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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김희선 교수, 다양한 빛깔의 목소리로 어디서든 빛나는 천상 성우
이선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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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빛깔의 목소리로 어디서든 빛나는 천상 성우

김희선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 겸임교수 | 성우


인터넷 인물평에서 누군가 성우 김희선 교수에 대해 이런 평을 내렸다. “전면에 드러나는 화려함은 없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곳에서 자리를 채워주시는 분.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빛나게 해 주시는 분!” 그가 바로 성우 김희선이다. 목소리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연기자인 ‘성우’는 스스로가 빛나는 별이 되기보다 다른 사람을 옆에서 더 빛나게 도와주는 존재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자인 인터뷰어도 마찬가지다.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며 인터뷰하는 인터뷰어는 인터뷰이를 환하게 비추어주는 존재가 될 때 빛이 난다. 마음의 귀를 열어 그들의 일과 삶을 경청하고 진심을 담은 글로써 인터뷰이를 빛내준다. 오늘 위클리피플은 성우 김희선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이로 만난 그녀는 어시스트가 아닌, 그 모습 그대로 가장 빛나는 스트라이커이다. 다채로운 빛깔의 목소리만큼이나 언제 어디서든 준비된 모습으로 쓰임 받는 대체 불가능한 성우 김희선 교수의 매력을 담아 보았다. 취재_이선진 기자, 박주영 기자 / 글_이선진 기자

친숙한 보이스의 주인공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KBS 성우로 28년째 활동하고 있는 성우 김희선. 10대 이하에게는 <방가방가 햄토리>,<카드캡터체리>,<기동전사 건담 SEED> 등 애니메이션으로, 20대에겐 중·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듣기 평가로, 그 이후 대상자들에겐 각종 게임과 <르브르 박물관>,<대영 박물관> 등의 문화재 한국어 해설 녹음으로 친숙한 소리의 주인공이다. 여전히 현장을 누비는 성우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활약 중인 김희선 교수는 성우가 자신에게 선물 같은 천직이라면, 가르치는 일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한다. 배우는 것이 즐겁고 가르치는 일이 기쁘다는 그녀는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었을까?



“제 인생의 헤드라인은 ‘15살의 동경, 22살의 동료로 나란히 서다!’입니다. 제 인생에는 세 번의 위기와 세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 위기는 이러했습니다. PBC 평화방송 입사 1년 후 드라마가 폐지되며 프리랜서로 풀리게 되었죠. 그때 저는 KBS 성우 시험에 도전하여 합격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두 번째 위기는 1997년 IMF 때 찾아온 인생의 암흑기였는데, 이때 초등 교과서 전 과목을 녹음하는 일이 시리즈로 들어와 재기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자로서 다 소진한 것 같아 39살 앓이를 겪던 2007년에는 세 번째 위기가 찾아왔는데, 40살인 그때 다시 대학에 들어가 석사까지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힘든 위기의 순간마다 ‘도전’으로 극복하였지요. 반면 첫 번째 기회는 15살에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매일 5분짜리 글을 읽어주는 내레이터로 활약하면서 ‘성우’라는 꿈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기회는 39살 앓이 끝에 40살에 대학을 다시 간 것이었고, 이로 인해 교수의 길이 열렸습니다. 세 번째는 꿈의 확장 개념으로 48살에 대중 강연을 시작한 것인데, (성우의 표현력이-인간관계의 소통 표현으로) 성우처럼 맛있게 표현하는 법(VIP의 법칙), 돋보이는 리더의 소통스피치 등의 강연자로 선 것이 2017년에는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에서 명강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 때는 나이 마흔살 때였다. 40살에 성우로서의 기로에 서 있었다는 그녀는 더 나은 성우가, 더 좋은 교육자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성우라는 직업은 항상 쓰임을 받는 직업이기에 그가 스스로 캐스팅할 수도 없었다. 그때 우연히 본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판 비디오에서 데이빗 핫셀호프의 인터뷰를 보고 그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지킬 앤 하이드’ 데이빗 핫셀호프 (1952년생. 전격 Z 작전)
“우리 직업은 거절을 많이 당하는 직업입니다. 99.9%가 거절을 당하죠. 하지만 그 거절을 당하는 99.9%가 ‘당신 자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린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 비전을 간직하고 있으면 됩니다. 항상 기회가 올 때를 기다려 최고의 모습과 준비된 모습으로 계십시오. 최고의 집중으로 피땀과 눈물과 희생이 동반될 때, 운은 바로 그 순간 찾아옵니다.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꼭 성우여야만 한다면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김희선 교수는 서울예술대학 심화과정 학부부터 다시 시작했고 대학원 석사까지 마칠 수 있었다. 나이 마흔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고, 반전의 시작이었다.
그가 전작인 <성우>라는 책을 출간할 때 <수요 북콘>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저자와의 만남이라는 형식이었는데 어느 성우 지망생이 조언을 구했다. 지망생이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 너무 힘들다고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는가 하는 회의가 든다는 것이었다. 그 지망생에게 도리어 물었다. “꼭 성우여야만 하느냐?”고. 2012년 KBS공채를 합격한 성우들에게 설문을 해보니 평균 3년 이상의 지망생 시절을 거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 속에서 성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다시 물었다는 김희선 교수. “꼭 이거야만 하는가? 열정이 있는가?” 대답이 “그렇다!”라면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하고 싶은 건 언제든 다시 하게 되어 있다고. 마이크 앞에 선다는 설렘만으로도 말이다.



