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아 대전연정국악원 단원, 선조가 남긴 값진 보물, 국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다

선조가 남긴 값진 보물, 국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다
이윤아 대전연정국악원 단원

얼굴만 보고 음치인지 실력자인지를 가려내는 프로그램인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서 발라드 곡을 판소리로 불러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장본인이 있다. 바로 국악인 이윤아다. 그는 현재 대전연정국악원의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국악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젊음으로 무장해 당찬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윤아 단원을 찾아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글_이수연 기자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한 대전연정국악원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윤아 단원. 그곳에서 그는 대전 시민을 위해 다양한 기획공연과 찾아가는 음악회 등 전통음악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3월 24일에 수궁가의 일부인 ‘토끼화상 그리는 대목’을 편곡하여 공연을 했다고 한다. 이 대목은 별주부가 토끼를 만나러 가기 전, 화공을 불러다가 토끼의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인데, 드럼 등 현대악기의 소리를 넣어 새로운 판소리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러한 기획공연은 1년에 6회, 정기연주는 4회, 그리고 토요일마다 무료로 상설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3~6월까지 상반기, 9~11월까지 하반기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대중에게 전통공연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국악원 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단원은 4월 19일에 있을 천안교류음악회에서 국악가요를 준비하고 있으며 5월 3일~5일에는 어린이날 특별 기획공연으로 ‘수궁전’을 새롭게 구성하여 들려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 방송출연으로 대중에게 성큼 다가간 국악
이렇게 국악이라는 분야 내에서도 열심히 활동 중인 이 단원은 국악을 다른 장르와 융합시키려는 노력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시즌2’에 출연했다. 그렇게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발라드 곡인 거미의 ‘아니’에 판소리를 입혀 부르며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런 주변반응에 대해 이 단원은 “방송이 나갔을 당시에 지인 분들이 ‘그 프로그램에 왜 나갔어?’라며 궁금해 하셨어요. 그리고 그 관심은 곧 긍정적으로 바뀌었죠”라며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을 당시를 회상했다.

“국악원 감독님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오히려 제가 불안해했었어요. 시청자분들이 듣기에 너무 생소해서 국악을 어렵게만 생각하시면 어쩌나 걱정했었죠. 그래서 작가님들이 발라드와 판소리의 편곡을 제안하셨을 때도 저는 안 될 거라 생각했었어요. 가요에 소리를 넣는다는 것 자체가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편곡된 곡을 불렀더니 반응이 정말 뜨거워서 제 스스로도 많이 놀랐습니다.”

● 차근차근 밟아온 국악인의 꿈
그렇다면 이 단원은 국악을 언제부터 꿈꾸기 시작했을까.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 단원은 “제가 어렸을 적에 가족들과 간 국악공연에서 아리랑을 듣고 따라 불렀대요. 그 때 국악을 배워보라고 권하셨는데 제가 싫다고 했대요. 그러다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사물놀이와 가야금병창을 배우다가 중학교 3학년 땐 판소리를 배우게 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께서 계획적이셨어요.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좀 더 국악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죠”라며 국악을 접하게 된 계기로 어머니의 역할이 컸음을 밝혔다.
이렇듯 초등학생 때부터 국악의 길을 걸어온 그는 목원대학교 한국음악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대학교생활에 대해 그는 “대학생 때는 모든 전공들이 새롭고 재밌었어요. 판소리, 창극 등을 배우고 장구, 가야금병창을 부전공으로 익히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이 즐기면서 했어요. 그러다보니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국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이 단원은 대전연정국악원에 대해서 알게 되고 공연도 보러 다니면서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단원은 국악원에 들어가고자 오디션을 보았다.

“그런데 첫 오디션에서 떨어졌어요. 그동안 잘해왔으니까 이번에도 잘할 거라고 생각해서 조금은 나태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번의 실패를 겪고 나니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39kg가 되도록 체중이 줄어서 많이 앓기도 했었죠. 심지어 시험 당일에도 아팠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시험 보기 전에 제발 목소리만 나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어요. 그렇게 욕심을 버리니까 합격을 주시더라고요.”

