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이비엠한의원 원장, 한의학과 유전체학 융합 연구로 "생로건사(生老健死)하는 삶"을 도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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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1

허준영 이비엠한의원 원장, 한의학과 유전체학 융합 연구로 "생로건사(生老健死)하는 삶"을 도모하다

이나현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사진_허준영 이비엠(ebm)한의원 원장

한의학과 유전체학의 융합 연구로
"생로건사(生老健死)하는 삶"을 도모하다

허준영 ebm한의원 원장

과거 한의학에서는 ‘체질’을 중요하게 보았다. 똑같은 약재라 하더라도 체질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약이 될 수 있다고 여겨왔다. 체질을 잘 알아야 약도 잘 쓸 수 있고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이나 생활 습관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는 유전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체질’ 또한 유전체에 의해 결정된다는 근거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의학과 유전체학을 융합해 현대인을 위한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한의원이 등장했다. 바로 서울 서초에 위치한 ‘ebm한의원’이다.

40여 년간 생태균형의학 연구에 전념해 온 푸드닥터 허봉수 박사와 임상영양 전문가 허준호 연구소장, 한의사인 허준영 원장은 부자(父子) 관계로, 아직은 생소한 개념인 ‘생태균형의학(Ecologically Balanced Medicine, EBM) 건강원리’를 통해 현대인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이들이 말하는 생태균형의학이란 무엇인지, 현대인들에게 왜 필요한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이나현 기자, 김유진 기자

사람의 유전체 특성에 따른 식품 및 생약 처방

ebm한의원은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식품 의학 전공 주임 교수인 허봉수 박사와 그의 아들들인 임상영양 전문가 허준호 연구소장, 유전체학 전문 한의사 허준영 원장이 함께 생태균형 의학을 기반으로 통합치료를 제공하는 곳이다. 한의학과 식품영양학, 유전체학 등이 만나 사람마다 각기 다른 유전체 특성에 맞게 ‘생태균형 의학적 건강’을 찾아주는 것이 ebm한의원의 목적이다.

한의학을 제외하고 ‘유전체학’이나 ‘생태균형의학’과 같은 단어는 아직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유전체학이란, 모든 생물이 가진 영양물질이 최종적으로 사람의 유전체 특성에 따라 대사효율이 다름을 연구하여 최적의 건강법을 찾는 학문이다.

ebm한의원에서는 사람의 유전체 특성을 32가지로 분석하고, 그 환자의 질병 치유에 가장 잘 맞는 유전체학적 식품과 생약을 처방하고 있다. 우선 환자들이 음식을 섭취했을 때 면역세포가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혈액검사와 임상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식사나 생활 습관에서 부정반응을 보이는 것이 있는지, 심리적 태생적 특성 등을 파악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개별 유전체 특성에 따라 침치료, 동식물 생약재까지 맞춤형 처방이 이루어진다. 약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먹는 식단과 생활습관 교정법, 차와 녹즙까지 모두 처방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A라는 사람에게는 약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식품이 B라는 사람에게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약, 모두에게 나쁜 독은 없습니다. 이것이 환자분들께 개별 맞춤 식품 및 생약 처방을 하는 이유입니다. 단순히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내 몸이 궁극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만의 유전체 특성을 고려한 식생활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저희 한의원은 유전체학과 식품영양학 연구 기반이 탄탄하므로, 환자의 유전체 특성까지 생각하는 식품 및 생약 처방이 가능한 것이죠.”

사진=왼쪽부터 허준호 유전체연구소 소장, 허봉수 식품의학과 교수, 허준영 ebm한의원 원장

ebm한의원에서는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암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고,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던 당뇨병 환자가 주사와 약 없이 혈당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면역억제제 복용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하는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등, 의학적인 지식만으로는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일들이 식단과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해결된다는 게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알려진 많은 질환의 경우, 알고보면 그 원인이 내 생활과 습관, 특히 내가 한 끼 한 끼 먹고 있는 식사에 있다고 허준영 원장은 이야기한다. ebm한의원은 앞으로도 더욱 심도 있는 유전체 연구를 통해 유전체 특성에 맞는 처방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삼부자(三父子)의 시너지

허준호 연구소장은 어릴 적 밀가루가 몸에 맞지 않아 비염으로 고생한 적이 많았다. 이러한 경험과 식품의학 교수인 아버지 허봉수 박사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유전체 특성에 맞는 식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지금도 외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식품을 보면 논문을 뒤져서라도 원래의 형태가 어떠한지, 어떤 생태학적 특성을 가졌는지, 원산지의 특성은 어떠한지, 이를 바탕으로 어떤 유전체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잘 맞는지를 알아내려 노력한다.

허준영 원장은 체질의학을 연구하면서 사람의 체질을 나누는 기준과 그 체질에 맞는 음식들이 무엇인지를 나누는 기준이 같지 않다는 것에 의문을 느꼈고, 그에 대한 답을 아버지인 허봉수 박사가 40여 년간의 연구로 밝혀낸 ‘생태균형의학’에서 찾을 수 있었다. 혼자 고민했다면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형과 아버지의 지식을 빌리면 궁금했던 점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허봉수 박사는 한의학 전문가와 식품영양 전문가가 한데 모여 연구를 거듭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사람들은 내 몸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비유를 하자면, 내 차가 휘발유로 가는 차인지 경우로 가는 차인지 모른다고 할 수 있죠. 휘발유 차인데 경유를 넣으면 고장이 나고 맙니다. 마찬가지로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을 때 ‘먹지 말라’고 몸이 경고하는 신호가 바로 면역반응입니다. 나만의 유전체적 특성이 있고,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귀 기울이면 병의 원인이 보입니다.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병이 생기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체중을 빼는 게 아니라 살이 안 찌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몸 안의 질서를 찾아서 바로잡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허 소장과 허 원장은 ‘평생 약 없이 살아가는 세상, 생로건사(生老健死)하는 삶’을 꿈꾼다. 사람은 태어난 이상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지만, 늙을 때 늙더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죽겠다(健死)는 뜻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백세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요즘, 활기찬 노후를 누리려면 내 유전체 특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bm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만의 유전체 특성에 맞는 식생활을 실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bm건강법’을 바탕으로 한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고, 현재는 같은 건물 1층에 UROKA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개별 유전체 타입에 맞는 음료나 디저트 등을 제공하여 실생활에서의 실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또 ‘토종 먹거리 찾기’와 같이 몸에 좋은 식자재를 찾는 캠페인도 구상 중이다.

갈수록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매일 먹는 ‘음식’에서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ebm한의원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제공_ebm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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