“한 권투 선수가 외국에서 타이틀전을 하는데 너무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려고 했답니다. 그 때 그 선수의 트레이너가 말리면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야 인마, 쟤는 더 지쳤어!” 그래서 그 선수는 힘을 내서 끝까지 경기를 했고 결국 이겼습니다. 이때 나온 소감이 “엄마, 나 챔피온 먹었어!”입니다. 4전 5기의 신화 - 홍수환 선수의 이야깁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되거든요. 너무 힘들었던 그때, 홍수환 선수가 포기했으면 어쩔 뻔했습니까? 버티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일단 해보면… 됩니다! 그렇게 성우가 되고 나면, 성우가 되기 위해 지났던 과정들은 다 리허설입니다. 본무대는 지금부터 펼쳐집니다. 비슷비슷했던 실력의 지망생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프로들과 경쟁해야만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기가 있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세요! 성실한 성우가 되세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것을 원한다면 끝까지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할. 수. 있. 어. 요!”

김희선 교수의 연기 철학은 3가지라고 한다. 첫째, 진심을 다해서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자. 진심은 사람의 마음뿐 아니라 신의 마음 또한 움직인다. 둘째, 기본에 충실하자. 성우의 삶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자주 교차되는 삼각함수 sin(싸인)의 물결 모양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을 잃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한다. 셋째, 나만의 창의성을 발휘하자. 남들과 달라야 뽑힐 수 있고 기억되어질 수 있으며 장수할 수 있다. 창의력은 어느 분야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게 하는 마법의 지팡이이다.

기억에 남는 학생 일화와 인상적인 스토리를 묻자 김희선 교수는 자신도 엄마이기에, 아픈 손가락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꿈이 있고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이지만 성우가 되지 못한 친구들. 꿈 하나만을 간직한 채 나이가 많지만 꿋꿋하게 배우러오는 40, 50대 언니들. 자신을 찾아오는 성우 지망생 중에는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이 많기에, 그녀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성우 훈련을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자 「성우 연기 훈련」이라는 책을 집필 중에 있다. 성우는 목소리만으로 인간의 감각적, 정서적 상상력을 자극하여 인물을 창작하고 캐릭터를 완성하는 직업이다. 성우의 연기는 그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요구하기에 이 책은 성우 연기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의 방법을 담았다. 그녀의 4번째 책 「성우 연기 훈련」은 올해 말이나 2019년 1월 사이 출간 예정에 있다.
몇 해 전 출판한 「김희선의 성우 만들기」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성우가 꼭 갖추어야 할 것은 호흡과 발성, 발음이 기본”이라며, 성우 훈련법, 공채 시험 분석, 성우의 자기 관리법 등을 후배들을 위해 꼼꼼히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 책이다.