이어 이 단원은 국악원 합격발표가 나기 전 자신이 꾸었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故박동진 선생님의 수제자이신 김양숙 선생님의 제자인데요. 꿈에 박동진 선생님께서 나오시더니 ‘윤아야 이리 와봐라. 눈앞에 촛불 보이지? 촛불을 켜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촛불을 켜고 꿈에서 깼어요. 그리고 며칠 후 국악원으로부터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제가 꿈을 믿는 편이 아닌데 그 꿈은 믿고 싶더라고요.”

● 우리나라의 소리는 모두가 지켜야
이 단원이 이토록 빠져있는 국악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배우려는 시도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에 이 단원은 “종종 ‘국악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저는 ‘배워보시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라는 답변을 드려요. 배울수록 성장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새롭고 놀라워요. 그렇게 연습을 하다보면 어제의 제 모습과 다르고 또 일 년 전의 저와 다르거든요.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전보다 성숙해져 있는 제 목소리를 들을 때면 내년엔 어떤 목소리를 갖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해요. 이렇게 국악을 배우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찾아가다 보면 국악의 매력을 알 수 있으실 거예요”라며 국악을 직접 경험해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덧붙여 그는 “옛 선조들이 일을 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노동요가 되고 구전되던 이야기를 흥얼흥얼 부르던 것이 판소리가 되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의 소리를 어렵다고 지레 벽을 쳐버리면 다가가기가 힘들죠. 그래서 저희 국악인들이 국악가요와 어린이창극 등 대중들과 소통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 더 마음을 열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국악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 최고의 서포터즈들과 함께라면
이렇게 국악을 알리고자 하는 이 단원의 마음이 팬들을 감동시켰는지, 팬들이 이 단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다고 한다. 이에 “팬 분들을 사석에서 몇 번 만났었어요. 그때마다 너무 말랐다면서 건강식품을 많이 챙겨주세요.(웃음) 하루는 팬 분들이 제게 간식을 챙겨주는 사진이 팬 카페에 올라왔었는데 그 사진을 어머니께서 보시고 감동을 받으셨는지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이렇게 절 생각해주시는 가족과 팬 분들을 떠올리면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해요”라며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열렬한 사랑과 응원 덕분에 그동안 소망해왔던 ‘음원발매’라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며 이 단원의 노래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모든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음원작업에 임한 결과 3월 24일에 무사히 음원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만’이라는 이 곡은 남도민요 흥타령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사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소통이 중심이 되는 무대에 서고파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 단원이 꿈꾸는 그의 미래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에 그는 수줍게 웃으며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이야기해주었다.
“저는 무대에 서기 전에 ‘오늘 오신 모든 분들이 제발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셨으면’하고 기도를 한 후에 무대에 올라요. 그리고 공연을 하면서 관객 분들과 눈을 마주치려고 해요. 다들 처음엔 피하시다가 어느 순간 마주치게 되죠. 그리고 피하지 않고 계속 저와 눈으로 소통을 하면서 공연을 이어가요.” 이 단원은 이렇게 서로 말은 주고받지 않지만 마음으로 소통하는 무대를 계속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덧붙여 그는 “예전에 소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 곳에선 제 꿈과 관객들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진행되는 공연이었어요. 시간이 꽤 흘렀는데 아직도 그 공연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규모는 작지만 관객 분들과 소통하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소박한 꿈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명창이 되는 것이 제겐 가장 큰 꿈이에요. 그리고 그 명창이라는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음반을 내서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도 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를 말하며 의지를 다졌다.

이윤아 단원은 말한다. 우리나라 음악은 국악인들만의 몫이 아니라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하는, 임무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문화가 있어야 나라가 있다는 그의 말에 동감하며 우리 모두가 국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속 깊이 새기길 바라본다.

이윤아 팬카페 ‘유나리’
http://www.youna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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