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복 신라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전공 교수, 자연친화적 심미안 갖춘 건축가

사진_최승복 신라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전공 교수

자연친화적 심미안 갖춘 건축가
글로벌 인재의 멘토가 되다

최승복 신라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전공 교수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친환경에 대한 패러다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산업단지나 주택 등의 건축물 역시 자연친화적 디자인을 활용해 자원을 절약하고,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 화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개인적 관심이 맞물려 신라대학교 최승복 교수는 루지(Luge), 쉬윕(Shweeb), 시골마을 리모델링 등 경관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공간 조성으로 감수성을 높이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또한 최 교수는 디자인적 식견과 글로벌 자산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전문가적 역량을 키우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신라대학교는 인성개발, 취업지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국내외 취업 성공에 기여하면서, 8년 연속 국내 기업 및 해외 취업 우수학교로 지정될 정도로 명망이 높다. 이 밖에도 전국 규모 디자인 공모전 최다 입상 성적을 보유하고, 2008년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자연과의 융화를 꿈꾸는 건축가이자 학생들의 취업 성공을 이끄는 멘토인 신라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전공 최승복 교수를 만났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은혜 기자

글로벌 건축가에서 교육자로,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가 자산

경제학도였던 최승복 교수는 미국의 프랫대학교(Pratt Institute) 편입에 도전하면서 실내건축디자인 분야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본래 미술과 광고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으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실내디자인 분야에 큰 매력을 느껴 전공을 선회했다. 이후 패럴디자인(Farrell design) 회사에 발탁되면서 실무적 역량을 쌓았고, 미국의 대기업인 겐슬러(Genseler)로 자리를 옮기면서 저변을 넓혔다. 그는 10여 년간 뉴욕에 머물며 공부와 직장 생활을 병행했고, 세계를 무대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귀국해 우연히 특강으로 찾았던 신라대학교의 전임교수가 되면서, 31살이라는 이른 나이부터 지금까지 20여 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교수 활동과 더불어 건축가로서의 행보도 활발하다. 겐슬러 근무 당시 다수의 호텔 프로젝트를 경험한 그는 귀국 후 제주 롯데호텔, LG 아트센터 등 굴지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통영의 명소가 된 ‘루지(Luge)’도 그의 작품이다. 특수 제작된 루지 카트를 타고, 아름다운 통영시 전경과 바다를 조망하며 짜릿한 라이딩(riding)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많다. 최 교수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뉴질랜드 스카이라인 사와 업무 교류를 진행하며, 루지 기획부터 설계, 토목, 건축,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에 걸쳐 컨설팅에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캡슐 형태의 모노레일 이동 수단인 ‘쉬윕(Shweeb)’에 주목하며, 한국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농어촌 공사의 경관계획 연구원으로 시골마을 리모델링 사업과 부산 동부산 관광단지 참여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쉬윕은 제가 계속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예요. 구글에서도 신세대 동력으로 선정해 크게 투자했을 정도로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각광받은 아이템인데, 그간 Covid-19를 비롯해 여러 상황이 맞물려 한국화가 계속 불발됐어요. 앞서 10여 년간 저는 제프리 바넷이란 설계자와 교류하면서 계속 사업화를 구상했고, 현재는 경관용으로 활용되게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해외취업 경쟁력 확보·실무 역량 갖춘 인재양성에 중점

최 교수는 신라대학교에서 설계 과목뿐 아니라, 실무에 필요한 영어 원론을 집중 지도하고 있다. 회화 위주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고 글로벌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방안이다. 덕분에 실내건축디자인학과는 해외취업 노하우가 풍부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해 2명씩 뉴욕으로 취업을 보내고, 매년 취업 우수학과로 선정됐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동일 분야 내 해외취업 경쟁력이 높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디자인 선진국으로 취업하는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으며, 대학교 2학년부터 졸업 시기까지 집중 케어하고, 학생별 회사를 매칭하는 케이무브(K-Move)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기업에서 인정받는 제자들을 양성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열의를 내비쳤다. 특히 최 교수는 첫 제자였던 학생이 New york으로 취업에 성공해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우리 학과는 밤새워 일하는 프로젝트가 많아 힘들지만, 대신 졸업과 동시에 회사에 가면서 실무교육을 다시 받지 않고 바로 자연스럽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어요. 그것이 제일 큰 자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기업에서 요청이 많이 오죠. 특히 해외취업의 경우, 디자인 선진국에서 새로운 문물과 사상을 접할 수 있고, 시야를 넓힐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이 커요. 그래서 학생들의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교수진도 많이 노력하고 있고, 영국 첼시 대학 등 해외 유수의 대학교와 실내디자인 전공 연수과정을 진행해 경쟁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해외취업의 강점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우리 신라대학교가 사람을 위한 집과 매력적인 공간을 설계할 수 있는 특별한 인재를 배출하는 곳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학생별 진로 방향성 설정에 주력

