, 고혈압, 당뇨, 비만, 우울증, 심혈관질환, 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원초적 문제이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야 ‘잘 잤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전 원장은 수면시간은 물론 수면 패턴을 강조했다. 성인에게 평균 7~8시간의 수면이 권장되지만 밤에 규칙적인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을 자더라도 새벽에 3시간, 낮잠 2시간, 초저녁잠 3시간으로 끊어 잔다면 제대로 자고 깨어 활동한다고 보기 어렵다. 일정한 밤에 자면서 빛, 음식 섭취, 신체 리듬과 스트레스를 적절히 통제해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전 원장은 특히 정신과적 문제에 동반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 병원에 방문하길 꺼리는 환자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우울, 불안이 뚜렷한데도 정신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로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단순 수면제만 처방받거나 이비인후과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대체로 많은 분이 정신과 진료를 편하게 받으러 오시지만, 여전히 정신과 치료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한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신과 치료가 잘 된 분들은 인터넷에 글을 잘 안 남기는데, 치료가 난항을 겪거나 약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부정적인 면을 올리는 경우는 많다 보니 매체의 정보가 편향된 탓인 것 같습니다. 정신과적 치료는 불면, 무기력, 집중력저하 등을 치료하여 일상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불편한 부작용이 있다면 조절하면 됩니다. 임시방편인 수면제로 조절하려다가 우울증은 오래 지속되어 생활이 무너지고, 수면제에 의존만 되어버리는 경우를 경계해야 합니다.”

전 원장은 수면 의학과 정신의학을 같이 공부하는 후배들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본인 스스로도 끊임없이 최신 의학 정보를 접하기 위해 학회 활동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많은 환자가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을 여느 ‘병원’처럼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방문해 안전하고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제공_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profile

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 대표원장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대한수면의학회 이사

학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취득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수료

경력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강사
삼성서울병원 수면의학 전임의
고대안암병원 수면센터 담당교수 역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임

주요 학술활동
대한수면의학회 이사
한국수면학회, 대한수면연구학회 정회원
국제조울병학회 한국지부 조울정서연구회 총무 역임
대한정서인지행동의학회 평생회원
대한정신분석학회 정회원
수면장애 및 정신건강 분야 다수 학회강의 및 SCI급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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