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혜 플레이블(주) 대표,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미래 교육의 표상을 만들다

학습과 재미 갖춘 ‘게이미피케이션’
미래 교육의 표상을 만드는 플레이블

허은혜 플레이블㈜ 대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불리는 Z세대는 IT 기기 친밀도가 높고, 이미지 정보 해석에 능하다. 이러한 세대의 특성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학습자 역시 전통적 학습법의 한계를 탈피한 새로운 인지 방식을 필요로 한다. 게임의 메커니즘을 교육에 활용한 방법론 중의 하나인 교육 게이미피케이션(EDU Gamification)은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추구하는 교수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플레이블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최적화된 온라인 교육게임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교수법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 방 탈출 게임 플랫폼, 교육용 툴킷, 빅게임 등 교육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온라인 교육의 ‘히든챔피언’으로 부상하고 있는 플레이블의 허은혜 대표를 만나 교육게임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 교육의 미래상을 함께 그려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은혜 기자

학습자가 주체, 교육용 방 탈출 게임 ‘클라비’

입시 위주의 수업 방식은 대부분 교사가 진행하는 일방향 교수법으로 학생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을 통해 재미를 느끼면서 학습하고, 자연스럽게 수업의 주체가 된다. 플레이블의 클라비(CLABY)는 온라인 방 탈출 게임 플랫폼으로 게임플레이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허 대표가 꼼꼼하게 기획하는 스토리 영상은 학습자가 주인공이 되도록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방 탈출 게임’은 정해진 공간에서 단서를 찾고, 숨겨진 퍼즐을 해결하는 등 미션의 해답을 찾아 궁극적으로 방에서 탈출하는 형식이다. 게임 안에서 팀이 형성되는데 각자 받은 단서가 달라, 소통과 협동을 통해 단서를 조합하고 미션을 풀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되고 문제해결력, 사고력 등을 기를 수 있다.

“게임 속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서 각자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고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사전에 배운 내용을 적용하면서 복습하는 효과가 있고, 단서를 추리하면서 문제해결력이 높아집니다. 또 각자 아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협력하면서 협동심이 길러지죠, 방 탈출 게임의 경우,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돼 몰입감이 높아요. 스토리 영상을 보고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웠지만 함께 풀어서 좋았다’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또 단순히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스파이를 무찔러야 하는 요원이 되고, 추리를 하는 과정이 마치 탐정이 된 것 같아서 좋았다’며 인상적인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교육용 방 탈출 게임 ‘클라비’는 이러한 교육의 효과성을 인증 받아 에듀테크 실증 R&D기업 해커톤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플레이블은 게임에 친숙한 청소년 집단뿐만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농촌진흥청, 부천대학교 등 기업교육 및 성인 교육에 방탈출게임을 접목하여 학습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에 온라인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여 코로나19 이후 온택트 시대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기업가정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우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및 교육부 인증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에 선정되는 등 영예를 안기도 했다.

비대면 교육의 진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러닝에 초점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교육산업 역시 비대면이 화두가 됐다. 온라인 수업이 부각되면서 교육 게임은 학교라는 견고한 울타리를 넘을 기회가 생겼다. 플레이블은 다양한 오프라인 장치를 웹에서 구현하고, 3D 펜이나 QR코드 등의 장치물을 체험하며 단서를 찾아 나가도록 기획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학습법을 결합한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제시하고, 최적화된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또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상을 반영한 교육 주제도 콘텐츠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AI나 3D 프린터 등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체험하게끔 미션으로 적용하면서 복합적으로 학습교재를 구성하고 있다.

아울러 태블릿과 보드게임이 연동된 ‘Earth17+’,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배우는 ‘SuStar LAB’, 기업가정신을 온·오프라인 혼합형 방탈출 게임으로 습득하는 ‘SPEAKERs’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운영 중이다. 특히 UN에서 선정한 17가지 사회문제에 대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인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시간 온라인 게임 ‘Earth17’를 진로교육과 연계해 학생 스스로가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게 한다.

“진로 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접하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과정을 설계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존의 SDGs에서 다문화 이해나 환경교육을 주로 다뤘다면, 저희는 교육과의 연계를 통해 ‘특정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처럼 ‘동사형 꿈’을 설정하게끔 하는 거죠.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사회 문제를 접해보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직업을 갖겠다고 정의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과정입니다.”