최 교수는 재능보다는 노력이 우선이며, 그렇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비전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다방면에 걸쳐 경험을 쌓고, 예술을 비롯한 인문학적 식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러한 교육 철학과 함께 최 교수는 개인별 성향을 꼼꼼히 파악해, 학생에게 맞는 진로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 제자의 활달한 성격에 맞는 일자리를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일할 수 있는 백화점의 쇼윈도 디스플레이와 전시 디자인 등을 제시해 큰 만족을 이끌어냈다며 웃어 보였다.

“그 사람의 코드라고 할까요. 학생의 성격에 맞는 업무 분야를 찾으려 노력합니다. 매칭이 잘 되어서 학생들이 만족스럽게 잘살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직접 전달하지 못하는 지식이 더 많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가 풍부해져서 자신의 비전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학생들에게 주어진 정보는 많아요. 그 정보력을 매칭하는 다양한 기법을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이 관건이죠.”

자연친화 주택 구현·매뉴얼화로 대중화에 기여

유년기 시절 최 교수는 부모님을 따라 사찰을 누비며 자연과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부모님과 쌓은 시간을 원동력으로 삼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사찰의 아름다움을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풀어낸 저서 『자연과 디자인』으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연과 가파도』 출간 후, 직접 기와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영감을 받아 『자연과 주택』을 집필 중이다. 최 교수는 친환경적인 재화로 집을 시공하고, 생태연못 주변으로 사계절마다 꽃이 피는 마당을 상상하면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이 깃든 ‘자연친화형 주택’을 구현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을 총망라해 자연친화 주택의 대중화에 힘을 보태고,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이들을 위해 집을 짓거나 컨설팅하는 등 재능기부를 펼칠 계획이다.

“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연친화 주택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그 제작 과정을 체계적으로 매뉴얼화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전통을 가미한 친환경적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자연을 재해석한 공간 창조가 지속적 화두

자연에 대한 그의 관심은 실내디자인에 관한 세계적 추세와도 맞물린다. 최 교수는 현재 실내건축디자인을 비롯한 전체 디자인 분야가 초고도의 기술과 상호 융합을 이루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공적 디자인과 자연의 결합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간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복합문화 공간에서 조경을 빼놓을 수 없듯이 실내 환경에도 계속해서 친환경적 트렌드가 등장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콜로지(ecology, 생태)와 기술이 접목되면서 실내 작물 성장에 필요한 빛의 투과법을 연구하거나, 공기 정화를 위한 공간 조성에 관심도가 높다는 것 등이 그 반증이다.

“다양한 디지털 재료가 개발되면서 공간도 끊임없이 재창조될 수밖에 없어요. 주거 오피스나 복합 공간 등 주거의 형태도 전에 없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잖아요. 공간이 서로 다른 공간에 접목되거나,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는 등 다채로운 환경이 펼쳐지는 거죠. 또 현재 도심의 박스형 아파트에서 점점 오픈된 환경을 지향하는 추세예요. 사람들은 이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친환경적인 부분을 많이 동경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재해석해서 공간에 담느냐’가 지속적인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적 전통에서 비롯된 새로운 디자인 개발이 관건

최승복 교수는 우리 고유의 감성이 지닌 디자인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 때문에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해외에 선보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제 우리만의 새로운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시점이며, 이것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고 오래된 것과 새것이 서로 융화되는 공간을 지향하며, 우리 건축과 환경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 교수는 앞으로도 자연과 전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 건축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건축가들은 공간과 구성요소를 통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관계망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통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 가장 멋진 건축물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미 우리가 가진 고유의 디자인적 능력이 어마어마한데요. 이런 독특한 우리만의 예술과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해외 트렌드에 맞게끔 선보인다면 훌륭한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가진 전통이라는 자산이 참 좋잖아요. 기와 한 장을 보더라도, 기와와 어우러진 환경에서 나오는 멋이 있거든요. 그런 문화적인 부분을 잘 활용하면,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디자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제공_최승복 교수

profile

미국 Pratt 대학교 실내디자인 전공 학사 및 석사
Farrell design Asso. / Genseler 근무
세일기술 주식회사 근무
부산 온천천 환경조성 기본 설계 / 을숙도 생태 학습관 기본계획
제주 롯데호텔 / LG 아트센터 / Asem 및 무역센터(Urban Enterainment Center)
부산 국제시장, 진시장 현대화사업 / 부산 정관 신도시 지구단위계획 변경
농어촌 경관 조경 사업 / 통영 루지 등 다수 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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