이러한 그가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저 합격했어요”라며 드디어 꿈을 이뤄 성우가 된 학생들이 합격 소식을 들고 찾아올 때이다. 제자들이 연기로 활동으로 인정받을 때 가장 자랑스럽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엄마가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그의 아들들이 “엄마가 내 인생의 롤모델이야”라고 말해주었을 때. 인생의 보람찬 순간을 늘 마주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한 성우 김희선 교수이다.

모두의 꿈이 선한 동기가 되어
전국 유일의 정부에서 인증된, 성우와 방송진행자를 양성하는 학과인 ‘방송영상스피치과’. 그녀가 몸담고 있는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는 교수진이 모두 KBS, MBC, 홈쇼핑 등 공채 아나운서, 성우, PD, 쇼호스트 출신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고, 2년 동안- 내레이션 기초-심화, 라디오 연기, 더빙 연기는 물론 아나운싱, 쇼호스트 진행, MC, 라디오-TV 제작 실습, 방송 언어, 의사소통 기능, 창의융합설계, 프레젠테이션 스킬, 외국어 등을 공부하고 있다. 과거,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실기와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많이 전환된 흐름 속에 특히, NCS (국가직무능력 표준) 교육체제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산업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현재 공기업을 비롯한 공사, 공단, 대기업에 확대되어 실시되고 있는 것을 한국영상대학교는 2014년부터 시행해 더 세분화되어 실질적인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학은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A등급에 선정되고 매우 우수한 평가로 인정받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총장의 숨은 공로가 컸다.



“올해 25년차(1993년 설립) 우리 학교 유재원 총장님! 교수들에게는 징-하게 힘든 분이지만, 학생들과, 무엇보다 믿고 맡겨준 학부모들에겐 누구보다 좋은 분입니다. 우리 학교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A등급에 선정’되고, 교육부의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연차평가’에서 ‘매우 우수’를 받은 데에는 유재원 총장님의 비전과 노고가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의 슬로건 “스무살의 프로”처럼... 끼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스무살의 프로가 되어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학을 꿈꾸는 분입니다. 이 꿈이 또한 저의 꿈이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최고의 준비된 모습으로 다져졌던 성우 김희선 교수는 준비된 적절한 때에 행운을 만나 꿈을 이루었다. 후배들과 함께 꿈에 도전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그는 언제까지나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며, 성우이자 교수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녀 삶에 펼쳐진 중대한 발견이나 성찰 속에 우연은 없는 듯하다. 성우로서 교수로서 기울여온 빛나는 노력이 지금의 그녀로 가장 아름답게 꽃피게 한 것 아닐까. 성실하고 겸손한 모습이 당당하게 아름다운 성우 김희선 교수의 삶 속에 ‘세렌디피티’가 찬란히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profile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 겸임교수다. 1990년 PBC 평화방송을 거쳐, 1992년 성우 공채로 KBS에 입사하였고, KBS아카데미, SBS아카데미에서 강의하였다. 현재 ㈜사운디스트 천유존 아카데미와 김효석·송희영 쇼호스트 아카데미에서 15년째 성우 표현력을, 각종 기업 및 교육청에서 표현력과 소통 스피치를 강의중이다. <덕혜옹주>, <와호장룡>, <방가방가 햄토리>, <카드캡터체리>,<기동전사 건담 SEED> 외 수 백편을 녹음하였고,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중·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듣기 평가를 녹음하였다. <르브르 박물관>과 <대영 박물관>의 문화재 한국어 해설에 참여했고, KBS <아침마당>과 SBS <강호동의 스타킹>에 출연했다. 팟캐스트에서는 보이스컨설팅 프로그램인 ‘보이스코칭 삼국지’를 진행했으며, 2013년 한국창조경영 브랜드 대상 방송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명강사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성우』(공저, 2013), 『김희선의 성우 만들기』(2014), 『오디오북과 낭독』(공저, 2015), 『성우 연기 훈련』(2019년 1월 출간 예정), 논문 “성우의 영화더빙에 있어서 화술양상에 대한 연구”(201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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