선생님이 만드는 게임 콘텐츠, 소통의 연결고리로 확장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놀이에 치중돼 있어, 교육 게임이란 개념 자체가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는 그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통적 교수법을 고수하기도 한다. 이처럼 보수적인 교육업계에서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 대표는 긍정적 사고와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교육계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그는 게임이 단순 놀이에서 벗어나 배움을 위한 효과적인 교수법으로 인식되기 위해 ‘설득을 위한 증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하기 전후 검사로 얼마만큼 학습자가 성장하고 이해했는지 그 효과를 측정하고, 논문 발간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등 가시적인 결과물을 창출하는데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또 학습자가 어떤 포인트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개발을 의뢰한 선생님이나 교육 팀의 교육목표를 달성했는지 철저하게 체크하고 있다.

플레이블이 제시하는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교사가 직접 자신의 수업내용을 게임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전달하는 바가 명확하다. 또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학생들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교사 역시 한 단계 성장한다. 게임을 통해 아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 것도 장점이다. 기존의 강의식 교육에서는 학생과의 소통 자체가 드물었는데, 게임을 수업에 접목하다 보니 대화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이다. 이처럼 허 대표는 교육게임을 통해 ‘선생님을 돕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에 플레이블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아이들과 즐겁게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원 연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 3개월간 20명의 선생님을 대상으로 진행된 에듀테크 해커톤 연수를 통해, 그간 게이미피케이션에 회의적이었던 교수자가 교육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존 업무가 많아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아,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주신 선생님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이 직접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가르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녹여서 수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또 기존에는 학원에서 선행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곤 했는데, 게임을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고,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고 접목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럽다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수업 시간 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는 등 학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을 때 감동적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게임의 선한 영향력, 교육의 미래와 맞닿아

학창 시절 축구 선수였던 허 대표는 진로에 대한 갈등과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진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에 매진한 적이 있었다. 그는 당시 과학 선생님이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라는 격려와 도움으로 굴곡진 시기를 이겨 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삶의 또 다른 길을 찾아준 선생님을 따라 과학 선생님을 꿈꾸게 됐다. 이후 운동만 하던 자신이 ‘어떻게 하면 재밌고 쉽게 공부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게임처럼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특별한 공부법을 터득했고, 교사가 된 후에도 효과적인 교육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수업, 과제, 시험 등 모든 시스템을 게임화 시킨 뉴욕의 학교 ‘퀘스트 투 런(Quest to Learn)’에 영감을 받아 2017년 8월 15일 플레이블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형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을 고안하게 됐다.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의 미래상은 현재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와 맥락을 같이한다.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실제 현실과 같은 3차원의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을 일컫는 메타버스(Metaverse) 역시 게이미피케이션의 연장선입니다. 사람들이 몰입하고 본인이 주인공이 돼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이미피케이션인데, 메타버스도 가상의 공간에서 나를 또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Z세대가 열광하는 거죠. 이렇듯 시대의 니즈에 최적화된 게이미피케이션의 방법론이 앞으로 우리 미래교육에 적극적으로 접목되고, 하나의 교육 방법론으로써 인정받고 성장하길 바랍니다.”

플레이(Play)와 에이블(Able)의 합성어인 플레이블(Playible)은 교육도 게임처럼 재밌고 즐겁게 플레이하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렇듯 재치 있는 사명처럼 플레이블은 허 대표를 비롯해 열정이 가득한 구성원들이 모여, 사람에 대한 관심과 소통을 키워드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퇴직 교사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방 탈출 에듀게임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확충해 교육 소외 계층에 콘텐츠를 보급하면서 지역격차를 줄이고, 2022년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게임을 기반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플레이블은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허은혜 대표의 신념과 열정이 깃든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 앞으로 보다 진보한 교육 방법론으로 인정받고, 미래 교육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

profile

플레이블 주식회사

[소셜 미션]
Innovating the way we educate for a better tomorrow.

[2019]
03 2019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9기 선정
09 (주)플레이위드 교육컨설팅 법인 전환
10 2019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2020]
01 서울 지방 중소벤처기업부 여성기업 인증
03 2020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 선정
03 게이미피케이션 논문(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논문 게재
04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
04 출판사 등록
05 서울시 혁신형사업 지원사업 선정
07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기업가정신 교육프로그램 개발 학술공모 1위
11 2020 게임문화포럼 학술 논문 공모전 장려상
11 제7회 기업가정신 교육 우수사례 경진대회_중기부 장관상 수상
12 교육부 인증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 선정
12 플레이블 주식회사 상호변경

[2021]
02 콘텐츠 개발 및 검증 논문(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06 2021 비대면 에튜테크 지원사업 선정(KERIS)
06 2021 에듀테크 실증 R&D 기업해커톤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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