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혜 제시카디자인그룹 대표, 남다른 디자인 감각으로 사용자 위한 최적의 공간을 디자인하다

사진_강주혜 제시카디자인그룹 대표

남다른 디자인 감각과 노하우로
사용자 위한 최적의 공간을 디자인하다

강주혜 제시카디자인그룹 대표

공간은 생각을 지배한다. 공간 구성에 따라 그곳에서의 행동이 바뀌고,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변한다. 상업 공간의 레이아웃이나 분위기가 고객의 기분에 영향을 미쳐 소비까지 창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정설이다. 업무공간의 작은 변화가 효율성 증대를 이끌기도 한다. 천장이 30cm 높아지면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이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주거공간을 향한 인식이 바뀌고 획일화된 아파트를 벗어나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에 삶에 대한 철학과 의미를 담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렇듯, 공간 인테리어의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제시카디자인그룹의 강주혜 대표는 ‘어떠한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서 지금의 행동, 능력이 변화할 수 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남다른 디자인 감각과 노하우로 획일적인 틀을 깨고 최적화된 공간을 창출해 내는 강주혜 대표를 만나 지향하는 디자인 철학을 들어봤다.
취재·글_이나현 기자, 박진아 기자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설계와 인테리어

강주혜 대표는 올해로 16년 차 디자이너다. ‘제시카디자인그룹’에서는 디자인 업무와 시공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시공 전문가가 동참한다.

“물론 시공도 진행하지만, 디자인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디자인 실력과 색채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결과물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 인원보다 프로젝트의 규모나 매출은 큰 편이라 자부심이 큽니다.”

상업 공간, 교육 공간, 주거공간 등 특정 분야로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설계와 인테리어를 진행한다.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의 면모를 살펴보면 학교의 메이커 스페이스(3d 프린터 등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 공간), 관공서 리뉴얼, 민간 기업체 사무실 등 다채롭다. 특히 큰 규모의 기업체나 학교의 경우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연이어 추가 공사를 재의뢰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미디어 제작 회사인 투유드림의 사무 공간, 인하항공직업전문학교의 리뉴얼 등도 담당했다.

“의사 같은 경우는 전문의가 있어서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면 진료가 어렵지만, 건축의 경우에는 사실상 공간마다 방법에 있어 큰 차이는 없어요. 각각 프로젝트마다 리서치를 하고 설계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건축에서는 전문분야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상 어폐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공간이든 사용자의 관심과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니까요.”

사용자 관점 반영한 설계로 만족도 높아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묻자, 최근 작업했던 인하항공직업전문학교의 사례를 소개했다. 건물 사이의 통로마다 휴게 공간을 조성해 동아리 활동이나 소규모 그룹 활동에 활용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인 프로젝트였다.

“학교 이사장님께서 예전에 진행했던 시공마다 만족도가 낮고, 문제가 발생한 일이 많아서 다시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 숙고의 시간이 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려 9개의 회사를 컨택 하셨다고 합니다. 각 회사의 제안을 받아보고, 객관적으로 비교·검토 한 후에 선택한 것이 바로 우리 회사였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 이유로 ‘제안의 내용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풀어내는 과정도 탁월했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데에서 열정이 느껴졌다’라고 평가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사실 면적 대비 공사 기간은 길지는 않았어요. 설계하고 준공하기까지 4개월 정도 걸렸으니까요. 그러나 9개 층에 대한 공사를 거의 동시에 진행해야 했고, 방학 기간 안에 마무리를 해야 해서 힘든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완료된 후에 학생들의 평가가 좋고 실제로 학교 등록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피드백을 주셔서 보람이 컸습니다.”

디자인의 기본은 사람을 향한 애정과 관심

사실, 좋은 공간의 정의란 단 하나로 수렴되지는 않는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선호하는 디자인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100점짜리 공간은 있을 수 없다는 것. 공간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강주혜 대표에게, 디자인 철학을 물었다.

