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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그려가는 세계 속 한국영화
심우섭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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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그려가는 세계 속 한국영화

한국 영화의 문을 세계로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봉준호 감독이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서 개최되는 산타바버라 국제영화제(SBIFF)가 기생충으로 할리우드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봉준호 감독을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했다고 할리우드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THR)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상을 단독으로 수상하는 건 시상식 35년 역사상 4번째이다. 앞서 이 부문은 크리스토퍼 놀란, 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아담 맥케이, 데이미언 셔젤 감독 등이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기생충’이 2000석 규모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로저 덜링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그의 영화 ‘기생충’은 모든 범주와 장르를 초월한다”라면서 “재미있고, 가슴 아프고, 스릴 있는 이 영화를 전 세계가 받아들였다.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는 그의 놀라운 작품을 조명할 수 있어서 황홀하다”라고 극찬했다.

아카데미 상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당시 소감으로 “무척 흥분되고 기뻤다”고 외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숙소에 있는 소파에 누워 태블릿으로 보고 있으면서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혀 이런 걸 기대 못했고 처음 영화를 만들 때 이런 순간까지 닥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흥분되고 기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을 넘어 아카데미 시상식 새 역사를 썼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 92년 역사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외국어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그 배리어가(언어 장벽이) 이미 다 깨져 있었나 보다”며 “아시아 영화 또는 한국영화가 이렇게 많이 노미네이션 되고 또 단순히 노미네이션이 아니라 박스오피스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미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어찌 보면 굳이 필요 없는 얘기를 강조한 것 아닌가. 골든글로브에서 이런 생각마저도 들었다”며 “앞으로 상황들은 점점 더 좋아질 거라는 낙관적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명이다.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그리고 기생충과 같은 모던 클래식 작품들을 통해 인간성과 서스펜스, 유머 그리고 기술의 완벽한 조화로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왜 영화를 사랑하는 지 상기 시켜준다. 누나(봉지희)의 인터뷰에 따르면, 어린 시절 봉준호는 ‘조용하고, 말수가 없었고, 느렸고, 공부는 굉장히 잘하고, 리더십도 있었지만, 특별히 끼가 있다거나 튀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 서재에서 시중에 없던 영화, 건축, 디자인 관련 수입도서들과 같은 다양한 책을 읽으며 자랐다고 하며, 봉준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문학, 음악을 다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봉준호가 영화감독이 된다고 했을 때, 봉준호의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보라며 격려를 해주셨다고 한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잠실에서 중, 고교 시절을 보내고, 연세대 사회학과에 88학번으로 진학했던 그는 이장호, 배창호 감독을 보면서 굳이 영화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연세대에 ‘노란문’이란 영화 동아리를 만든 봉준호는 16mm 필름으로 첫 단편영화 《백색인(1993)》을 연출했다.

이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 11기로 입학했고, 16mm 단편영화 《프레임 속의 기억(1994)》 및 《지리멸렬(1994)》을 연출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봉준호는 1999년까지 충무로에서 조연출과 각본 등의 활동을 하며 경력을 쌓았다. 우노필름(싸이더스의 전신) 차승재 대표의 눈에 띈 그는 우노필름에서 <플란더스의 개(2000)>로 남들보다 일찍(31세)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봉준호는 《플란더스의 개》의 흥행 실패로 위기에 처했지만, 봉준호의 재능을 믿은 차승재 대표가 다시 기회를 줬고, 이때 연출한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다.

이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봉준호란 이름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후 2006년에 《괴물》로 1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의 대표 감독 반열에 올라선다. 그리고 2019년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세계 엔터테인먼트 리더 500인’에도 선정됐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널리 인정받았으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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