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진 러브스토리아 결혼정보회사 원장, 새터민들의 친정이 되어 남남북녀 결혼의 인연을 맺다

사진_한유진 러브스토리아 결혼정보회사 원장

새터민들의 친정이 되어
‘남남북녀 결혼의 인연을 맺다

한유진 러브스토리아 결혼정보회사 원장

국내에는 2020년 기준 약 3만 명의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들이다. ‘북남’보다는 ‘북녀’가 훨씬 많은 셈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꿈꾸게 되는데, 최근에는 새터민 여성과 한국 남성 사이의 인연을 연결해주는 결혼정보회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러브스토리아는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새터민결혼정보회사다.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여성과 한국 남성간의 결혼을 중개하며, 15년 가까이 수많은 남남북녀 커플을 탄생시켰다. 특히 한유진 원장은 13년 넘는 경력을 쌓은 만큼 남다른 성혼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바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결혼에 있어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오랜 경험과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중매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친정이 없는 새터민 여성들의 친정이 되어주고 싶다는 한유진 원장. 일반적인 결혼중개업과 새터민 결혼중개업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글_전종호 기자, 김유진 기자

수많은 남남북녀 커플을 탄생시킨 곳

한유진 원장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났다. 흔히 북한이탈주민은 모두 가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원장의 할아버지는 중국인 학교 교장이었고, 아버지는 운동선수였으며, 어머니는 성악가로서 집안 내력이 괜찮았지만, 기고한 사연 끝에 2009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 원장은 업계에 경력을 쌓고 ‘러브스토리아’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러브스토리아는 오랜 시간 차곡차곡 누적되어온 보유 회원의 숫자가 많은 새터민 결혼중개업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열정 하나만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그런데 새터민 여성들이 결혼해서 애기 낳았다고 연락 오고, 남편과 사업을 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보람차더라고요. 돈을 벌어서 기부도 하고 성혼 커플에게 결혼 선물도 하면서 이 일 자체가 참 재미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와서 처음 배운 일이니 애정도 있었지만, 소질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중매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이잖아요.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지만, 중매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제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많은 미혼남녀들이 ‘무조건 성사 가능’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러브스토리아는 불확실한 약속은 하지 않는다. 매니저들의 경력과 노하우를 믿기에 당당히 높은 성사율을 이야기할 뿐이다. 15년 가까이 쌓은 노하우와 경험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러브스토리아의 경쟁력인 셈이다. 한 원장은 아직 갈 길이 멀고 해야 할 일도 많으며, 지금 현재 결혼을 목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서 회사 존재 이유와 사명을 느낀다.

성혼도 중요하지만 잘 사는 게 더 중요

한 원장 스스로가 북한이탈주민이지만, 커플 매니저 입장에서는 한국 남성과 새터민 여성 양쪽 모두를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서 회원이 사무실에 방문하면, 한 원장의 상담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어울리는 짝을 찾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남성 회원분께서 ‘다른 곳에서도 상담을 받아봤지만 일에 이렇게까지 진심이신 분은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상담할 때는 뼛속까지 다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회원님에 대해서 ‘이 사람은 어떤 스타일이다’라고 결론이 나와야 자연스레 어울리는 상대를 매칭시킬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니, 한 원장은 한국 문화를 ‘속성’으로 빨리 배웠다. 비록 새터민이지만 한 원장만큼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대의 한국 남성을 많이 만나본 사람은 드물다.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그냥 선 자리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해결을 한 다음 여성을 만나도록 한다. 입는 것, 말하는 스타일, 어떻게 해야 새터민 여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까지 모두 코칭해준다.

새터민 여성들도 만남에 서툴기는 마찬가지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멀고 험난한 탈북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생활력이 강하고 재산도 알뜰히 모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북한 남자들이 워낙 무뚝뚝하다보니 한국 남자들이 조금만 잘해주면 금방 마음을 줘 버리고, 이로 인해 금전적이나 성적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 원장은 한국에서 살아 본 선배로서 미리 조언을 해주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기도 한다. 대표자인 남편과도 남남북녀 커플이기 때문에 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성혼을 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새터민 여성들은 친정 식구 없이 홀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요. 무슨 일이 생겨도 기댈 데가 없는 거죠. 결혼식을 했는데 혼주석이 비어있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제가 혼주석에 앉아 결혼식을 대신 지켜보기도 합니다. 새터민 여성들마다 절절한 사연이 많은데, 시집을 보낼 때면 마치 친정 엄마가 된 듯 눈물이 나고 말로 표현이 안 되는 감정이 듭니다.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기분 좋은 중독인 것 같아요.”