“디자인개론에서 배우는 것 중 하나인데 디자인이란, 문제해결의 과정이에요. 사실 인테리어 디자인 같은 경우는 순수 예술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디자이너는 필요한 곳에 작업을 함으로써 공간에서 불편을 호소하던 부분을 개선하거나 클라이언트도 인식하지 못한 문제를 먼저 발견해 역으로 제안하고 해결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강주혜 대표는 디자인에 있어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 성향, 필요를 오롯이 담아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단순히 멋져 보이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출발해야죠. 이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 하는 부분을 늘 고민하고,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나 유치원 설계를 하는 동안이라면 지나온 그 나이로 돌아가서 평가해 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것이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봅니다.”

예민한 감각, 남다른 실행력이 디자이너로서의 강점

강주혜 대표는 디자이너로서의 길에 남들보다는 조금 느리게 진입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이르러서야 진로에 대해 치열한 고민하는 시간을 거쳤다. 당연한 순리처럼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 후 졸업은 했지만, 주도적으로 삶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혼란을 겪었다는 고백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여러 경험을 쌓던 끝에 도달한 곳이 바로 ‘디자인’과 ‘설계’ 분야였다. 한 달 넘게 유럽 여행을 하면서 건축물과 유적지, 전시관의 미술 작품을 보며 건축 분야로의 진출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감각이 굉장히 예민한 편이에요. 어떤 것을 보던지 조금 더 편하게, 심미적으로도 예쁘게, 좋은 방향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떠오르죠. 눈에 거슬린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늘 보이니까 항상 바쁜 편입니다.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호기심’이기도 해요.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거든요.”

“궁금하면 실험해서라도 결과를 확인해야 하고, 생각한 것을 바로바로 적용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개인적인 성향과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누구나 사람들이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잖아요. 저는 그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바로 실천하는 편이죠. 사무실 공간도 사실 몇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바꾸고 있답니다.(웃음)”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는 회사를 목표로

강주혜 대표는 디자이너인 동시에 제시카디자인그룹의 대표로서 경영자적 관점에서도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직원의 자부심과 만족을 중시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 지급을 지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 내에서의 역할까지도 고민한다.

“직원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함께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아직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실상이에요. 일부 선금만 받고 공사를 진행한 뒤 완료한 후에 대금을 받기 때문이죠. 저도 직원으로 일할 때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한 적도 있었고, 미지급 공사대금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프로젝트마다 대금을 제대로 받고, 또 반대로 협력 업체나 직원들에게도 결제를 미루는 문제를 겪지 않고 진행해 올 수 있었다는 데에 자부심이 있어요.”

2019년에는 성동구 상공회의소에서 최고경영자(CEO)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시각을 넓혔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디자인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었다면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기업경영의 측면에 대해서도 숙고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

“다양한 분야의 대표님들과 함께 교육받고 의견을 교환하며 제가 경영자로서 고민했던 부분의 해답도 구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의지는 있었지만, 방법을 잘 몰랐던 봉사활동이나 관내 나눔 사업과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기업 간 매칭을 통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었고요.”

다양한 디자인 시도로 사회 전반에 변화 이끌고파

개인의 특성이 강조되는 시대의 흐름 속에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본인의 취향과 니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주혜 대표는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천편일률적이었던 주거공간 인테리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주거 공간은 대도시의 아파트입니다. 벽식 구조라든지 공간을 변경하기도 어렵고요. 대부분 선호하는 85제곱미터의 아파트의 경우 방 3개, 거실, 주방이 표준화되어 대부분 같은 구조에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형성되고 있는데도 과거 ‘부부와 자녀 두 명’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는 것이지요.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또 가족 형태에 따라 필요한 공간과 구조가 다 다른데 획일적인 평균에 맞추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안타까워서 앞으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비단 디자인 관련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공간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집을 비롯한 사적인 공간뿐만 아니나 민간 기업, 관공서 등 모든 공간에 있어 디자인적으로 원하는 바를 반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파고들어야 좋은 공간이 조성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더 나아가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가격을 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는, 내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을 우선시하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개선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것. 실내뿐만이 아니라 건물 외부에도 그 공간을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디자인하겠다는 강주혜 대표의 철학에 깊이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사진제공_제시카디자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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