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대표, 고립의 다문화를 벗어나 공존과 성장의 허브가 되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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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최진희 대표, 고립의 다문화를 벗어나 공존과 성장의 허브가 되어주다

박주영 기자ㅣnews@weeklypeople.net

고립의 다문화를 벗어나
공존과 성장의 허브가 되어주다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 | 아시아언어문화연구소 대표

최근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의 입학생이 모두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해당 초등학교만의 일은 아니다. 통계청 자료조사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탄생한 국제결혼 커플은 2만 쌍이 넘으며, 전체 혼인의 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출생아수 또한 전체 신생아의 5.2%를 차지했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렇듯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는 이미 다양한 인종의 한국인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 대한 기사에 넘쳐나는 혐오 댓글은 우리의 인식이 여전히 지체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주민(移住民)의 ‘이’는 ‘다를 이(異)’가 아니다. 다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고립과 단절, 인종주의를 해소하고 서로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넓히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시안허브>는 ‘다양한 문화, 하나 된 마음’이라는 미션과 함께 다문화 수용사회를 확립해 나아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결혼이민자들이 쌍방향 다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과 자국을 위한 우수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전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주여성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대안으로 다문화 정책이 마련되다 보니 이주여성의 인권은 쉽게 도외시되었다. <아시안허브> 최진희 대표는 이주여성의 안정적인 가정, 자존감 높은 삶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위클리피플>은 사람의 가치, 함께의 가치를 통해 이주여성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는 최진희 대표의 삶에 다가가 보았다.
취재·글_박주영 기자, 최윤정 기자

"아시안허브"의 지도를 그리다
최진희 대표를 만나러 들어서는 길, 봄꽃을 상징하는 핑크빛의 <아시안허브>로고가 빛나고 있었다. 아시아인들이 함께 모여 하나가 되는 이 공간에서 이주여성들이 그려가고 있는 봄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최진희 대표는 대기업 두 곳과 방송국에서 일하며 ‘사람’을 배우고 봉사활동의 매력을 체험한 것이 <아시안허브> 설립의 마중물이 되었다고 전했다.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에 대기업 두 곳과 방송국에서 직장생활을 했었습니다. 홍보업무,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며 ‘일’과 ‘사람’을 배울 수 있었죠. 특히 기업의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며 직접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서 ‘코이카 20기’로 캄보디아에 파견을 갔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시안허브>를 만든 좋은 시작점이 되었죠. 코이카를 통해 캄보디아 대학에서 한국어 강의도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최 대표는 회사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보단 한국에 유입되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최 대표는 캄보디아 내에서 제자들의 취업을 돕고자 2005년 네이버 카페 개설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에 앞장섰으며, 지금까지도 5만 명 이상의 카페 회원들이 캄보디아 여행과 이민, 취업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자신이 이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고 말하는 그녀의 확신 가득한 눈빛에서 진취적인 사명감을 엿볼 수 있었다.

“캄보디아에 다녀온 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어요. 2007년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무료 한국어교육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그 이름으로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체 활동은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했고. 2013년 퇴사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최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회적 기업가’로서 발돋움을 시작했던 그때를 회상했다. 이주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에 깊게 공감하는 모습에서 희생정신과 무한한 사랑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주여성들의 나침반이 되어주다
처음 ‘콘텐츠개발사업부’와 ‘통·번역사업부’, ‘다문화사업부’ 세 개의 부서로 시작한 <아시안허브>는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권 지사와 출판·언론사업부를 신설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진희 대표는 이주여성들의 자존감 향상,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강점은 모국어와 모국의 문화입니다. 저는 이러한 역량을 강화하고, 그들을 전문가로 키워내고 싶습니다. 통번역 업무뿐만 아니라 직접 동화책 작가로 활동하며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주여성들이 멋지게 활동하는 모습은 그들의 가족과 자녀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곤 하죠.”

<아시안허브>는 최근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엄마가 직접 만들어서 읽어주는 엄마나라 동화책’을 발매했다. 엄마나라 동화책 세트는 2018년 서울산업진흥원의 서울어워드에 선정된 도서들을 엮은 아시아 전래동화 전집으로, 25권 세트는 말레이시아, 몽골, 미얀마, 캄보디아 등 11개국 동화들과 엄마와 자녀가 직접 만든 뜻깊은 동화들이다. 이주여성들의 동화책이 출판될 때마다 출판기념회 또한 진행된다. 최 대표는 이주여성들의 눈부신 성장과 활약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주여성들이 항상 엄마로서 뒤에서 박수를 쳐주기만 하다가, 앞에 나와 주인공이 되니 뜻깊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출판기념회에 그치지 않고 이주여성들이 모교에 직접 가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콘서트도 진행합니다. 이렇게 그들이 활동하며 높은 자존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과 감동을 느낍니다.”

더 높은 허브를 향해가다
결혼이주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고, 다문화 가정이 적절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한 최진희 대표.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초를 이겨냈을 그녀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금까지의 결과가 좋았던 것은 뛰어난 사람들이 있어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쳐 지나갈 수 있던 작은 인연들도 저에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문예창작과를 전공하면서 ‘글’로 소통을 해왔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김자환 선생님’은 제 능력을 발굴해주신 감사한 분이기도 해요.”

이주여성들의 동화작가활동엔 최 대표의 역량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글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는 비전을 밝히며, 회사를 이주여성전문브랜드로 성장시켜가고 싶다는 포부 또한 드러냈다.

“앞으로 다문화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특성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러한 다양성 속에서 이주여성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결혼으로 인해 낯선 타국에 온 이주여성들은 능력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차별과 고통을 겪으며 자신을 지워왔다. 최진희 대표는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으로 그들에게 기회의 손을 내밀어 왔다. 이렇듯 봉사와 헌신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쳐온 그녀가 이주여성들과 함께 그려갈 눈부신 미래를 응원해본다.

profile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석사
추계예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학과 박사
크라운제과 홍보과 사보담당
삼성전기 홍보, 사회공헌 담당
여수MBC, KBS 등 프리랜서 구성작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 20기 한국어교원 파견
캄보디아 시엠립 관광부 소속 빌브라이트대학 한국어 강의
우리관리 브랜드개발팀 팀장
아시안허브 대표이사
아시아언어문화연구소 대표이사
글로벌교육문화교류협회 회장
서강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캄보디아어 강의
평택대학교 교양과목 캄보디아어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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