새터민 여성들을 동생처럼, 자식처럼 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뭐든 퍼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한 원장은 자신이 성혼시킨 회원으로부터 임신 소식이 들려오면 아기 옷을 선물로 보내고, 평소 회원들에게 된장을 담가서 보내기도 한다. 일반 결혼정보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정’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는 한 원장의 마음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 그의 목표는 얼마나 많은 커플을 성혼시키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결혼해서 이혼하지 않고 잘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것이 자신을 받아준 한국 사회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광명에서 평양까지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그렇듯이, 한 원장 역시 통일이 언젠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통일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정부부처 회의에 참석하고, 탈북민자녀 방과 후 공부방인 ‘겨레얼학교’(지역아동센터)에 후원을, ‘북한민주화위원회’와 MOU를 맺으며 새터민 여성 인권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북한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시대가 오면 러브스토리아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저희 회사 바로 앞 광명역에 ‘광명역에서 평양까지’라는 문구가 있어요. 광명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까지 가서 소개팅을 주선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담은 거죠. 앞으로 통일이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한국 남성과 새터민 여성이 만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남남북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이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작은 통일’과 같은 일일 수 있다. 한 원장 역시 남남북녀 결혼정보업을 단순한 커플 매칭이 아니라, 넓게 보면 한국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개인이 늘어날 때 더욱 밝은 사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한 원장은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그래서 어디서든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메모를 하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단기 계획과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데, 그래서 한 해를 마감할 때면 이뤄진 것을 눈으로 많이 확인한다는 그녀는 계획대로 살아온 것처럼 첫 마음과 변함없이 일에 진심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무언가 손으로 만들어서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해마다 된장을 담그고 있다. 조금은 엉뚱할지 몰라도, 영양가 가득한 북한식만의 된장이기에 이 또한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300kg 정도 들어가는 항아리는 500개 정도 있다. 첫 해는 30개를 담그고 올해는 100개를 담그면서 늘어가는 된장 항아리를 고마운 사람들과 나누며 뜻이 맞는 기관에도 기부할 생각이다. 늘어가는 항아리 수만큼이나, 언제나 훈훈하게 베풀기를 원하는 그의 마음도 넉넉하다. 언제나 꿈 너머 꿈을 생각하는 한 원장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이 일은 인생을 상담하는 느낌이 들어요. 언젠가 부부클리닉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남녀 사이의 굉장히 많은 에피소드를 겪으며 다방면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제 일을 통해 결혼하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로 인해 오시는 분들이 후회 안 하는 결혼 상대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사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또 하나의 꿈은 우리 가족의 행복입니다. 아들, 딸이 예쁘게 커줘서 고맙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쪼개서라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된장이 익어가고 있지만, 어디에다 기부를 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많이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러브스토리아는 영국, 스웨덴 일간지와 작년 벨기에에서 열린 전 세계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노르웨이 모르텐 트라빅 감독과 벨기에의 김선 감독이 러브스토리아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현재 만들고 있으며, 최근 유럽의 노르딕 필름 포럼에서 조명되었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한 원장과, 광명에서 평양까지 러브스토리아를 통해 더 많은 인연이 탄생할 그 날을 고대해본다. 사진제공_러브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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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약력
북한여성과 남한남성의 결혼중개경력 15년차
2017년 북한인권단체 민주화위원회와 협력
2018년 영국 일간지 소개
2018년 KBS라디오 새터민결혼업체 소개2019년 중앙일보 소비자 만족 대상
2021년 스웨덴 일간지 소개
2021년 SBS채널 성실업체 소개
2021년 주간이상준 유튜브 소개
매년 지역아동센터 기부 지원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벨기에)
노르웨이 모르텐 감독(현재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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